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내가본야생화

큰제비고깔꽃2(20/08/11, May it be_반지의 제왕 OST / Enya)

이름없는풀뿌리 2020. 8. 11. 13:41
요즈음 – 큰제비고깔꽃2 – 法이란 글자를 쓴 손바닥 쫙 편 아이들 파랗게 살라하며 모여서 소리치는데 벌떼들 法 바꾼다며 매달려서 애쓴다.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08/11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큰제비고깔꽃2 (1) 얼마 전 산행길에 큰제비고깔을 보고 반지원정대의 간달프가 쓴 고깔모자가 연상되었고 그 원정대의 호빗들이 생각났다. 그래서 지난 주말 넷플릭스에서 반지원정대를 다시 보았다. 다시 보아도 시사하는 바가 많은 명작이었다. 그러한 판타지 명작의 모델인 소설이 1940년대에 씌여졌다니 더더욱 놀랍다. (2) 암흑군주 사우론이 만든 절대반지 같이 한번 만들어지면 부수기 어려운 사상과 법이 얼마나 무서운지 히틀러의 나찌즘, 막스의 공산주의를 보아도 잘 알 것이다. 나찌즘은 여가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공산주의는 퇴락일로에 접어들었지만 그들을 물리치기 위해 인류는 쓸 데 없는 실험을 해야했고 희생을 감내해야했고 그걸 부수기 위해 인류는 세계대전과 같은 반지원정대가 겪은 고초를 감수해야했다. 그러한 고통의 시대에도 간달프 같은 인도자가 있었기에 극복할 수 있었다. 간달프는 宗敎, 書籍, 信念, 主義일 수도 있겠다. 빌보가 살던 작은 요정들이 사는 토굴집 동네 샤이어에서 시작하는 장면은 우리의 한얀 옷을 입던 구한말이 연상된다. 악의 절대반지를 부수기 위해 운반자 프로드가 모르도르로 가는 길에는 골룸같은 이중인격자인 친구의 속삭임도 있었고 사우론, 나즈굴, 사루만, 오르크, 발로그, 보로미르, 실롭, 세오덴등 적들이 우글거렸지만 아라곤, 아르웬, 스트라이더, 엘론드, 레골라스, 엔트, 파라미르, 김리, 메리, 피핀, 프레더등 친구들이 있었기에 절대반지를 불구덩이에 집어넣어 파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늙은 빌보를 데리고 그들의 고향 샤이어로 돌아 갈 수 있었다. (3) 지금 이 시대 절대반지를 끼고 기회는 불평등하고, 과정은 불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롭지 못한 일이 너무나도 많고 잘못하면 사과해야 할텐데 사과는커녕 아주 잘했다고 되레 큰소리 치는 이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 절대반지를 불구덩이에 넣는 일은 프로도가 겪은 고초 만큼이나 험난한 길일까? (4) 큰 제비 고깔의 꽃잎을 살펴보니 새까만 수술이 파란 꽃잎 속에 숨어있다. 마치 法을 잘 지키라며 法자를 손바닥에 써서 펴보이는 아이들 같은데 꿀따려고 벌들이 잉잉거리며 달려드는 모습이 마치 法을 바꾸어 不法을 合法化하려는 노력으로 보였다.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08/11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남한산성의 큰제비고깔꽃을 보며... 聽松 김송배 추천 0 조회 36 19.08.22 08:58 큰제비고깔 (미나리아재비과) Delphinium maackianum Regel 한여름의 절정은 7월 말에서부터 8월 초, 이때가 되면 우리 주변에 다투어 피어나던 봄꽃은 사라지고 열매가 성숙하여 가는 시기입니다. 해발 1,000m 이상의 높은 산에 올라가야만 곱고 귀한 꽃을 만날 수 있습니다. 큰제비고깔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식물도감의 설명에 따르면 큰제비고깔은 우리나라에서는 경기 이북의 높은 산과 만주, 우수리강, 헤이룽강에 분포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꽃이 남한산성의 북쪽 성벽 밑에 자라며 한여름에 꽃을 피웁니다. 남한산성의 해발고도는 500m를 넘지 않습니다. 이 꽃이 언제부터 이곳에 자라고 있었는지 알 수는 없으나 제가 만난 지도 10년이 되어 갑니다. 올해도 8월 초 한더위에 남한산성의 그 장소를 찾아갔습니다. 예년과 다름없이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큰제비고깔은 햇볕이 잘 드는 양지에 낙엽이 깊게 쌓여 부식질이 풍부한 습윤지(濕潤地)에서 자란다고 합니다. 사람이 다니는 산길 옆이나 약간의 공간이 터진 산기슭에 자랍니다. 그런데 예년과 달리 남한산성 그곳의 환경이 바뀌고 있었습니다. 대대적인 성벽 보수공사로 큰제비고깔이 있는 등산로의 통행을 막은 탓에 칡 등 덩굴식물과 주변 나뭇가지가 무성하여 자생지가 숲에 묻혀가고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다니는 등산로라서 터진 공간에 훤칠한 멋진 모습이 드러났는데 올해는 그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줄기와 잎 등 전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가 없을 정도로 풀숲에 묻혀 있었습니다. 그 상태에서도 벌, 나비 등 수분 매개체를 유인하기 위해 꽃대를 높이 올리느라 기를 쓰는 모습이 여실히 드러나 보였습니다. 환경 변화에 따른 생존의 몸부림을 보는 듯했습니다. 존자강(存者强)을 일러주는 듯한 남한산성 큰제비고깔 큰제비고깔은 대표적인 고산성 식물로서 여름철의 고온에 매우 취약해 직사광선을 피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장소에서만 자라는 까다로운 식물입니다. 옮겨 심는 것도, 재배도 매우 힘든 식물이라 합니다. 이 꽃이 서울 도심이나 다름없는 남한산성에 자라고 있으니 신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 장소의 특수성일까? 아니면 그곳에 자라고 있는 큰제비고깔의 특별함일까? 식물 세계의 신비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비고깔은 꽃 모양도 매우 특이합니다. 고깔처럼 보이는 다섯 개의 보랏빛 조각은 꽃잎이 아니라 꽃받침잎입니다. 꽃잎은 고깔 모양의 꽃받침잎 안에 꽃술처럼 생긴 시커먼 부분입니다. 마치 날개를 펴고 있는 박쥐 또는 두 발로 서 있는 새 모양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북부지방에 자생하며 러시아, 몽골, 중국 등지에 분포합니다. 이름은 꽃 모양이 제비처럼 날렵하고 고깔을 닮았다고 해서 제비고깔이라고 불렀다고 하는 설을 비롯하여 고깔 속에 제비 새끼들이 웅크리고 있는 데서 유래했다거나 꽃봉오리가 제비를 닮았고, 펼쳐지면 고깔 모양이라서 제비고깔이라고 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서양에서는 꽃봉오리가 돌고래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그리스어로 돌고래를 뜻하는 델핀(delphin)으로부터 학명 델피니움(Delphinium)이 유래했다고 합니다. 큰제비고깔은 제비고깔 속(屬)에서 키가 가장 큰 종(種)입니다. 제비고깔은 키가 60cm 정도이며 꽃받침잎이 진한 남색인데 큰제비고깔은 1m 정도이며 엷은 보랏빛입니다. 국립수목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백두대간 및 임도 주변의 노출된 지역에 열 곳 미만의 자생지가 있으며, 개체 수도 많지 않다.’고 하며 ‘고산성 희귀식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 귀한 식물이 어떻게 해서 남한산성 성벽 아래에 자리 잡아 자라고 있을까? 그 생존의 비밀이 자못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우거진 덤불 속에 묻혀 아등아등 키를 높이 세워 꽃을 피운 모습이 안타까울 정도였습니다. 당연한 듯한 이 현상을 보며 많은 것들을 생각해 봤습니다. 남한산성의 큰제비고깔은 DNA가 어느 종(種)보다도 환경 변화에 더욱더 잘 적응하는 종인가? 적자생존(適者生存)이란 이를 두고 한 말인가? 그렇다면 사람이 캐어 가거나 훼손하지만 않는다면 남한산성의 큰제비고깔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변함없이 살아남을 수 있는 강한 종일까? 끊임없이 변하는 자연 세계에서는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입니다. 약육강식이 횡행하는 정글의 법칙에서도 살아남는 것이 강한 것입니다. 남한산성의 큰제비고깔에서 생존을 이어가는 현실은 강자존(强者存)이 아니라 존자강(存者强)임을 실감합니다. 지질사(地質史)를 훑어보면 동물이건 식물이건 자연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멸종에 이르렀습니다. 매머드나 공룡이 작거나 힘이 없어서 멸종한 것이 아닙니다. 식물도 그러합니다. 석탄 자원이 만들어진 데본기, 석탄기의 인목(鱗木), 봉인목(封印木) 등 식물은 오늘날 석송과 쇠뜨기 같은 양치식물이지만 이들은 키가 십수 m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이산화탄소 감소라는 지구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멸종된 고생대 식물입니다. 그런데도 멸종한 고대 동식물과 유사한 계열의 도마뱀이나 속새, 쇠뜨기 등은 현재 존재하고 있습니다. 먹는 양을 줄이거나, 먹이를 바꾸거나, 덩치를 줄이거나 어찌했든 간에 환경변화에 맞게끔 변화한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동식물이 살아가는 자연의 세계이건 사람이 살아가는 인간 세계이건 살아남는다는 생존의 법칙은 서로 다를 바가 없다고 봅니다. 냉혹한 국제사회 질서와 힘겨루기 세상사에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탈리오법칙(lex Talionis)이 논리적이고 정의로우며 자신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궁극적 이상(理想)을 좇다가 현실과 이상을 결합한 실질적 해법, 생존이 위협받는다면 만사가 헛된 꿈이 됩니다. 파당적 진영논리와 이념대결이 격렬해지는 것이 현실이라면 상호 간에 실존의 문제가 생깁니다. 큰제비고깔의 이상향(理想鄕)은 한여름에도 서늘한 고산지대의 노출된 산기슭입니다. 하지만 남한산성의 큰제비고깔은 이 여건과는 전혀 동떨어진 낮은 지대의 성벽 아래에서도 없어지지 아니하고 현존(現存)해 왔으며 또한 바뀐 환경에 따라 변하고 있습니다. 왜, 무엇을 위해서일까? 이로부터 뭔가를 배울 법도 하건만 큰제비고깔은 말이 없습니다. 한갓 풀떼기의 생태를 보며 우리가 사는 세상의 해결 가능한 현실적인 해법을 찾을 것 같은 생각이 들면서도 그 답이 오락가락하니 답답한 마음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2019. 8. 8 남한산성 큰제비고깔 앞에서) May it be(반지의 제왕 OST)/ Enya May it be An evening star Shines down Upon you May it be When darkness falls Your heart Will be true You walk a lonely road Oh how far you are from home Morrinie utulie(darkness has come) Believe and you will find your way Morrinie utulie(darkness has come) A promise lives within you now May it be The shadow's call Will fly away May it be You journey on To light the day When the night is overcome You may rise To find the sun Morrinie utulie(darkness has come) Believe and you will find your way Morrinie utulie(darkness has come) A promise lives within you now A promise lives within you now 그대 앞길을 환히 밝히는 빛나는 저녁별이 되게 하소서 암흑이 드리워질때 그대 가슴에 진실이 녹아들게 하소서 외롭고도 외로운 길을 걸어서 그대 고향을 떠나 얼마나 먼길을 왔던가 암흑이 다가와도 믿음으로 나아간다면 길을 얻을 것이오 암흑이 드리워져도 그 약속은 그대 안에서 살아서 움직이리니 어둠 속 망령들의 외침을 떨쳐버리게 하소서 낮같이 불밝히는 그런 여정이 되게 하소서 암흑이 압도할지라도 그대 태양을 찾아서 일어서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