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정원1]히어리가 기다리는 곳으로 가는 길
(1) 자전거
2011년 성수에서 여의도까지 20여km를
자전거로 출퇴근 했던 것은 체력단련 겸이었는데
지도에서 보니 야탑에서 가락이 11km정도로
산책겸 운동겸 사색겸
겸사겸사 좋을 것 같아
때론 자전거로, 때론 걸어서 다녀보기로 함.
몇 번 가 보니 잘 가꾸어진 수변,
그리고 계절을 담아내는 수목,
철새들이 텃새가 되어 머무는
원시의 내음마저 풍기는 탄천변...
모든 것이 가락으로 가는 길을 고단하지 않게 하다.
(2) 주변
이 조그만 나라가
반만년을 어떻게 유지하여 왔는데
932회라는 외적의 침입에도 어떻게 견뎌왔는데
몇 배나 강한 지나, 몽골, 왜, 서구 열강들의
틈에 끼워 어떻게 버티며 살아왔는데
오만한 支那, 北, 矮, 米國에 둘러싸인
지금, 우리는 백척간두이다 못한
역사의 수레가 거꾸로 굴러가는 느낌.
초가지붕 게딱지같이 엎어진 마을의
등잔불, 홀테, 거지, 개구리잡이 대나무총, 자운영,
감꽃, 뒷장불, 간사지, 섭다리, 광솔, 새마을, 전깃불, 연탄, 유학..... 이런 단어들만 떠올려도 책 몇권으로 써질 것 같은 過去.
거기서 기어나와 겪었던
많은 사색의 시간들, 조직, 부딪힌 사람들 틈에서
어떻게 혼자서 버티며 넘어지며 일어서서 걸어왔는데
조금 힘든 이 난관은 난관도 그 무엇도 아니다.
그저 가벼운 시련도 아니고 축복을 위한 전주곡일 뿐이다.
바로 저 봄을 알리는
탄천의 물소리 속에
싱싱 자전거를 달리는 와중에 살펴보니
개나리, 버들강아지, 제비꽃, 양지꽃, 꿩의밥
소래풀, 냉이, 봄까치꽃, 봄맞이, 꽃다지, 꽃마리
벼룩나물, 벼룩이자리, 점나도나물,쇠별꽃, 별꽃, 개별꽃, 큰벼룩아재비
들이 삐죽삐죽 고개를 내밀고 있다.
(3) 히어리
城南市界를 지나 가락으로 올라서서
대로의 양옆에 건설한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리니
내가 이사하여 살아갈 터전에 도착, 옥상에 오르다.
30여평의 옥상에 펼쳐진 야생화의 세계
쵸코베리, 철쭉, 섬잦패랭이, 구절초, 부추, 옥잠화, 달맞이, 줄장미,
석암, 비타민나무, 해국, 자산홍, 석류, 좀눈향, 미스김라일락, 준베리,
줄무늬창포, 꽃창포, 매발톱, 노랑붓꽃, 금낭화, 상사화, 노루오줌,
작약, 목단알카리, 오디, 단풍, 자란, 등심붓꽃, 블루베리, 머루, 황금주목,
영산홍, 백철쭉, 홍철쭉, 꽃사과, 머루, 인가목, 무늬비비추, 상사화,
밤, 조팝설류화, 머루일새다래, 오디, 꽃인동, 왕대추들이 봄을 준비하느라
기지개를 펴며 화분 속에 놓여 있는데
한 켠에 히한하게 피어있다해서 “히어리”라 명명 했다는
멸종위기 토종식물 “히어리”가 아름다운 꽃술 몇 개를 내밀었다.
배달9214/개천5915/단기4350/서기2017/03/31 이름 없는 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1. 집을 나서니 개나리가 막 피어나기 시작했다.
2. 자전거로 싱싱 달리는 탄천변의 시원한 모습
3. 단풍잎돼지풀이 얼마나 기세등등 했던지 시체가 산을 이루었다.(무대책이 대책)
4. 자주광대나물, 광대나물도 군락을 이루어 맞이하고
5. 다리 아래 숨어있는 소래풀
6. 버들강아지
7. 봄까치꽃, 냉이, 꽃다지, 쑥들이 깔려있는 천변길
8. 그 얘들과 이야기하며 달려가니 어느덧 성남-서울 市界
9. 가락이 나와 올라가니 자전거 전용도로가 나를 안내한다.
10. 거기 옥상에 펼쳐지는 야생화의 세계
11. 쵸코베리, 철쭉, 섬잦패랭이, 구절초, 부추, 옥잠화, 달맞이, 줄장미, 석암, 비타민나무,
해국, 자산홍, 석류, 좀눈향, 미스김라일락, 준베리, 줄무늬찬포, 꽃창포, 매발톱, 노랑붓
꽃, 금낭화, 상사화, 노루오줌, 작약, 목단알카리, 오디, 단풍, 자란, 등심붓꽃, 블루베리,
머루, 황금주목, 영산홍, 백철쭉, 홍철쭉, 꽃사과, 머루, 인가목, 무늬비비추, 상사화,
밤, 조팝설류화, 머루일새다래, 오디, 꽃인동, 왕대추들 빼곡하다.
12. 사이에 별꽃이 앙증맞게 고개를 내밀었다.
13. 1주전 본 히어리의 모습
14. 3/31 본 히오리(만개)
15. 다시 돌아오는 길
16. 어젯밤(4/2) 옥상정원에서 본 롯데타워 개장(4/3)기념 폭죽쇼(4억/1분, 총 40억소요)
히어리
Korean Winter Hazel , 松廣蠟瓣花 , ショウコウミズキ松廣水木
조록나무과
Corylopsis gotoana var. coreana
히어리 무리는 세계적으로 약 30여 종이 있으며,
자람의 중심지는 중국이다. 히말라야와 일본에 몇 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한 종이 자랄 뿐이다.
일제강점기인 1924년 조계산, 백운산, 지리산 일대에서
처음 히어리를 찾아내 학명에 ‘coreana’란 종명을 붙인 특산식물이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식물로서 특별보호를 받고 있다.
히어리라는 이름은 마치 외래어처럼 느껴지지만 순수한 우리 이름이다.
발견 당시 마을 사람들이 뜻을 알 수 없는 사투리로 ‘히어리’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이것이 그대로 정식 이름이 됐다. ‘송광납판화’란 별칭도 있다.
송광(松廣)은 히어리를 처음 발견한 곳이 송광사 부근이어서 그대로 따왔고,
납판화란 중국 이름을 빌려서 만들었다.
히어리의 꽃받침이나 턱잎은 얇은 종이처럼 반투명한 것이 특징인데,
밀랍을 먹인 것 같아 납판(蠟瓣)이라 했다.
히어리는 풍년화, 영춘화, 납매 등과 함께
봄이 오고 있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나무로 유명하다.
이들 4인방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벌써 2월이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다.
히어리는 잎이 나오기 전 8~12개씩 작은 초롱모양의 연노랑 꽃이 핀다.
원뿔모양의 꽃차례라고는 하나 꽃대 길이가 짧아
이삭처럼 밑으로 늘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꽃이 다 피어도 꽃잎은 반쯤 벌어진 상태로 있으며,
안에서 보라색 꽃밥을 다소곳이 내밀고 있는 모습이 소박하고 정겹다.
히어리는 키가 3~5미터 정도 자라는 작은 나무이며,
줄기가 여럿으로 갈라져 포기처럼 된다.
처음 발견된 곳은 남부지방이었으나 경기도까지 자라고 있음이 최근 확인되었다.
잎은 원형이거나 넓은 타원형이며, 하트모양의 잎이 흔하다.
옆으로 뻗은 잎맥이 뚜렷하여 주름이 잡힌 것처럼 보이고
안으로 나 있는 흰 톱니도 특별하다.
추위가 채 풀리지도 않은 이른 봄부터 서둘러 꽃 피우기가 끝나면
열매는 천천히 말 그대로 서둘지 않고 가을까지 내실을 다져간다.
마른 열매이고 갈색으로 익는데,
여러 개의 씨방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방마다 2~4개의 새까만 씨가 들어 있다.
히어리의 속명인 ‘Corylopsis’는
개암나무(Corylus)를 닮았다는 뜻의 ‘옵시스(opsis)’가 합쳐진 말이고,
영어 이름도 ‘윈터하젤(Winter Hazel)’, 즉 겨울개암이다.
개암나무와 히어리는 전혀 다른 식물이지만 잎 모양이 닮았으며,
히어리의 열매가 설익었을 때 보면 개암과 비슷하다.
일본에서 자라는 다섯 종의 히어리는
접미어에 모두 층층나무를 뜻하는 ‘수목(水木)’을 붙였다.
왜 이런 이름을 붙였는지는 그들도 설명을 못하고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옛사람들이 붙인 이름에는
이렇게 엉뚱한 구석이 있어서 헷갈릴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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