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정도전 三峯集

304)정도전 삼봉집 제5권 / 불씨잡변(佛氏雜辨) /불씨가 인륜을 버림에 관한 변[佛氏毁棄人倫之辨]

이름없는풀뿌리 2018. 1. 25. 05:04

불씨가 인륜을 버림에 관한 변[佛氏毁棄人倫之辨]

 

명도(明道) 선생이 이르기를,

 

“도(道) 밖에 물(物)이 없고 물 밖에 도가 없다. 이것은 하늘과 땅 사이에 어디를 가나 도가 아님이 없다는 것이다. 부자(父子)에 이르러서는 부자의 친(親)한 바에 있고, 군신(君臣)에 이르러서는 군신의 엄(嚴)한 바에 있고, 부부(夫婦)와 장유(長幼)와 붕우(朋友)에 이르러서도 각각 도가 되지 아니하는 바가 없으니 이는 그것이 잠시도 떠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즉 그들이 인륜을 허물어뜨리고 사대(四大)

【안】 사대(四大)는 느낌[受]ㆍ생각[想]ㆍ지어감[行]ㆍ의식[識]이다.

를 버린 그것이 그 도(道)에서 분리된 점이 멀다 하겠다.”

하고, 또 이르기를,

 

“말과 행위가 주변(周徧)하지 않음이 없건만 실은 윤리에 벗어나 있다.”

하였으니, 선생의 말이 극진하도다.

 

[주]사대(四大) : 수ㆍ상ㆍ행ㆍ식(受想行識)은 원래 오온(五薀) 중의 네 가지이고, 사대(四大)는 사람의 몸을 구성한 네 가지 원소로 지ㆍ수ㆍ화ㆍ풍(地水火風)인데 여기에서 말한 것은 인륜과 자기 몸이라는 뜻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佛氏毀棄人倫之辨

明道先生曰。道之外無物。物之外無道。是天地之間。無適而非道也。卽父子而父子在所親。卽君臣而君臣在所嚴。以至爲夫婦爲長幼爲朋友。無所爲而非道。所以不可須臾離也。然則毀人倫去四大。按四大受想行識 其分於道遠矣。又曰。言爲無不周徧。而實則外於倫理。先生之辨盡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