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정도전 三峯集

258)정도전 삼봉집 제3권/서(序) /경사에 가는 정안군을 전송한 시 서 갑술 [送靖安君赴京師詩序 甲戌]

이름없는풀뿌리 2018. 1. 24. 06:30

경사에 가는 정안군을 전송한 시 서 갑술 [送靖安君赴京師詩序 甲戌 ]

 

생각하옵건대, 전하께서 하늘을 두려워하는 뜻으로 대국을 섬겨 제후의 법도를 능히 삼가시고 어기는 일이 조금도 없으니, 천자가 그를 아름답게 여겨 ‘친아들로써 조회하게 하라.’ 하여서 정안군(靖安君 이방원(李芳遠))이 가게 되었다.

바로 6월 을해일이다. 전하께서는 여러 신하를 거느리고 수창궁(壽昌宮)에 납시어 표(表)를 올리는 의식을 하고 의장(儀仗)을 좌우로 갈라세운 다음, 악부(樂部)가 앞을 인도하게 하여 선의문(宣義門) 밖에까지 전송을 나가셨다.

성안의 부로들이 모여들어 거리를 메워 우러러보고는 모두 감탄하여 말하기를, ‘우리 임금께서 아들을 한 번 보내서 만백성이 그로 편안히 살게 되니 노래를 지어 뒷자손으로 하여금 잊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하고 서로 더불어 노래를 불렀다.

 

천자의 밝으심이여 / 天子之明兮

우리 임금의 정성이로세 / 吾君之誠兮

대군의 가심이여 / 之子之行兮

우리 백성의 태평을 열어 주리 / 爲斯民開太平兮

 

그 노래를 이어 문하시랑(門下侍郞) 성석린(成石璘)이 시를 짓고 시중(侍中) 평양백(平壤伯) 이하 여러 대부(大夫)들이 화답하였는데, 운자(韻字)를 나누어 시를 지은 것이 대개 28편이었다. 그 서문(序文)을 도전(道傳)에게 부탁하므로 불민(不敏)한 것을 들어 사양하였으나 들어주지 않았다.

그리하여 부득이 말하기를, ‘정안군은 천성(天性)이 총명하고 학문이 숙성하여 이번에 군부(君父)의 명령을 받들고 천자의 조정에 조회하러 가니, 옥지(玉墀 천자 궁전의 뜰)의 지척에 서서 목목(穆穆)한 광채를 대하고 자상하고도 명백하게 아뢰어 우리 임금에게 내리는 명령을 받아 가지고 돌아오면, 이것은 집안에서는 효자가 되고 나라에는 충신이 되는 것이니 이것은 정안군 스스로 기약하는 바이며 여러 대부들도 역시 이것을 바라는 것이다. 때가 여름철을 당하여 장마비가 잇달으니 산을 넘고 물을 건너는 여행에 대한 고충을 누구나 생각하게 되는데, 정안군은 이런 것을 가슴에 조금도 염려하지 아니하니 아! 어지신 분이로다.’라고 하였다.

 

送靖安君赴京師詩序 甲戌

 

恭惟殿下畏天事大。克謹侯度。罔或有違。天子嘉之。命親男以朝。而靖安君寔行。乃以六月乙亥。殿下率群臣拜表于壽昌宮。儀仗分左右。樂部導前。送至于宣義門外。都人父老塡溢街巷。瞻望咨嗟。皆曰。吾君一遣子而萬民賴以安。盍歌之。俾後子孫無忘也。相與歌曰。天子之明兮。吾君之誠兮。之子之行兮。爲斯民開太平兮。門下侍郞成石璘繼其歌而賦之。侍中平壤伯已下諸大夫皆和焉。分韻成詩凡二十八篇。以序文屬道傳。辭不敏不獲。曰。靖安君天性聰敏。學問夙成。今玆內承君父之命。上覲天子之朝。立玉墀方寸地。以近穆穆之光。敷奏詳明。獲奉吾君錫命而還。在家爲孝子。在國爲忠臣。是則靖安君之所自期。而諸大夫亦以是望之也。若其時當炎暑。雨澇相仍。跋涉山川。行役間關。皆有慼於中者。而靖安君不以是介于懷。吁賢矣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