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정도전 三峯集

449)정도전 삼봉집 제13권 조선경국전 상(朝鮮經國典 上) /예전(禮典) /유일을 천거함[擧遺逸]

이름없는풀뿌리 2018. 1. 27. 08:30

유일을 천거함[擧遺逸]

 

선비로서 초야에 묻혀 있는 사람들 중에는 혹 도덕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혹은 재능을 품고 있으면서도 발탁되지 못한 사람도 있다. 진실로 위에 있는 사람이 정성스럽게 구하고 근실하게 찾지 않으면 그들을 나오게 해서 그들을 등용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후한 예로 부르고 높은 관작으로써 대우하는 것이니, 옛날의 철왕(哲王)들이 지극히 훌륭한 치세를 이룩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렇게 한 때문이었다.

전하는 즉위 초에 유사에게 거듭 밝히기를,

 

“경학(經學)에 밝고 행실이 닦여지고 도덕이 겸비하여 가히 사범이 될 만한 사람, 식견이 시무(時務)에 능통하고 재주가 경국 제세(經國濟世)에 알맞아서 사공(事功)을 세울 만한 사람, 문사(文辭)에 익숙하고 필찰(筆札)에 솜씨가 있어서 문한(文翰)의 임무를 맡을 만한 사람, 율산(律算)에 정통하고 이치(吏治)에 달통하여 백성을 다루는 일을 감당할 만한 사람, 지모나 도략(韜略)이 깊고 용기가 삼군(三軍)에 으뜸이어서 장수가 될 만한 사람, 활쏘기와 말타기에 익숙하고 돌멩이를 던지는 일에 솜씨가 있어서 군무를 담당할 만한 사람, 그리고 천문(天文)ㆍ지리(地理)ㆍ복서(卜筮)ㆍ의약(醫藥) 중에서 한 가지 특기를 가진 사람들을 세밀히 찾아내서 조정에 보내라.”

하였으니, 이것으로써 전하의 자리를 사양하여 어진 이를 구하는 아름다운 뜻을 볼 수가 있다.

 

 

擧遺逸

士之伏於下者。或抱道德而不求聞達。或懷才能而不見擢擧。苟非上之人。求之誠而訪之勤。無以致其至而得其用矣。故厚禮以徵之。高爵以待之。古先哲王之所以興至治也。殿下卽位之初。申命有司曰。其有經明行修。道德兼備。可爲師範者。識通時務。才合經濟。可施事功者。習於文辭。工於筆札。可當文翰之任者。精於律筐。達於吏治。可當臨民之事者。謀深韜略。勇冠三軍。可爲將帥者。習於射御。工於捧石。可當軍務者。天文地理卜筮醫藥或攻一藝者。備細訪問。敦遣于朝。可見殿下側席求賢之美意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