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漫遊의漢詩紀行

닭 백숙 파티!

이름없는풀뿌리 2015. 8. 13. 10:07

過故人莊(과고인장)            친구의 농장에 들르다      孟浩然(맹호연)



故人具鷄黍(고인구계서)             친구는 닭과 기장을 준비하고서

邀我至田家(요아지전가)             시골집으로  나를 초대하였네.

綠樹村邊合(녹수촌변합)              푸르른 나무숲 마을 주위를 둘러있고

靑山郭外斜(청산곽외사)              멀리 교외로 비스듬히 청산이 보인다.

開軒面場圃(개헌면장포)              창문 열어  마당가의 채마밭을 마주하며

把酒話桑麻(파주화상마)              술잔 기울이며 뽕과 삼을 얘기하네.

待到重陽節(대도중양절)              중양절 되기를 기다려

還來就菊花(환래취국화)              다시와 국화를 취해 볼거나!


맹호연(689~740):字도 浩然이다. 襄州 襄陽(지금의 호북성 양양현)사람이다.

40세 이전까지 양양의 녹문산에 은거했고, 40이 넘어 벼슬길을 구하러 장안으로 왔다.

당대의 내로라하는 문사들인 장구령(張九齡) ,왕유(王維), 이백(李白)등과 교류했다.

왕유(王維)의 추천으로 출사 하려 했으나 현종이 그의 시 (歸終南山)의 “不才明主棄,多病故人疎”란 시구에 대단히 불쾌히 여겨 끝내 출사치 못했다는 일화가 있다.

그 후, 잠시 친구인 장구령(張九齡)이 형주장사로 재임 시 속관으로 있었다 하나 정식 관직에는 출사치 못하고 전원, 은거생활로 일생을 마친 성당(盛唐)시 대표 자연시인이다.

작품집으로 (孟浩然集)이 있다.


주1)전가: 시골집.

2)곽외: 곽(郭)은 외성(外城)을 말한다. 곽외는 성에서 비교적 멀고 한적한 교외를 말한다.

3)상마: 뽕나무와 삼. 누에치기와 베짜기 등 온갖 농사일을 말한다.

4)중양절: 음력 9월9일을 말한다. 음력9월이면 국화가 한창이라 9월을 菊月이라고도 한다.

5)취국화: 옛 사람들은 중양절에 국화주를 마시는 풍습이 있었다.


전형적인 전원 자연시로 요즈음 한창 초여름 6월의 농촌전경에 알맞은 풍경이다.
예나 지금이나 초여름을 즐기는 음식으론 닭 백숙이 최고인건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더구나 절친한 친구와 농가 마루에서 한 잔 술을 앞에 두고 농사 얘기로 한가한 한때를 보낸다.
한폭의 그림이 왜 아니겠는가?

시상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전개되고 있고, 특히 끝 구절의 “就菊花”에서 시인의 시간적 시상의 흐름을 현재에서 미래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시인의 높은 공력을 엿볼 수 있다.

맹호연! 그는 누구인가?

요전 이백의 시에서 소개 했듯 과연 그는 벼슬에는 전혀 뜻이 없는 은일한 은자(隱者) 즉, 도가(道家)에서 말하는 신선(神仙)의 경지에 노닐었던 사람일까?

그런 것은 아닌 것만은 그의 알려진 생애에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만, 그의 작품 속에서도 왕왕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에  분개하고 원망하는 감정을 표출 하는 것으로 짐작 할 수있는 데, 전반적인 그의 작품세계를 미루어 보아 그의 정신세계는 확실히 은일한 전원생활 즉, 도연명이 추구하던 은일한 전원세계를 꿈꾸었음이 확실하다.

이는 도연명의 시 (歸田園居)에 “相見無雜言,但道桑麻長(서로 마주보며 쓸데없는 말 없다네, 오직 뽕나무 삼이 크는 얘기 할 뿐)”이라는 시구에서도 대략이나마 엿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도가풍의 시를 읊조리는 시인들은 대개 세 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로 이백처럼 세상에 깊숙이 발 담그고 있으면서 도가적 은일한 삶을 동경하는 부류이고,

둘째로 도연명과 맹호연처럼 세속에 명리를 벗어나서 보다 인간적 삶이 과연 무엇인가 하고 진지하게 갈구하지만 완전히 세속을 벗어나지는 못하는 그런 부류이고,

셋째는 태상은자처럼 완벽한 도인의 삶을 사는 경지 이렇게 나눌 수 있다 생각되는 데 여러분 생각은 어떠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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