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은 이별, 이별은 만남, 그리고 설렘
(1) 이별
성수 마당에 자리 잡아
7년여 아이들을 키우며 누워 있었던 터전,
그 터전을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이제 떠나야 한다.
2016/11/9(화) 우리는 떠나야 한다.
가두어 두었을망정 자연을 가까이 하기에 좋았던
서울숲,
어린이 대공원,
건대 일감호,
한강변길,
뚝섬공원,
아차산,
용마산,
아차에서 망우리까지의 능선,
서울숲에서 남산까지의 올망졸망 이어가는 길,
안국역에서 와룡공원을 거쳐
북악으로,
인왕으로,
삼청각을 거쳐 형제봉으로 가는 하늘길!
집안의 정원처럼 거닐던 그 길들을
언제 다시 거닐어 볼 것인가?
다시 오면 되겠지만 그 길의 中心을 떠나면서
수많은 이별을 했던 기분들 보다
아쉬움이 큰 느낌이 일어오는 걸 보니
이 곳 성수에서 그래도 열심히 살았나 보다.
(2) 만남 그리고 설렘
여사와 30여년 함께 하면서
7번 이사했으니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너무 떠돌아다닌 셈인가?
그리하여 인생은 浮萍草라 했던가?
그러나 이삿짐 정리를 하고
야탑의 주변을 둘러보니
새로운 설렘이 일어온다.
산책하기 좋은 천변 길에는
좋아하는 온갖 야생화가 즐비하고
옛적 마라톤할 때 한번 뛰어 보았던 탄천주변,
아직 가보지 못한 율동공원 능선,
그리고 율동공원에서 남한산성으로 이어가는 길,
고기리에서 백운산을 거쳐
광교산으로 이어가는 길
또한 내가 아직 아지 못하는 미지의 길들이 있기에
그러한 설렘을 가지고
야탑에서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가자고 다짐해본다.
배달9213/개천5914/단기4349/서기2016/11/13 이름 없는 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성정공원의 가을색
서울숲에서
탄천 야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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