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5세기初 간행 능엄경에 빼곡… 最古 '한글 손글씨' 발견
입력 : 2015.12.22 03:00 | 수정 : 2015.12.22 03:52
[훈민정음 창제 직후 손글씨, 동국대 불교학술원이 찾아]
1464년 '상원사 중창문'보다 최소 3년 앞선 귀한 자료
한문→한글 번역과정 보여줘
가느다란 붓으로 주석달고 잘못 쓴 곳엔 종이붙여 교정
1443년 훈민정음이 창제된 직후 손으로 쓴 가장 오래된 한글 자료가 발견됐다.
동국대 불교학술원 ABC사업단(단장 정승석)은 "경기도 일산 원각사(주지 정각 스님) 성보박물관이 소장한 '능엄경(楞嚴經)' 권 1~2에서 정갈하게 필사(筆寫)한 한글 글씨를 찾았다"고 21일 밝혔다. 학계는 "훈민정음이 창제된 직후 15세기에 한문본을 우리말로 번역한 과정을 보여주는 귀한 자료"라며 반기고 있다. ABC사업단은 2012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동국대의 지원을 받아 전국 불교 고문헌을 집성·조사하는 중이었다.
◇현존 최고(最古) 한글 손글씨
지금까지 확인된 가장 오래된 한글 필사본은 1464년에 쓴 '평창 상원사 중창권선문'(국보 제292호)이다. 서지학자인 정재영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이번 원각사 소장본은 '능엄경'을 한글로 옮겨 1461~62년 간행한 '능엄경언해'의 저본(底本)"이라며 "1461년 이전에 쓴 현존 최고(最古) 한글 필사 자료다. 국보급 가치가 있다"고 했다. 동국대 도서관이 소장한 '능엄경언해'는 국보 제212호로 지정돼있을 만큼 초기 국어사(史) 연구에 귀중한 자료다.
동국대 불교학술원 ABC사업단(단장 정승석)은 "경기도 일산 원각사(주지 정각 스님) 성보박물관이 소장한 '능엄경(楞嚴經)' 권 1~2에서 정갈하게 필사(筆寫)한 한글 글씨를 찾았다"고 21일 밝혔다. 학계는 "훈민정음이 창제된 직후 15세기에 한문본을 우리말로 번역한 과정을 보여주는 귀한 자료"라며 반기고 있다. ABC사업단은 2012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동국대의 지원을 받아 전국 불교 고문헌을 집성·조사하는 중이었다.
◇현존 최고(最古) 한글 손글씨
지금까지 확인된 가장 오래된 한글 필사본은 1464년에 쓴 '평창 상원사 중창권선문'(국보 제292호)이다. 서지학자인 정재영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이번 원각사 소장본은 '능엄경'을 한글로 옮겨 1461~62년 간행한 '능엄경언해'의 저본(底本)"이라며 "1461년 이전에 쓴 현존 최고(最古) 한글 필사 자료다. 국보급 가치가 있다"고 했다. 동국대 도서관이 소장한 '능엄경언해'는 국보 제212호로 지정돼있을 만큼 초기 국어사(史) 연구에 귀중한 자료다.
원각사 '능엄경'은 1401년 당시 태상왕〈太上王·조선시대에 현재 왕 이외에 전전왕(前前王)이 살아 있을 때 부르던 호칭〉이던 태조의 명으로 간행한 왕실본이다. 불교 경전의 하나인 능엄경 경문에 송나라의 계환(戒環)이 해석을 붙인 것을 당대 명필인 신총(信聰) 대사가 글씨를 써서 판을 새기고 찍었다.
이번에 발견된 원각사 '능엄경'은 여백에 붓글씨와 교정용 종이가 빼곡히 달려 있다. 본문에 없는 주석을 한글이나 한문으로 써 놓았고, 붓으로 석독구결(釋讀口訣·우리말의 조사, 어미 등을 나타내는 토를 붙여 한문을 우리말로 풀어 읽는 방법을 표시한 것)을 달았다. 잘못 쓴 부분에는 일일이 종이를 붙여 교정한 흔적도 발견됐다.
사업단은 "훈민정음 창제 이후 '능엄경'을 우리말로 번역해 만든 '능엄경언해'의 번역 과정을 보여준다. 이 책을 토대로 '능엄경언해'를 만든 것"이라고 했다.
이번에 발견된 원각사 '능엄경'은 여백에 붓글씨와 교정용 종이가 빼곡히 달려 있다. 본문에 없는 주석을 한글이나 한문으로 써 놓았고, 붓으로 석독구결(釋讀口訣·우리말의 조사, 어미 등을 나타내는 토를 붙여 한문을 우리말로 풀어 읽는 방법을 표시한 것)을 달았다. 잘못 쓴 부분에는 일일이 종이를 붙여 교정한 흔적도 발견됐다.
사업단은 "훈민정음 창제 이후 '능엄경'을 우리말로 번역해 만든 '능엄경언해'의 번역 과정을 보여준다. 이 책을 토대로 '능엄경언해'를 만든 것"이라고 했다.
한글 손글씨는 책 여백에 가느다란 붓으로 정교하고 아름답게 썼다. 훈민정음 초기의 서체로 ㅿ(반치음), ㆁ(옛이응) 등이 사용됐다. ㅿ, ㆁ은 15세기 말까지만 쓴 표기이다. 정재영 교수는 "이 판본의 한글 글씨는 '능엄경언해'의 서체, 표기법과 거의 똑같지만 '능엄경언해'에 없는 주석을 써 넣었다가 지운 부분도 있고, '능엄경언해'에는 한글로 쓴 주석을 여기서는 한문이나 구결로 적은 부분도 있다"고 했다.
판본을 검토한 홍윤표 전 연세대 국문과 교수는 "'능엄경언해'의 맨 끝장 발문에 한문 원전을 한글로 옮기는 10단계 과정이 나온다. 구결을 붙이고 소리 내서 읽고, 다시 우리말로 풀어쓰는 언해 과정을 명쾌하게 보여주는 최초의 실물 자료"라고 했다.
훈민정음 초기에 한글이 어떻게 변천했는지 알 수 있어 흥미롭다. 예를 들어 이 책의 첫 장에는 '像(상)'을 한글로 옮기면서 '�즛�다'(현대어로 '비슷하다'는 뜻)로 썼는데 '�즛�다'라는 표기는 '석보상절'(1447년)과 '능엄경언해'에서만 보인다.
◇조선 초기의 '석독구결' 흔적도 뚜렷
이번 조사 결과 원각사에는 1417년 문수사에서 간행한 '묘법연화경(법화경)' 권 1~3과 권 4~7도 소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동국대 사업단은 "문수사판 '법화경'은 현재까지 알려진 유일본으로 '능엄경'과 마찬가지로 이 책 전체에도 석독을 위해 달아놓은 조선 초기 구결이 적혀 있다"고 했다. 정각 스님은 "권 1~3은 소장한 지 오래됐고, 권 4~7은 지난 9월 서울옥션 경매 때 구입했다. 김민영 부산저축은행장이 갖고 있다가 2011년 파산하면서 압류됐던 것"이라고 했다.
정재영 교수는 "언해가 나오면서 석독구결은 차츰 사라졌다. 신라의 구결에서 고려의 구결, 훈민정음으로 이어지는데 유독 조선 초기 구결 자료만 빠져 있다가 드디어 나온 것"이라며 "고려에서 이어진 조선 초기 석독구결 모습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했다. 정 교수는 이런 연구 성과를 23일 오후 3시 동국대 불교학술원에서 특강 형식으로 발표한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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