11과학적인韓國史

신라 주령구

이름없는풀뿌리 2015. 8. 13. 09:20

며칠 전 kbs 역사 스페셜  '제26편 발굴유물 3만점! 안압지는 신라의 생활사박물관이었다'에 나온 14면체 주사위 주령구(木製酒令具)를 보고 그 용도도 재미있거니와 그 시대에 어떻게 그런 용구를 구상하고 제작하였는지 여간 흥미롭지가 않았다.

 

안압지는 발굴결과 5개의 건물지가 노출되었고 치미 기와 등 목조건축에 사용되었던 부재편들이 출토되어 당시 건축이 어떤 규모였는지를 짐작케 한다. 또한  연못에서는 첨차, 서까래, 부연, 난간 등의 목조부재가 고스란히 출토되어 좀더 통일신라의 건축양식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으니 과연 안압지는 신라의 생활방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압지에서 주령구라는 주사위가 발굴되었다는 것은  방송을 보고서야 처음 알게되었다. 주령구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알아 보기 위해서  인터넷 여기 저기를 검색하다가 네이버에서 수학과 논술관련 블로그에 올라 있는 글을 보고 알기 쉽게 설명된 글을 스크랩해 왔다. 언젠가 시간이 나면 내가 지니고 있는 참나무 토막이나 소나무 관솔로 주령구를 만들어 볼 작정이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풍류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주령구는 방송에서 소개된 대로 귀족들이 술자리에서 주령구를 던져서 나온 글에 따라 벌칙을 주어 즐기는 놀이기구로 추정되고 있는데 중국이나 일본 등 동양에서는 물론 서양에서도 유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애석한 것은 이 주령구 실물은 발굴 후 전자레인지에서 습기 제거작업을 하다가 레인지 오작동으로 그만 소실되고 말았다는 점이다. 지금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것은 사진자료 등을 바탕으로 재현해 놓은 말하자면 복제품이다. 원래의 신라 주령구는 참나무로 만들어졌으며, 6角形面이 6개, 4角形面이 8개로 구성되었고 주령구(酒令具)의 명문과 해석은 다음과 같다.


※ 4각형인 여섯 면의 벌칙

1.금성작무
禁聲作舞 소리없이 춤추기
2. 중인타비
衆人打鼻 여러사람 코 두드리기
3.음진대소
飮盡大笑 술을 다 마시고 크게 웃기
4. 삼잔일거
三盞一去 한번에 술 석 잔 마시기
5. 유범공과
有犯空過 덤벼드는 사람이 있어도 가만히 있기
6.자창자음
自唱自飮 스스로 노래 부르고 마시기

※ 6각형인 여덟 면의 벌칙

7.곡비즉진
曲臂則盡 팔뚝을 구부려 다 마시기(방송에서는 러브 샷이라고 소개)
8.농면공과
弄面孔過 얼굴 간질러도 꼼짝 않기
9.임의청가
任意請歌 누구에게나 마음대로 노래시키기
10. 월경일곡
月鏡一曲 월경 한 곡조 부르기
11.공영시과
空詠詩過 시 한수 읊기
12.양잔즉방
兩盞則放 술 두 잔이면 쏟아버리기
13.추물막방
醜物莫放 더러운 물건을 버리지 않기
14.자창괴래만
自唱怪來晩 스스로 괴래만(무슨 의미인지 미 확인)을 부르기

 

여럿이서 술 마실 때, 가지고 놀면 꽤 재미있을 듯 하다.
그런데, 5번 항목의 덤벼든다는 건...? 뭔가 수상쩍다. 읽는 분의 상상에 맡길 수 밖에...




명문과 해석의 출처는 국립경주박물관. http://gyeongju.museum.go.kr/kor/bor/bor_faq/bor_faq_viw.jsp?page=1&search=null&number=12

참고 원문 출처 http://blog.naver.com/surya74/80003449632



 

 

                 신라 주령구와 축구공의 14면체


△ (왼쪽부터) 그림1, 그림2, 그림3


1975년 경주 안압지 발굴 당시 연못 안에서 목제 주령구(酒令具)가 출토되었다. 모양이 특이해서 볼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현존하는 것은 진품이 아닌 복제품이라고 한다. 발견 당시 사진촬영과 측정을 마치고 특수 제작된 오븐에 넣어 수분제거를 하던 중 자동조절장치의 고장으로 오븐이 과열되어 재가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목제 주령구는 육각형 모양의 면이 8개, 정사각형 모양의 면이 6개로 모두 14개의 면을 가진 입체도형이다. 14개의 면에는 재미있는 벌칙이 쓰여 있다. 아마도 귀족들이 술자리에서 이것을 굴려 윗면에 쓰여 있는 내용대로 행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14개의 면 중에 정사각형 모양의 면에는 ‘소리없이 춤추기’, ‘다 마시고 크게 웃기’, ‘여러 사람 코 두드리기’, ‘한 번에 술 석잔 마시기’ 등이 쓰여 있고, 육각형 모양의 면엔 ‘팔뚝을 구부려 다 마시기’, ‘얼굴을 간질여도 꼼짝 않기’, ‘누구에게나 마음대로 노래시키기’, ‘시 한수 읊기’ 등이 쓰여 있다.(그림 1)
 

관찰하고 추측하기

1.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다면체 그림 중엔 정사각형 모양 6개, 정육각형 모양 8개로 구성된 14면체 그림이 있다.(그림 2) 목제 주령구와 비교할 때 공통점과 차이점은 뭘까? 둘 다 공통적으로 14면체를 나타내고 목제 주령구엔 육각형이, 레오나르도 그림엔 정육각형이 보인다.

2. 1963년 국제축구연맹(피파)의 공식 파트너인 아디다스에서 제작한 산티아고는 14개의 가죽을 연결하여 공기를 넣어 팽팽하게 만든 모양인데,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사용되었다고 한다.(그림 3) 자세히 관찰하여 목제 주령구와 레오나르도 다면체와 비교해 보자.

 

조금 더 생각하기

1. 신라인들의 창의성이 돋보이는 목제 주령구는 어떻게 만들었을까 수학적으로 접근해보자. 같은 크기의 정삼각형 8개를 연결하여 만든 정팔면체를 이용하여 만들 수 있다. 정팔면체의 각 모서리의 일부를 똑같이 잘라내면 정팔면체의 꼭지점 6개가 정사각형 모양으로, 정팔면체의 면 8개가 육각형 모양으로 바뀌어 14면체 목제 주령구가 만들어진다. 전개도를 그려 직접 만들 수도 있다.(그림 4, 5)


△ (왼쪽부터) 그림4, 그림5

2. 실물 크기의 목제 주령구를 구성하는 육각형과 정사각형을 직접 만들어 실험해 보자. 한 변의 길이가 4.1㎝인 정삼각형의 각 꼭지점에서 0.8㎝를 잘라내면 긴 변이 2.5㎝인 육각형 모양을 만들 수 있다. 한 변의 길이가 2.5㎝인 정사각형을 만들어 둘을 포개어 보라. 둘의 넓이가 거의 같음을 알 수 있다.(실제 계산에 의하면 육각형 모양의 넓이가 정사각형 모양의 넓이보다 약간 크다) 결국 14개의 면의 넓이가 거의 같기 때문에 목제 주령구의 각 면이 나올 확률은 모두 14분의 1이 된다.(그림 6, 7, 8)


△ (왼쪽부터) 그림6, 그림7, 그림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