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대에 살았지만 지금은 멸절된 동물들(2)
1. 가스토르니스(Gastornis)
일반적으로 중생대가 끝나자마자
공룡의 시대도 끝장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야
하지만 실제론 신생대 초기까지 지구의 최강자는 아직 공룡들이었어
최근의 연구로 조류가 수각류의 하나로 분류되면서
공룡은 크게 비조류공룡(non-avian dinosaurus)와
조류공룡(avian dinosaurus)로 나눠지게 되었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새들이 바로 조류공룡에 속한다
가스토르니스는 신생대 고제3기초 현재의 북미와 유럽지역에 서식했던
날지 못하는 새로 몸길이 2.2m의 당시로서는 육상에서 가장 큰 동물 중 하나였어
이들은 몸길이만 해도 220cm에 달하는 거대한 새로 신생대 초기 지구를 평정하고 있었지
최근까지만 해도 가스토르니스들이
육식동물이었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는 편이었어
하지만 최근 이들의 부리구조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가스토르니스들이 실제론 식물을 먹지 않았을까 하는 의견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가스토르니스들의 부리는 거대해 작은 사냥감들을 사냥하기 적합해 보이지만
이들의 부리는 현대의 독수리 등 육식조류들처럼
끝이 구부러지지 않아 작은 먹잇감들을 붙잡기는 알맞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돼
이 때문에 가스토르니스들이 실제론 단단한 나무열매 등을 씹어 먹기 위해
저런 큰 부리를 가지게 되었다는 가설이 최근 힘을 얻고 있어
게다가 가스토르니스들은 굵은 다리를 가진 종으로
생긴 거와 달리 먹잇감들을 빠르게 쫓을 수 없었다고 하더라
실제로 이 동물이 포식동물이었다고 하더라도
이들은 기습을 해 먹이를 사냥할 수 있었지 먹잇감들을 달리기로 쫓아다니긴 힘들었지
<가스토르니스와 사람과 크기 비교>
위 그림에선 가스토르니스의 부리가
구부러진 모습으로 그려놨는데 저건 고증 오류임
실제로 가스토르니스들의 부리는 구부러지지 않았다
이렇게 한 동안 지구 육지의 가장 큰 동물로 군림하던 가스토르니스들도
에오세 이후 육식 포유류들이 거대해지면서 점차 지구상에서 사라져가지
이 시기 이후 대부분의 날지 못하는 거대 육상 조류들은
거대 포식자들이 즐비해있던 대륙에선 대부분 사라져버렸고
일부 섬이나 천적이 없던 남미 지역에서나 그 명맥을 이어가게 돼
2. 암피키온(Amphicyon)
암피키온은 신생대의 대표적인 육식동물 중 하나로
2,060만년 전부터 90만년 전까지 신생대의 오랜 기간 번성했던 육식동물이야
이들은 영어로 '곰개(bear dog)'란 이름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생김새가 곰과 개의 모습을 섞어 둔 것 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어
암파키온들은 최대 몸길이 2.5m의 거대한 육식동물로
곰과 비슷한 머리에 늑대와 비슷한 사지를 가진 동물이었지
위 그림의 암피키온은 암피키온 마조르(Amphicyon major)라는 암피키온의 일종으로
현대의 유럽과 터키 지역에서 주로 발견되는 종이다
이들은 현재의 사자와 비슷한 덩치를 가지고 있었어
암피키온들은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등장해
유라시아 대륙 전체로 빠르게 퍼져나갔어
이들은 늑대와 비슷한 다리로 최대 시속 60km라는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뼈도 부술 수 있는 강인한 턱을 지닌 사냥꾼으로
대부분의 서식지에서 최상위 포식동물로 자리 잡았지
암피키온들은 북미와 아시아 대륙 사이의 베링해협이 육지로 드러났을 때
북미 대륙으로 넘어가 이 지역의 패권을 차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북미대륙은 하이에노돈 등 다른 맹수들이 최상위 포식자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이들은 덩치가 큰 암피키온의 적수가 되지 못했어
결국 암피키온의 등장으로 하이에노돈은 북미대륙에서 멸종해버리고
이들은 한동안 북미대륙의 패권을 가질 수 있었지
위 사진의 암피키온 인겐스가 당시 북미 대륙에 자리잡은 암피키온으로
이들은 몸길이 2.5m, 몸무게는 600kg에 달하는 거대한 맹수들이었어
<암피키온 인겐스와 사람의 크기 비교>
암피키온들은 현대의 늑대와 생활방식이 비슷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암수 한 쌍이 함께 행동하면서
당시 유라시아 대륙과 북미에 넓게 펼쳐진 초원 위에서
원시적인 말, 가젤, 코뿔소 등을 사냥했지
암피키온의 두개골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뇌는 매우 주름이 많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로 미루어 보아 암피키온들은 지능이 높은 사냥꾼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대략 2천만년 동안 전 세계를 누비며 생활했지만
이후 등장하는 거대 곰이나 고양잇과 맹수들에 밀려
기원전 90만년 전에는 지구상에서 모두 사라져버렸지
3. 페조시렌(Pezosiren)
현대 수생 포유류들의 조상들은 대부분 신생대 초기부터 물 속 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했어
5,000만년 전에 현대의 중남미 지역에 서식하고 있던 페조시렌도 그 중 하나였지
위 그림에서 앞에 있는 다리 달린 동물이 페조시렌인데
이들은 생김새에서 보이듯 현대의 듀공이나 매너티들의 조상에 해당하는 동물이야
몸길이 180cm의 당시로선 매우 큰 포유류 중 하나였던 페조시렌은
현대 매너티와 듀공의 진화과정을 설명해 주는 종으로 진화사적으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현대의 매너티나 듀공은 물 속 생활에 완벽히 적응한 동물로
다리가 사라지고 대신 지느러미를 가지고 있어
하지만 페조시렌은 아직은 육지에서의 삶도 이어가던 동물로
네 다리를 이용해 물 위를 걸어 다닐 수도 있었지
페조시렌이란 이름은 라틴어로 '걷는 인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
이 이름은 페조시렌의 후손인 듀공에서 모티브를 얻은 이름이다
인어전설은 실제로 새끼에게 젖을 먹이던
듀공의 모습을 본 선원들이 만든 것이란 말이 있어
듀공들은 사람처럼 새끼를 안고 젖을 먹이는데
멀리서 이 모습을 바라본 선원들이 이를 인어로 착각했다는 거야
암튼 이런 후손덕택에 야돈처럼 생긴 이 동물은
인어란 어울리지 않는 이름을 얻게 되었지
4. 우인타테리움(Uintatherium)
우인타테리움은 신생대 제3기 초기 북미대륙에서 서식하던 거대한 포유동물이야
이들은 몸길이 4m, 키 1.7m, 몸무게 2.2t의 거대한 초식동물로
고대 북아메리카의 물가에 서식하며 부드러운 식물들을 먹고살았어
우인타테리움의 체형은 코뿔소와 매우 비슷한데
실제 코뿔소와 우인타테리움은 서로 관계없는 종이다
우인타테리움은 머리 위의 뿔로 매우 유명한 동물이야
이들은 암수 모두 머리위에 6개의 뿔이 나있었는데
이 뿔들은 상당히 단단해 아마 방어용이나 싸움 등에 쓰였을 것으로 보여
우인타테리움은 초식동물이지만 한 쌍의 긴 송곳니도 가지고 있었어
이 송곳니는 수컷에게 더 크게 나타나는데
이를 보면 송곳니는 수컷들간 싸움에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우인타테리움은 4,700만년 전 등장해 북미대륙을 활보하고 있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4,000만년 전 즈음엔 모두 멸종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사라진 이후에도 북미 대륙에선 브론토테리움 등
여러 거대 우제류 동물들이 등장해 우인타테리움의 빈자리를 메워가게 되지
5. 바리람다(Barylambda)
신생대 초기의 우제류(사슴, 말 등 발굽달린 동물들)은
현대의 우제류와 매우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었어
위 그림의 원시 우제류인 바리람다도 그 중 하나지
생김새만 봐서는 우제류라기 보단 곰과 더 비슷하게 생긴 이 동물들은
실제론 풀을 뜯어먹던 우제류 포유동물이었지
바리람다들은 신생대 제3기의 첫 시기인
팔레오세에 등장한 포유류로
상당히 이른 시기부터 몸을 거대화한 포유동물 중 하나야
실제 지금까지 발견된 팔레오세 포유류 중에선
바리람다가 아직은 가장 큰 크기를 가지고 있지
이들은 거대한 뒷다리와 굵은 꼬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를 이용해 두 발로 일어서
높은 곳에 있던 나뭇잎 등을 먹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6. 오스테오돈토르니스(Osteodontornis)
오스테오돈토르니스는 마이오세에 등장한 거대한 바다새야
이들은 날개길이만 해도 5.5~6m, 몸길이 1.2m의 거대한 새로
현재까지 발견된 날 수 있는 새 중 두 번째로 큰 크기를 가지고 있어
오스테오돈토르니스들은 현대 펠리칸의 조상에 해당하는 동물로
바다 위를 날아다니며 물고기 등을 사냥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스테오돈토르니스란 긴 이름은 라틴어로
'골질 이빨을 가진 새(Bony-toothed Bird)'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이름 그대로 이 새들은 현생 조류들과 달리 부리에 이빨을 가지고 있었다
초기의 조류들은 조상인 공룡들과 같이 이빨을 가지고 있던 종들이 상당히 많았어
이들 역시 조상의 유산을 아직 간직했던 종으로
부리의 이빨들은 물고기 등을 잡아채는데 쓰였지
이 거대한 고대 펠리칸들의 생활은
현대의 펠리칸 보단 알바트로스와 좀 더 비슷했을 거야
이들은 거대한 날개로 바다 위를 자유롭게 활강하면서
수면 근처의 물고기나 오징어 등을 낚아채 사냥했지
오스테오돈토르니스와 같은 거대한 날개를 가진 조류들의 경우
이륙하기가 매우 힘들었기 때문에 현대의 알바트로스들은 한번 하늘로 날아오르면
웬만해선 땅 위로 내려오지 않는데 오스테오돈토르니스 역시
일생의 대부분을 공중에서 보냈을 가능성이 크다
이 거대한 새들은 아쉽게도 오래 번성하는 데는 실패했지
이들은 마이오세 초기에 등장해 마이오세 중기 이전에 멸종했어
아마 이들의 생존 시기에 있던 급작스런 환경변화 등으로 인해
이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은 모두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다행히 이들의 후손은 지금까지 살아남아 열대지방의 바다 위를 누비며 생활하고 있지
7. 바실로사우루스(Basilosaurus)
바실로사우루스들은 4,000만년 전에서 3,400만년 전까지
바닷속을 누빈 거대한 고대고래야
이들은 몸길이만 해도 12~20m의 거대한 바다생물로
당시로서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동물이었어
바실로사우루스의 화석은 북미지역에서 처음 발견되었는데
고래로는 전혀 보이지 않는 외형 때문에
이들을 발견한 학자들은 '왕 도마뱀'이란 의미로 바실로사우루스란 이름을 붙여주었지
실제 화석사진을 보면 알 텐데 뼈만 보면
진짜 모사사사우루스같은 파충류처럼 생기기도 했다
<바실로사우루스의 전신샷>
고래보단 뱀장어와 같이 길게 뻗은 체형이 매우 인상적이다
바실로사우루스들은 당시 바닷속에서 깡패 같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어
큰 덩치에 더해 강한 턱과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던 이들은
마이오세 바닷속의 최상위 포식자로 자신보다 작은
대부분의 바다생물들이 바실로사우루스의 먹잇감이 되었을 거야
실제로 바실로사우루스의 위 속에선 여러 생선과 상어의 뼈가 같이 나오기도 했고
원시고래의 일종인 두로돈의 화석에서
바실로사우루스의 이빨자국이 발견된 적도 있다
이게 바실로사우루스의 골격 사진이다.
모르고 보면 저걸 어떻게 고래로 볼까?
바실로사우루스는 현대의 고래들에 비해 원시적인 모습을 몇 가지 가지고 있었어
현대 고래들의 경우 숨쉬기 좀 더 편하게 정수리 쪽에 콧구멍을 가지고 있어
하지만 바실로사우루스들은 아직 육지에 살던 조상들의 모습을
완전히 버리진 못해 콧구멍이 주둥이 끝에 달려있었지
또한 현대 대부분의 고래들의 경우 뒷다리가 모두 사라져있지만
바실로사우루스는 아직 작은 뒷다리를 가지고 있기도 했다
<바실로사우루스 중 가장 큰 개체와 사람과 크기 비교>
이 멋진 고래들은 아쉽게도 이후 등장한
보다 진보한 고래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지구의 역사 뒤안길로 모두 사라져버린다
8. 신생대 초기 거대 펭귄들
현대의 펭귄은 황제펭귄이나 킹펜귄 빼곤
대부분 사람 키의 반도 안 되는 구요미들이지
하지만 신생대 초기엔 현대 펭귄들과 달리
사람 키만 한 괴물펭귄들이 여럿 살고 있었는데
여기선 이들을 간단히 쓰고 글을 끝내볼게
위 그림은 키 160cm의 여자와 펭귄들의 크기를 비교
맨 오른쪽의 귀요미가 현재 가장 큰 펭귄인 황제펭귄임
1) 안트로포르니스
안트로포르니스는 4,500만년 전에서 3,700만년 전까지
현대의 남극과 뉴질랜드 주변에서 서식하던 거대한 펭귄이야
이들은 몸길이만 170cm, 몸무게는 최대 90kg정도의 거구로
인간 남자들과 비슷한 크기를 가지고 있었어
몸길이 120cm 의 황제펭귄들도 안트로포르니스 앞에선 그냥 새끼 펭귄 정도에 불과했지
이들은 덩치만 컸지 현대 펭귄들과 비슷한 생활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 펭귄들과 달리 이들은 뒤로 구부러진 다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조상인 날 수 있는 새들에게 물려받은 것으로 보여
현대 펭귄들은 직선으로 뻗은 다리를 가지고 있어서
땅 위에선 아장아장 걸어 다닐 수밖에 없지
2) 파키딥테스
위 그림의 오른쪽에 있는 좀 더 뚱뚱한 펭귄이
역사상 두 번째로 큰 펭귄이었던 파키딥테스야
이들은 몸길이 140~160cm, 몸무게 80~100kg의 거구로
안트로포르니스보다 통통한 몸을 가지고 있었지
파키딥테스의 화석 역시 뉴질랜드에서 발견되었는데
이를 보아 현대의 펭귄들의 조상은 뉴질랜드에서 최초로 출현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삶 역시 현대 펭귄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돼
3) 인카야쿠(Inkayacu)
인카야쿠는 몸길이 160cm의 거대한 고대 펭귄으로
3,600만년 전 남미 지역에 서식하고 있던 종이야
이들의 화석에서는 깃털이 같이 발견되었는데
운 좋게도 이 깃털에 멜라닌 색소가 남아 있어 이들이 어떤 색이었는지 알아낼 수 있었지
인카야쿠의 날개화석을 분석해본 결과
이들은 등 쪽은 검은색이었고
날개 아래와 배 부분은 다갈색의 깃털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발견 되었어
현대의 대부분의 펭귄들의 경우 보호색으로 검은 등과 하얀 배를 가지고 있는데 비해
인카야쿠들은 상당히 화려한 색의 깃털을 가지고 있었던 거지
출처 : http://blog.naver.com/sagan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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