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상의 연표[宰相年表]
재상의 직책에 대하여서는 신이 치전(治典)에서 논하였다. 그러나 재상이 된 사람은 훌륭한 인군을 만나야 위로는 도가 행해지고 아래로는 백성에게 은혜가 미치게 되며, 살아서는 일신이 명예로워지고 죽어서는 후세에 이름이 떨치게 된다. 그런데 인군과 신하가 서로 잘 만나기란 옛날부터 어려운 일이다.
제자(帝者 요(堯)ㆍ순(舜)을 가리킴)의 시대에는 인군과 신하가 모두 성인이었다. 그래서 서로 더불어 당폐(堂陛)의 위에서 ‘도(都)’라, ‘유(兪)’라 하면서 태평한 정치를 이루었다. 왕자(王者 우왕(禹王)ㆍ탕왕(湯王)ㆍ문왕(文王)ㆍ무왕(武王)을 가리킴)의 시대에는 인군과 신하가 모두 현인이었다. 그래서 서로 더불어 정사에 부지런히 힘써서 융숭한 치세를 이루었다. 패자(覇者)의 시대에는 인군이 신하만 못하였으나 신하에게 전권을 맡겼다. 그래서 또한 일대의 공업을 이루었던 것이다.
만약 인군의 자질이 중간 정도인 경우에는 재상에 훌륭한 사람을 얻으면 정치가 잘되고, 재상에 훌륭한 사람을 얻지 못하면 정치가 어지러워진다. 예컨대, 당현종(唐玄宗 당나라 제6대 황제. 712~756)은 송경(宋璟)과 장구령(張九齡)을 재상으로 등용하였을 때에는 개원(開元 당현종 초기의 연호. 713~741)의 태평한 정치를 이룩하였으나, 이임보(李林甫)와 양국충(楊國忠)을 재상으로 등용하였을 때에는 천보(天寶)의 화란을 초래하였다. 아! 신하가 명군(明君)을 만나기도 진실로 어렵거니와, 인군이 양신(良臣)을 만나기도 역시 어렵다. 바야흐로 지금은 명군과 양상이 서로 만나서 성의로써 서로 믿음성을 보이며 함께 유신의 정치를 도모하고 있으니, 천 년이나 백 년에 한 번 맞이하는 융성한 시대이다. 그래서 재상의 연표를 작성하는 데 있어서 시중(侍中)만을 적는 것은, 총재는 여러 직책을 겸임하고, 인주의 직책은 한 사람의 재상을 잘 선택하는 데 있으며, 모든 집사(執事) 이하는 여기에 참여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宰相年表
宰相之職。臣於治典論之矣。然爲宰相者得其君。然後道行於上而惠及於下。身榮於前而名顯於後。而君臣之相遇。自古以爲難也。帝者之世。君臣俱聖。故相與都兪於堂陛之上而成雍煕之化。王者之世。君臣俱賢。故相與勤勞於政事之間而致隆平之治。霸者之世。其君不及其臣。然能任之專。故亦能成一時之功。若夫中材之主。相得其人則治。不得其人則亂。如唐之玄宗相宋璟,張九齡則致開原之太平。用李林甫,楊國忠則速天寶之禍亂。噫。臣之遇君誠難。而君之遇臣亦難矣。方今明良相遇。誠意交孚。相與共圖維新之政。千百年之一盛際也。於是作宰相年表。獨書侍中者。亦以見冢宰之兼衆職。而人主之職在擇一相。百執事以下不與也。
'09 정도전 三峯集' 카테고리의 다른 글
410)정도전 삼봉집 제13권 조선경국전 상(朝鮮經國典 上)/치전(治典) /보리(補吏) (0) | 2018.01.27 |
---|---|
409)정도전 삼봉집 제13권 조선경국전 상(朝鮮經國典 上)/치전(治典) /입관(入官) (0) | 2018.01.27 |
407)정도전 삼봉집 제13권 조선경국전 상(朝鮮經國典 上)/치전(治典) /관제(官制) (0) | 2018.01.27 |
406)정도전 삼봉집 제13권 조선경국전 상(朝鮮經國典 上)/치전(治典) /총서(總序) (0) | 2018.01.27 |
405)정도전 삼봉집 제13권 조선경국전 상(朝鮮經國典 上)/교서(敎書) (0) | 2018.0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