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夕 그리고 희리산
(1) 秋夕
작년에 아버지 별세 후
어머니 계신 서천에서 모처럼 추석을 보내다.
그동안에는 아버지가 아프셔서 추석다운 추석을 보내지 못했지만
이번엔 9/25내려와 9/26형님과 벌초를 하고 9/27추석을 보낼 수 있었다.
처음으로 가스 예초기를 구입하여
아버지 봉분의 잘 자란 잔디를 손질하니
아버지 살아 계실 때 명절에 이발해 드리는 것 같아
내 마음조차 산뜻하고 즐겁기만 하다.
벌초후 형님께
희리산행을 제안하니 흔쾌히 快諾하시다.
(2) 兄弟
벌초후의 고단함을 뒤로하고
형님께 산행하자고 한 것은 어머니가
많이 허약해진 형님 건강을 걱정하셔서
형님 건강을 체크하기 위함이기도 했는데
나보다도 훨씬 가볍게 타시는 것을 보니 염려하지 않아도 될 듯...
사실 형제라지만 둘이서 같이 산행함은 난생 처음.
그래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4년 연상인 형님이라지만 형이라곤 한 분 뿐이고
어려서부터 20여년을 한 지붕 아래 서로 뒹굴고 자랐으니
속 터놓고 이야기 할 수도 있겠지만
결혼 이후 살아 온 환경과 軌跡이 다른 우리는 각자로 살아 올 수밖에 없었다.
60여년 살아오면서 수 없이 넘어온 인생의 그 고비들을
부둥켜 앉고 서로 의지할 수 있는 兄弟는
어찌하여,
무엇이, 무엇 때문에
약간의 간격으로 살아가게 하였을까? 살아야만 하였을까?
(2) 가뭄
희리산 초입의 저수지는 가뭄에 바닥을 드러내고...
정상의 억새와 정상석, 그리고 도만리, 산천리 일대의 들판은 변함없고
그림처럼 점점이 떠 있는 서해의 섬들과 해송 숲도 여전하지만
정상을 지나 문수산 자락을 지나며 보니
흥림저수지와 상기정굴 저수지는 거의 바닥.
심각한 가을 가뭄으로 나뭇잎도 비실비실.
조카 나동훈 동행.
희리산 말발굽형으로 환종주. 3시간 소요.
배달9212/개천5913/단기4348/서기2015/09/26월 이름 없는 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사진은 못 찍어 2009년 종주시의 사진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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