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역사의 뒤안길

추미애에게(20/09/18)

이름없는풀뿌리 2020. 9. 16. 10:44
요즈음 – 추미애에게 – 하게 감추려는 더러운 과거지사 련을 두지 말고 이제 곧 물러가면 정이 넘쳐 그랬다 이해라도 해주리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09/18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추미애에게 (1) 전염병과 힘든 경제로 힘든 국민들의 머리를 정의를 관장하는 법무장관의 구설수로 더 어지럽게 한다. 아침 친구에게서 아래와 같은 문자가 왔다. 한번 읽어보고 자칭 이름 없는 시인인 나에게 시조 한 수를 지어보라는 것이었다. 생각나는 대로 지어서 바로 보냈는데 수고했다며 점심 사겠다고 하였다. 방랑시인 김삿갓(金炳淵)은 추미애를 그리워하였다.​ 김삿갓(1807~1863)은 조선후기 풍자·방랑 시인이다. 본관은 안동 김씨(新)안동김씨 로 본명은 김병연(金炳淵)이다. 자는 성심(性深), 호는 난고(蘭皐)이다. 선대의 조상을 살펴보면 9대 조부는 병자호란 때 척화대신으로 유명한 청음 김상헌의 사촌형인 형조참판을 지낸 김상준이며 5대조부는 황해도병마절도사 김시태, 고조부는 전의현감 김관행, 증조부는 경원부사 김이환이다. 한자로 표기할 때는 삿갓 립(笠)자를 써서 김립(金笠)이라고도 한다. 그의 조부 김익순이 홍경래의 난 때 선천 부사로 있다가 항복한 것을 두고 비난하는 시로 장원 급제한 것을 수치로 여겨, 일생을 삿갓으로 얼굴을 가리고 단장을 벗을 삼아 각지로 방랑을 했다. 도처에서 독특한 풍자와 해학 등으로 퇴폐하여 가는 세상을 개탄했다. 그의 수많은 한문시가 구전되고 있다. 그중에 金笠(金炳淵) 蘭皐 김삿갓이 지은 詩 추미애를 그리며 漢詩는 언제나 입가에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 秋美哀歌靜晨竝(추미애가정신병) 김삿갓詩 秋美哀歌靜晨竝 추미애가정신병 가을날 곱고 슬픈 노래가 새벽에 고요히 퍼지니 雅霧來到迷親然 아무래도미친연 아름다운 안개가 홀연히 와 가까이 드리운다. 凱發小發皆雙然 개발소발개쌍연 기세 좋은 것이나, 소박한 것이나 둘 다 그러하여 愛悲哀美竹一然 애비애미죽일연 사랑은 슬프고 애잔하며 아름다움이 하나인 듯하네. 번역을 빼고~ 한글만 읽으면 신통하다, 어쩜 이런 여자를 욕하는 방법, 세월을 미리 내다본 거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은 우연일까~?? (2) 우리는 왜 좀 큰 정치인을 가질 수 없을까? 이 사회의 리더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국민에게 좀 스트레스를 준다고 판단되면 솔직함을 보여주고 고백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을까? 참으로 반쪽인 이 대한민국의 불행이다. 친구의 점심 약속은 불발 되었다. 배달9217/개천5918/단기4353/서기2020/09/18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신용호의 시선] 추미애 리스크, 여당을 뒤흔들다 [중앙일보] 입력 2020.09.18 00:41 모든 일에는 전조가 있다. “소설을 쓰시네”의 전조는 지난 3월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법사위에 출석해서다. 당시 태도는 ‘야당 무시’ 딱 그거였다. 거슬리는 질문엔 답을 하려 하지 않거나 곤란한 질문엔 아예 장황한 동문서답식 답변을 했다. 딴생각을 하다 답변을 놓치기도 한다. 같이 티격태격한 걸 보면 야당의 수준도 비슷했지만, 그가 오만했다는 생각은 떠나질 않았다. 하이라이트는 팔짱 끼기다. 오신환(미래통합당 전 의원)이 당시 특정 사건에 대한 장관의 압수수색 지시의 부당성에 대해 따져 묻자 추미애는 불쾌한 듯 질의를 듣다 팔짱을 낀다. 20여초를 그렇게 있었다. 의원 질의에 장관이 팔짱을 끼는 건 노골적인 무시다. 5선의 그가 국민을 대신해서 질의하는 걸 모를 리 없다. 법사위 민주당 위원 몇몇이 회의 후 모였는데 “(태도가) 그게 뭐냐. 정말 불안하다. 총선 때까지 가만있어 주기만 하면 좋겠다”는 걱정을 나눴다고 한다. 걱정은 현실이 됐다. 지난 7월 27일 법사위. 윤한홍(국민의힘 의원)이 아들의 군 특혜 의혹 수사를 지휘한 동부지검장이 승진한 것을 두고 ‘보은 승진이 아니냐’고 따지자 추미애는 “소설을 쓰시네”란 말을 내뱉는다. 지난 3월 팔짱 끼는 그를 보며 언젠가 여권에 부담이 될 큰 일을 내리라 짐작했다. 오만함이 만든 ‘추미애 리스크’는 그렇게 확실히 고개를 쳐들었다. 사실상 “소설을 쓰시네”가 사소할 수도 있었던 의혹을 ‘조국 시즌 2’로 키웠다. 추미애는 독특한 캐릭터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그와 오랜 시간을 보낸 의원들 중 혀를 내두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개 자기 중심적이어서 자신밖에 모르는 행동들로 인한 불만이다. 예컨대 당 대표 시절, 실무책임자 의견도 묻지 않고 실무자 인사를 해버리는 식이다. 윤석열(검찰총장)을 식물총장으로 만든 안면몰수 코드 인사도 추미애니까 가능하다고들 한다. 그런 추미애를 구하겠다고 민주당이 사활을 걸고 있다. 국방부와 권익위까지 나서 모양새를 구겼다. 당은 일단 특혜 의혹이 위법한 사안이 아닐 거라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조국 사태 때처럼 밀리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강하다. 한 중진 의원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밀리면 끝이라 본다”고 말했다. 근데 176석의 여당, 이 황급한 코로나 시대에 ‘추미애 올인’이 웬 말인가. 지나친 집착은 오히려 역풍을 불렀다. 당 대변인은 아들 서씨가 군대 간 일을 “안중근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고 해 파문을 일으켰다. “카톡으로 휴가 연장 가능” “제보 사병은 단독범이라 볼 수 없다” “카투사는 편한 군대” 등의 막말도 부메랑이 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모든 악재가 추미애의 태도, 즉 오만에서 비롯된 거라면 지나친 과장일까. ‘팔짱’과 ‘소설’을 넘어 끝까지 아무 잘못이 없다는 태도까지 모두 ‘분노 유발’ 그 자체라서다. 실제 국회에서 조금만 자세를 낮췄다면, 논란이 불거졌을 때 먼저 진심으로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였더라면 일이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거다. 거기다 사람들은 추미애의 태도와 그가 부채질한 불공정에 불만인데 불법이 아니라 문제가 없다는 여당의 인식은 화를 더 돋울 뿐이다. 언제부터 민주당이 법을 그리 중시했는지 모르지만, 뻔한 잘못을 위법이 아니라며 버티다 민심을 잃는 경우를 허다하게 봐왔지 않나. 당에 쓴소리하다 ‘문자 폭탄’을 전문으로 받는 박용진(의원)이 지난 26일 "의혹 자체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교육과 병역은 국민의 역린이다. 그래서 낮은 자세로 이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면서다. 그에게 왜 그랬는지를 더 물었다. 그는 "불법이냐 합법이냐는 검찰에서, 규정은 국방부에서 따지면 된다. 우리는 국민의 마음을 사야 하는 사람들이 아니냐”며 "국민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잘하고 있나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대중과 노무현의 길은 대중노선이기 때문에 성공했고 이는 상식과 눈높이에서 시작했던 것”이라며 "이게 민주당의 길이다.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미래를 향해 가야 한다”고 했다. 상식적이고 합당한 지적이다. 그런 걸 저당에선 왜 박용진만 말하는지. 법조인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의 스타일로 봐선 이번 사안을 놓고 당장 이런저런 결단을 내릴 것 같지 않다. 양대 대선주자 이낙연(당 대표)·이재명(경기지사)도 현재까지 추미애를 감싸는 쪽이다. 장관 임명 제청권을 가진 총리 정세균도 "민망하다”곤 했지만 거기까지가 다일 것 같다. 다들 이러니 큰일인 거다. 신용호 논설위원 [사설] 秋 “나와 아들이 피해자” 與 “카톡 휴가” 尹 ‘황당 억지’ 끝없는 궤변들 조선일보 입력 2020.09.16 03:26 추미애 법무장관이 아들 서모씨의 병역 특혜 의혹과 관련해 14일 국회에 나와 “저와 아들이 가장 큰 피해자"라고 했다. 특권과 반칙 의혹으로 몇 달째 국민을 분노하게 만든 사람이 자신들이 가장 큰 피해자라고 한 것이다. ‘추 의원 보좌관이 휴가 연장 청탁 전화를 했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일관된 진술이다. 지금까지 “그런 사실 없다"던 추 장관은 “시킨 일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면서 ‘보좌관이 전화했는지 확인해봤느냐’는 야당 의원 질문에 “확인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어느 나라 말인지 알 수 없는 희한한 답변이다. 이제는 아들이 직접 보좌관에게 부탁했다는 쪽으로 말을 맞춰간다. ‘민원실로 부모가 전화했다’는 국방부 발표에 대해 추 장관은 “나는 전화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그럼 부모 중 아버지가 전화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남편에게는 물어볼 형편이 안 된다. 주말부부라서”라고 했다. 전화로 확인도 못 하나. 궤변이 따로 없다. 추 장관은 지난 인사청문회 때는 “남편이 서울에 거주한다”고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 청탁 의혹에 대해선 “능력을 가진 아들을 (군에서) 제비뽑기로 떨어뜨렸다”고 했다. 자기 아들만 사람인가. 그런데도 여권은 비호만 한다. 심지어 원내대표는 “카톡으로 휴가 연장이 된다”고 한다. 세계에 그런 군대가 있나. 이낙연 대표는 “사실관계는 많이 분명해졌다”고 했고 정세균 총리는 “경질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국방장관은 ‘추미애 안보’에 영일이 없다. 대정부 질문인데 질문은 않고 추 장관 변호만 하다가 들어간 여당 의원도 있었다. 위안부 피해자 성금 유용 혐의가 인정돼 재판에 넘겨진 민주당 윤미향 의원은 어제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의 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검찰에 의해 부정당한 할머니의 삶을 기억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치매 걸린 할머니를 앞세워 앵벌이를 해 오더니 궁지에 몰리자 이제 할머니를 방패막이로 쓰려 한다. 패륜이 따로 없다. 윤 의원은 치매 걸린 길 할머니가 받은 상금 등을 기부토록 했고, 가족이 있는데도 자신을 대리인으로 하는 유언장을 몰래 작성토록 했다. 길 할머니 계좌에서 뭉칫돈이 수시로 빠져나간 것을 할머니 가족이 발견하고 해명을 요구하자 쉼터 소장이 무릎을 꿇었다. 왜 그랬겠나. 결국 검찰 수사로 쉼터 소장과 윤 의원이 함께 할머니 돈을 유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래도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 의원직에 대한 모독이다. [진중권의 퍼스펙티브] 헬조선의 마왕들에게 던지는 물음 [중앙일보] 입력 2020.09.16. 00:50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추미애 사태는 기어이 제2의 조국 사태가 됐다. 평등과 공정과 정의를 외치는 정권의 사람들이 실은 자기들의 성채에서 특권을 누려온 사실이 또다시 드러난 것이다. 대응의 기조도 그때와 똑같다. ‘적법’하다면 아무 문제없다는 것. 한 가지는 확실하다. 적법하다는 그 방식으로 서민들이 자식을 시험 없이 의전원에 보내거나 전화만으로 자식의 휴가를 연장하는 일은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과거엔 특권이라 비판했던 그들 자신의 ‘청탁’은 ‘미담’으로 둔갑 자기 아이만 특별히 여기는 엄마 정의 담당 부서의 장 자격 있나? 반칙이 규칙으로 굳어져버리고 촛불은 어느새 지옥불로 변해 범죄자들의 변명 기법 오래전에 조국 전 장관이 SNS에 이런 글을 공유한 적이 있다. ‘범죄자들의 변명 기법. (1) 절대 안 했다고 잡아뗀다 (2) 증거가 나오면 별것 아니라고 한다 (3) 별것 같으면 너도 비슷하게 안 했냐며 물고 늘어진다 (4) 그것도 안 되면 꼬리 자르기를 한다.’ 문재인 정권 또한 조국과 그 가족의 비위 의혹을 정확히 이 ‘기법’으로 처리했다. 추미애 사건도 같은 궤적을 그리는 모양이다. 처음에 추미애 장관은 아들 일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잡아뗐다. “소설 쓰시네.” 이는 금방 거짓말로 드러났다. 국방부에서 부모가 민원을 넣은 기록이 있다고 발표한 것이다. 의원실 보좌관이 부대로 여러 번 전화를 한 사실도 드러났다. 게다가 국방장관 정책보좌관이 통역병 선발과 관련해 여기저기 부적절한 청탁을 하고 다니다 “행동 조심하라”는 경고를 받은 사실도 밝혀졌다. 증거가 나오자 2단계로 넘어간다. “카투사 자체가 편한 보직이라 휴가를 갔냐 안 갔냐는 별로 의미 없는 얘기다.”(우상호 의원) “전화한 것은 사실인데 외압은 아니다.”(김남국 의원) “보좌진은 공사 경계선에 있어 문의 전화가 문제 안 된다.”(홍익표 의원) 심지어 “부모 자식 관계도 단절해야 하냐”(장경태 의원)는 항변, 심지어 “민원을 넣었다는 것은 권력을 행사한 게 아니라는 얘기”(설훈 의원)라는 궤변까지 나왔다. 사건이 ‘별것’으로 번지니 3단계가 시작됐다. 지지자들이 “너희 자식도 까 보라”고 외친다. 김남국 의원은 야당을 물고 늘어진다. “야당엔 군대 안 갔다 온 분들이 많다.” 그런데 확인해 보니 정작 병역을 면제받은 의원은 민주당이 야당보다 세 배나 많다. 병역을 면제받은 의원 2세 15명 중 14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이에 고무된 야당 의원들은 단톡방에서 군대 간 자식 사진 경연대회를 벌였다. 3단계까지는 여야 가릴 것 없이 고루 사용해 온 기법이다. 민주당 고유의 종적 특성이 드러나는 것은 역시 4단계. 왜? 민주당의 사전에 ‘꼬리 자르기’란 말은 없기 때문이다. 조국도, 윤미향도, 추미애도 자르지를 않는다. 민주당의 방법은, 그들이 아무 잘못도 하지 않는 대안 세계를 창조해 국민을 그리로 이주시키는 것이다. 그 가상현실은 물론 유치한 음모론과 맹랑한 미담으로 지어진다. 민주당의 김종민 의원은 이 모든 것이 “추 장관 중심으로 추진 중인 검찰개혁을 흔들어 보려는” 음모라고 주장한다. 김어준은 아예 “탄핵을 부정하는 태극기 부대 작품”이라고 규정한다. 이 음모론과 짝을 이루도록 뭉클한 미담도 만들어졌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익명의 카투사 출신을 내세워 서 일병이 ‘십자인대 파열’이었다고 말했다. 그가 굳이 안 가도 될 군대에 간 애국자였다는 것이다. 국방부에서는 이 모든 게 적법했다는 해명을 내놨다. 그 해명은 민주당과 조율을 거친 것으로 드러났다. 애초에 국방부가 아니라 민주당의 입장이었다는 얘기. 국방부가 법무부의 지청으로 전락한 것이다. 그마저도 거짓이었다. 그 일이 있기 석 달 전, 국방부에선 ‘진료 목적의 청원휴가는 최초 10일이며, 연장이 필요한 경우 군 병원 요양심사위원회를 거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최선의 방어는 역시 공격이다. 추 장관은 폭로자와 그의 증언을 보도한 방송사를 고소해 버렸다. 몇 년 전만 해도 그는 이렇게 말하고 다녔다. "내부 고발자는 큰 결심과 용기를 필요로 하고 고발 이후엔 배신자라는 주홍글씨를 안고 살아가는 게 현실입니다.” 그 고발이 자기를 향하니 생각이 바뀐 모양이다. 심지어 한 민주당 의원은 제보자를 범죄자라 부르며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장관이냐 엄마냐 분명한 사실은 서 일병이 휴가를 연장받는 과정에서 부모 중 하나가 국방부에 민원을 넣고, 보좌관이 세 차례 전화를 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통역병 선발 과정에도 민주당 출신 국방장관 정책보좌관의 로비가 있었다는 것도 사실로 밝혀졌다. 용산 배치 청탁 건 역시 ‘애초에 용산에 보내줬어야지’라는 서 일병의 글로 보아 사전에 그것을 위한 움직임이 있었으리라 추정하는 게 자연스럽다. 사실은 허구로 지은 그들의 매트릭스를 위협할 수밖에 없다. 그래선가? 추 장관이 발표한 사과문에는 일절 ‘사실’에 대한 해명이 보이지 않는다. 그저 국민이 반대하는 탄핵을 한 죄를 갚겠다고 국민이 시키지도 않은 삼보일배를 하다가 무릎을 다쳐 높은 구두를 못 신는 중증 장애를 얻었다는 둥 애절한 신파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과를 받고도 그게 ‘무엇’에 대한 사과였는지 아직 알지 못한다. 국회에 불려 나와서도 그는 ‘사실’의 확인을 모조리 피해갔다. "실제 보좌관이 전화했는지 여부, 또 어떤 동기로 했는지는 말씀드릴 형편이 못 됩니다.” 민원을 넣은 게 남편이었냐고 묻자 "주말부부라 남편에게 물어볼 형편이 못 된다”고 대꾸한다. 자신은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단다. "저는 검은 것을 희다고 말해 본 적이 없습니다.” 맞다. 그저 검은 것이 검다고 "말씀드릴 형편이 안 된다”고 했을 뿐. 불편한 사실을 차단한 채 망상으로 도피한 그는 그 안에서 아들과 함께 이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되었다. ‘스포츠 경영학을 공부한’ 제 아이가 외려 역차별을 받아 통역병 선발에서 떨어져서 억울하단다. 여기에 선발 방식이 면접에서 제비뽑기로 바뀐 게 자기 측에서 벌인 로비 때문이었다는 얘기는 빠져 있다. 국회 단상 위에서 그는 ‘장관’이 아니라 채 못 자란 어느 큰 아기의 ‘엄마’로 행동했다. 적법하면 문제 없다 ‘적법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청탁은 대개 ‘손타쿠’(忖度·다른 사람의 뜻을 헤아려 행동한다는 뜻)의 형식으로 이루어지므로 법정에서 직접적 지시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수사팀 역시 증인의 중요한 증언을 누락시켰던 그 사람들. 설사 의혹들이 사실로 밝혀지더라도 딱히 적용할 법률을 찾기도 어렵다. 기껏해야 김영란법 정도랄까? 이번에도 적법의 잣대로 윤리적 책임을 피해가겠다는 속셈이다. 조국 사태 때 봤던 그 패턴 그대로다. 이 사건의 본질은 그가 공인(公人)으로서 해서는 안 될 추잡한 짓을 했다는 것이다. 보좌관이야 아들과 평소에 알고 지냈다 쳐도, 국방장관의 정책비서관이 통역병 선발을 위한 청탁을 하고 다니는 것은 추 장관 본인의 관여 없이는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 사건에서 우리가 던져야 할 물음은 이것이다. ‘제 아이만 특별히 여기는 엄마가 한 나라의 정의를 담당하는 부서의 장을 하고 있어도 되는가?’ 추 장관은 24년 전 이런 말로 정치를 시작했다. "부잣집 딸이든 가난한 집 아들이든 사회에 나아갈 때는 누구나 동등하게 출발할 수 있는 기회 균등의 꿈이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2016년 당 대표 선거에선 이렇게 외쳤다. "금수저 가진 사람일수록, 고위공직자일수록 반칙을 통해 특혜를 누리고, 기회는 공정하지 않은 헬 조선이 되었다.” 그런 그가 대표가 되더니 반칙으로 특혜부터 누리려 했다. 그의 전임도 다르지 않았다. 그 역시 헬 조선의 현실을 목 놓아 규탄했다. “어느 집안에서 태어났는가가 삶을 결정해 버리는 사회, 끔찍하지 않습니까.” 그런 그들이 그 끔찍한 지옥의 높은 자리에 앉아 마왕 노릇을 하고 있다. 그 모든 파렴치에도 조국을 임명 안 하면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된다”고 했던 게 대통령. ‘좋음’과 ‘나쁨’의 기준이 뒤바뀐 분이니, 그의 역할을 기대할 수도 없다. 촛불은 지옥불이 되었다. 슬픈 것은 그 지옥의 수인(囚人)들이 ‘우리가 조국’이며 ‘우리가 추미애’라며 제 자식들을 태울 유황불에 열심히 풀무질을 한다는 사실. 과거엔 특권을 비판이라도 할 수 있었다. 이젠 그것마저 불가능해졌다. 왜? 반칙이 이미 규칙으로 굳어졌기 때문이다. 그들은 벌써 청탁을 ‘미담’이라 부르고 있다. 이 헬조선을 창조하신 대마왕께 묻고 싶다. 각하, "어느 집안에서 태어났는가가 삶을 결정해 버리는 사회, 끔찍하지 않습니까.”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