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동루에서 부로들에게 유하는 글 끝에 씀[題羅州東樓諭父老書後]
김종직(金宗直)
뉘라서 종지가기ㆍ설과 같다고 하던가 / 誰謂宗之夔契倫
공연히 평지에서 위태로운 구렁텅이를 파고 있었네 / 崎嶇平地竟阽身
쓸데없이 동문에서 부로에게 일러 주는 것보다 / 謾煩父老東門諭
아무 말 말고 회진에 가만히 있는 것이 어떠리 / 爭似三緘隱會津
부 정 상서 운경 에게 제사하는 글[附 祭鄭尙書 云敬 文]
유세차(維歲次) 경술년 8월 정사 삭(朔)을 지나고, 또 6일 임술에 경상도 도순문 진변사(慶尙道都巡問鎭邊使) 영록대부(榮祿大夫) 지밀직사사(知密直司事) 성원규(成原揆)는 삼가 보좌관 좌변지유(左邊指諭) 전별장(前別將) 김모(金某)를 보내서 선우(先友) 영록대부 형부상서(刑部尙書) 정씨(鄭氏)의 영연(靈筵)에 제사를 올립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나이는 같지 않아도 일찍이 친구로 사귀어 왔으며, 유명(幽明)은 비록 다르지만 옛날 일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선생의 풍도는 후진이 사모하고 있으니 재주에 덕을 겸하셨고, 모양은 그 마음과 같으십니다. 힘을 믿고 행하는 것이 아니요, 몸을 의지해 서신 것도 아닙니다. 당신의 인(仁)에 의지해 섰으니진ㆍ초(晋楚)의 부가 무슨 아랑곳 있으며, 당신의 덕을 믿고 다녔으니 왕공(王公)의 귀가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입신양명(立身揚名)하였으니 참으로 효자(孝子)이시고, 동류들 중에서 특출하였으니 어찌 보통 사람이겠습니까? 다행하게도 나는 백씨와 동년(同年 같은 방(榜)에서 과거한 사람)인 때문에 나를 친아우와 같이 보아 주셨습니다. 공이 중국에 가시던 날은 바로 내가 영변 부사(寧邊府使)로 나갔을 때이며, 서해에 순찰사로 오셨을 때에 만나서 삭방(朔方)에서 반갑게 놀았으니, 한갓 벼슬로 인하여 만났을 뿐이 아니라, 취하고 깨는 것도 같이해 왔습니다. 아! 명(命)이로구나. 하늘은 어째서 이런 사람을 남겨 두지 않는가? 나는 외람하게도 원수가 되어서 남방을 지키고 있습니다. 어찌 선생이 선화(仙化)의 꿈을 영영 깨지 못하실 줄이야 생각이나 하였겠습니까? 특별히 보좌관을 보내서 간략한 제수를 올리오니, 나의 촌성(寸誠)을 아신다면 아마 한 잔쯤은 흠향하시겠지요. 아! 슬프다. 엎드려 바라오니, 흠향해 주소서.
안동 대도호부사(安東大都護府使) 전 봉익대부(前奉翊大夫) 전법판서(典法判書) 홍중원(洪仲原)은 선우(先友)에게 제사를 올립니다. 같은 표방(豹榜 과거에 급제한 사람의 이름을 써붙이는 곳)에 과거한 지도 벌써 41년이 되었구려.
【안】 홍 중원은 지순(至順) 경오년에 과거하여 제학공(提學公)과 동년(同年)이기 때문에 한 말.
술은 청주(淸酒)를 좋아했으니,갈천씨(葛天氏)의 백성입니다. 풍운(風雲)이 이다지도 어수선하니,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몇이나 남았는고? 외로운 무덤에 띠풀만이 남아 있는데, 술 한 잔을 올리니 마음이 아프구려.
【안】 제학공이 지정(至正) 병오년에 돌아가셨는데, 이 두 사람의 제문이 모두 홍무(洪武) 경술년으로 되었으니, 알 수 없는 일이다.
附祭鄭尙書 云敬 文
維歲次庚戌八月朔丁巳越六日壬戌。慶尙道都巡問鎭邊使榮祿大夫知密直司事成原揆。謹遣僚佐左邊指諭前別將金某。致奠于先友榮祿大夫刑部尙書鄭氏之靈。伏以長幼不同。曾拍肩而執袂。幽明雖隔。尙記舊而傷心。先生之風。後進所慕。才孚於德。貌如其心。不恃力而行。不依形而立。依吾仁兮晉楚失其當。恃吾德兮王公喪其尊。立身揚名。眞孝子也。出類拔萃。豈惟民哉。幸與伯氏以同年。故視小子其若弟。惟公按轡中原之日。寔我分符寧邑之時。西海逢采訪之行。朔方忝交承之分。不徒遊宦。相共醉醒。命矣斯人。天何不憖。濫爲原帥。來鎭南維。豈圖先生。未醒化枕。特令僚佐。略奠菲儀。諒我寸誠。庶歆一酌。嗚呼哀哉。伏惟尙饗。
安東大都護府使前奉翊大夫典法判書洪仲原。祭于先友同登豹榜四十一春。按洪仲原至順庚午登第。與提學公同年故云。 含杯樂聖。葛天之民。風雲反覆。知音幾人。孤墳宿草。一酹傷神。按提學公卒於至正丙午。而兩祭文皆在洪武庚戌可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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