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장로를 전송하는 시의 서[送湖長老詩序] 이하 5수(首)는 금남잡제(錦南雜題)임.
전(傳 《소학(小學)》에 보임)에 이르기를, ‘사람은 천지(天地)의 중정(中正)한 기운을 받아 출생하니 이것이 이른바 명(命)이다. 그러므로 동작(動作)ㆍ위의(威儀)의 원칙이 있어서 지나쳐도 모자라도 법칙에 맞는 것이 아니므로 명(命)을 정립시킨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른바 위의의 원칙이라는 것이 어찌 성음(聲音)ㆍ소모(笑貌)만으로 하겠는가? 역시 마음에 체득해서 사체(四體)에 동작되어야 하는 것이다.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조밀한 위의가 그 덕(德)의 태도로다[抑抑威儀維德之隅].’라고 하였으니, 나는 이 말을 오래도록 외어 왔지만 그런 사람을 만나 보기가 어려웠는데, 지금 호 장로(湖長老)를 보매, 용모가 단정하고 그 행지(行止)가 안상(安詳)하며 그 말에 법도가 있으니, 내가 평생 외던 그런 인물이 아니랴!
호 장로는 불도(佛道)를 하는 자이다. 그들의 학설에, ‘작용(作用)이 바로 성(性)이다.’고 하는 것이 그러할까? 또한 사람은 눈썹을 움직이고 눈을 깜박이고 손을 흔들고 발을 옮기기만 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이러한 의리와 준칙이 그 마음 가운데에 존재하여 떠날 수가 없는 것인가? 사람의 작용은 이 법칙으로 말미암으면 옳은 것이 되고 이 법칙으로 말미암지 않으면 그른 것이 되고 보면, 이른바 성(性)이라고 한 것은 변론이 있을 것이다.
나는 호 장로의 위의가 준칙이 있음을 아름답게 여겨 가만히 이로써 질문하는 것이니, 호 장로는 생각해 보라. 그래서 만일 소득이 있으면 와서 나를 가르쳐 주기 바란다.
이것이 서로 바르게 하는 방법일 것이다.
送湖長老詩序 以下五首錦南雜題
傳曰。人受天地之中以生。所謂命也。故有動作威儀之則。以定命也。然所謂威儀之則。豈可以聲音笑貌爲哉。亦曰。得之心而動之於四體焉耳。詩曰。抑抑威儀。維德之隅。予之誦此言久矣。而難其人。今見湖長老。其容貌端莊。行止安詳。而其言有度。豈吾所謂其人乎哉。長老。佛者也。其學有曰作用是性者然乎。且人但會揚眉瞬目搖手擧足而已乎。抑有如是之義理準。則存乎其中。不可得以離乎。人之作用。由是則者爲是。不由是則者爲非。則所謂性者有辨矣。予嘉長老之威儀有則。私竊以是爲問。長老其思之。如有得焉。歸以敎我。亦相直之道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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