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 신림역에서 가을을 느끼다
(1) 초가을
모처럼 아내와 둘이서
원주와 제천의 중간쯤에 있다는,
청량리에서 무궁화 열차로 2시간여 거리에 있다는
중앙선 신림역을 목표로 초가을 여행 떠나다.
유난히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아래
덕소, 용문, 양평역을 지나는 산천은
어느덧 초가을 햇볕아래 곡식들 익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양평 어간을 지나자마자
어느덧 태백 준령 자락에 접어든 듯 산세가 험하다.
그렇게 원주 다음역인 신림역에 다다르다.
(2) 신림 역사
하루 상행4회, 하행4회 운행하는
그야말로 정겨운 간이역.
역무원 2인이 무료한 듯 앉아서 물끄러미 바라본다.
개찰제도가 없어져서 일까? - 이마저 생소하다.
그래도 제복을 입고 함박웃음을 머금으며
반가운 얼굴로 표에 구멍을 빵빵 내주는
예전의 맛이 그리운 까닭은 왜일까?
그런데 알고 보니 중앙선 전철 직선화로
신림역은 내년 말 폐쇄된단다.
곧 철거된다는 멀쩡한 저 철도부지, 그리고 철도 시설들 - 낭비 아닐까?
현대화라는 미명하에 저런 소중한 간이역의
역사를 매장하는 행위에 대하여 생각하기엔 너무 늦은 것 같다.
그러나 아직 남아있는 태백 영동선들만이라도 좀 보완 공사를 하여
기존 노선을 유지하고 존치할 희소 가치가 있지 않을까?
(3) 해맑은 친구들
간이역 주변의 산야와 들판에서
봉선화, 천일홍, 꽃범의 꼬리, 꽃잔디와 노닐며...
용소막 성당에서 진실된 천주에 대한 믿음과 더불어
익어가는 수수, 이질풀(노관초), 벌개미취, 부추꽃, 다알리아들과 노닐며...
배달9214/개천5915/단기4350/서기2017/09/02 이름 없는 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1) 내년 말 폐쇄 예정이라는 중앙선 간이역 신림역
2) 신림역 주변의 해맑은 봉선화, 천일홍, 꽃범의 꼬리, 꽃잔디...
3) 익어가는 수수, 이질풀(노관초), 벌개미취, 부추꽃, 다알리아들과 노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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