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설날의 고향에서
(1)
싱싱한 해산물이
넘쳐나는 특화시장,
87세의 어머니, 형제들, 조카들
84세의 장모님, 처남들, 조카들
아픈 사람, 힘든 사람, 어려운 사람들
(2)
겨우 대여섯 살 때였던가?
참외 수박밭 덩굴이 뻗어날 즈음,
아버지는 거기 잡풀이 돋아나지 말라고
뒷장불에 가서 모래를 지게의 바작에 가득 채워 져 날라
돌방재 너머 해창의 수박밭에 깔곤 하셨다.
난 그런 아버지를 따라가
그 무거운 모래 짐을 지신 아버지 앞을
아장아장 걸었던 기억이 있다.
아장아장 걷다 못해
벌레가 나타나면 벌레와 놀고
꽃이 보이면 꽃을 꺾고
개울이 나타나면 물장구치고
등짐을 진 채로 그런 아들을
미소로 내려다보시던 기억이 난다.
그 때 아버지는 얼마나 무거우셨을까?
(3)
그런 고향의 추억이 서린 길을 가 봤다.
아내가 어렸을 적 뛰 놀던
처가의 뒤꼍 묫마당,
장인어른 게신 앞산 밤밭,
판교읍내를 가로질러 학교 가는 등굣길,
해창 물구내,
둠벙이 있는 똘뚝길 끝자락 뒷장불,
거기 종교문제로 크게 다투고 집을 나가는 형이 걱정되어
뒤를 밟아 가 보니 멀리 수평선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뒷장불 절벽 아래 형의 모습,
곰솔밭이 끝없이 이어지고 슴갈목까지 아스라이 S자로 이어진
하얀 백사장 너머 개구리 눈알을 굴리던 뚱장어와
햐얀 거품을 피워 올리며 유난히 큰 빨간 집게발을
여권처럼 펼처들던 농게가 놀고 있던 갯펄,
아이들과 뛰놀던 돌방재,
잡초에 묻힌 감나무 과수원집 아래 옛집,
홍수네, 석순이네, 장근이네, 형수네, 하봉이네, 복만이네들이
골목골목 자리한 동네길을 지나
어머니 농사지으시던 똥뫼 가는 길,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읍내 학교 가던 섭다리가 있는 질척한 똘뚝길...
그러한 길들을 주마간산으로 돌아보았다.
배달9216/개천5917/단기4352/서기2019/02/05 이름 없는 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1) 서천 특화 수산 시장에서
2) 장인어른 산소 갔다 오는 길
3) 6대조 통정대부 萬一 할아버지와 淑夫人 묘지 아래의 후손들이 있는 先山
4) 해창 물구내 풍경
5) 둠벙이 있는 똘뚝길을 따라 곰솔밭너머 백사장이 있는 뒷장불 가는 길
6) 뒷장불 백사장 풍경
7) 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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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ing / Lhasa De S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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