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정도전 三峯集

350)정도전 삼봉집 제7권/ 습유(拾遺) / 표(表) /신우가 사시를 청하는 표 을축 5월[辛禑請賜諡表 乙丑五月]

이름없는풀뿌리 2018. 1. 26. 06:49

신우가 사시를 청하는 표 을축 5월[辛禑請賜諡表 乙丑五月] 《고려사》 신우전(辛禑傳)에 보인다. 아래도 같다.

 

시호를 주는 것은 진실로 충성을 권장하는 방법이요, 어버이를 나타내는 것은 효도하는 근본이 됩니다. 이에 어려운 간청을 드려 성상의 귀를 시끄럽게 합니다.

생각하옵건대 신의 아비 선신(先臣 공민왕(恭愍王)을 가리킴)은 성상께서 처음으로 일어나시자, 여러 제후(諸侯)들보다 먼저 귀부(歸附 제후 나라가 되는 것)하여 정성껏 정삭(正朔)을 따르고, 삼가 봉강(封疆 제후에게 봉해 준 땅)을 지켜왔습니다. 그러나 하늘이 돌보지 않아서 갑자기 이 성명(聖明)한 시대(時代)를 하직했습니다. 그리하여 마지막으로 내리는 은전(恩典 죽은 뒤에 주는 전례(典禮))을 상고하고 감히 절혜(節惠 시호(諡號))의 이름을 청하옵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폐하께서는 일월같이 밝으신 눈으로 굽어보시고 천지같이 넓은 도량으로 포용하셔서 특별한 은총을 내리어 그 충성스러운 혼을 위로해 주시면, 신은 마땅히 삼가 선신의 정성을 본받아 폐하의 수고(壽考)를 기도하겠나이다.

 

신우가 승습을 청하는 표[辛禑請承襲表]

제후를 세우는 것은 원방(遠方)을 어루만지기 위해서이고, 벼슬을 물려받는 것은 조상을 이어 가기 위해서이니, 이것은 제왕의 떳떳한 법이요, 남의 자식으로서의 지극한 소원입니다. 생각하옵건대, 신(臣) 우(禑)는 지금 이렇게 어린 나이로 갑자기 아비의 상을 당하고, 세월이 흘러감을 생각하며, 봄 이슬ㆍ가을 서리를 보는 감회가 더해 갑니다. 그리고 제후의 자리를 오래 비워 둘 수 없어서 이렇게 정성껏 폐하를 향하여 부르짖습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폐하께서는 변두리까지 감싸 주시는 큰 도량으로 안팎을 똑같이 사랑하시고 우악(優渥)하신 명을 변변치 못한 이 몸에게 맡겨 주시면, 신은 마땅히 삼가 한 모퉁이에서 백성들을 보호하고 성상의 만수무강을 빌겠나이다.

 

【안】 공이 남양부사(南陽府使)로 도임하여 사례하는 표를 올리기를, “사신 갔다 돌아오는 날로 즉시 신에게 지제교(知製敎)를 맡기시고 전하께서 승습을 청할 때에 신으로 하여금 표문(表文)을 짓게 하셨으니, 천자가 칭찬하기를 ‘표의 말이 아주 간절하다.’ 하였으며, 고황제(高皇帝)가 사시(賜諡)하는 제(制)에서도 ‘표의 말이 간절하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하였다.

 

본조에서 요동 변장과 여직을 꾀었다는 등의 일을 변명하는 표의 대략 갑술[本朝辨明誘遼東邊將女直等事表略 甲戌] 《국조보감(國朝寶鑑)》ㆍ《고사촬요(攷事撮要)》에 보인다.

 

요동에 나가서 행례(行禮)하는 것으로 말하면 역시 상국(上國)을 높이 사모하는 데서 나온 일입니다. 사신이 오갈 즈음에 빈주(賓主)간에 교제하는 의식이 있는 법입니다. 예(禮)에 그렇게 되어 있으니 어찌 감히 꾈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여직은 동녕위(東寧衛)에 예속되어 스스로 군대를 일으켜 나오게 되었는데, 어찌 사람을 보내서 꾀려 하겠습니까? 다만 요동 도사(遼東都司)가 탈환불화(脫歡不花 몽고의 장수)를 잡아갈 때에 그 관하의 백성으로서 즉시 따라가지 않은 사람이 간혹 있었던 것은 그들이 집을 떠나기가 싫어서 그렇게 된 것이고 신(臣)이 강제로 못 가게 한 것은 아니며, 우리 나라에는 관계가 없고 각자가 옛날에 해 오던 일을 지킨 것뿐입니다.

 

辛禑請賜諡表 乙丑五月○麗史辛禑傳。下同。

 

賜諡。實勸忠之方。顯親。爲致孝之本。玆陳危懇。庸黷聰聞。竊念臣父先臣顓。當聖上之勃興。先諸藩而歸附。欽遵正朔。謹守封疆。不弔昊天。奄辭昭代。若稽示終之典。敢請節惠之名。伏望陛下垂日月之明。廓乾坤之度。特頒殊寵。以慰貞魂。則臣謹當效先臣之精誠。祈一人之壽考。

 

 

辛禑請承襲表

 

建侯。所以綏遠。襲爵。所以紹先。此帝王之常規。而人子之至願。竊念臣禑爰從弱齒。遽喪嚴顏。念歲月之云徂。撫霜露以增感。第以藩宣之難曠。玆用呼籲之益勤。伏望陛下大度包荒。同仁無外。優垂景命。被及微躬。則臣謹當保民庶於一方。祝聖人之萬壽。按公到南陽。謝上表曰。使還之日。卽授臣知製敎。殿下請承襲。俾臣草表文。天子嘉之曰。表辭誠切。高皇帝賜諡制亦曰。表辭懇切。

 

 

本朝辨明誘遼東邊將女直等事表略 甲戌○國朝寶鑑攷事撮要

 

至若行禮於遼東。是亦景仰於上國。當使价往來之際。有賓主交接之儀。在禮則然。於誘何敢。其有女直隸于東寧。旣自作軍而當差。安肯遣人而說誘。但遼東都司起取脫歡不花之時。其管下人民或有不卽隨行者。由彼安土。非臣勒留。無所供於我邦。各自守其舊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