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 새해 예언 –
한쪽 눈 질끈 감고
휘두른
난도(亂刀)
5년
전염병 창궐해도
거두질 못하다가
보인다.
창살길 가는 외눈박이 뒷모습!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01/05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 난도(亂刀, 亂刀分屍) : 어지럽게 휘두른 칼에 시체가 여러 조각으로 나뉜다는 말
* 살창[箭窓] : 좁은 나무오리나 대오리로 살을 대어 맞추어서 만든 창문(여기서는 감옥)
덧붙임)
새해 예언(1)
한 해의 마지막 날.
물론 세월은 어떠한 마디도 없이
물처럼 그저 흐르지만
사람들이 낮과 밤 따라 시간을 토막 내어
마지막 날이라고 설정한
시간표를 따라가다 보니 건너야할 마디.
(2)
앞이 훤이 보이는 길.
왜 기를 쓰고 그런 길을 갈까?
훨씬 똑똑하고 잘난 사람들.
집단 바보 최면.
선악을 구분 못하는 마취.
깨어나려면 좀 힘들어 보인다.
배달9218/개천5919/단기4354/서기2021/01/05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살창
집필자 이우종(李雨鍾)
정의 울거미 속에 가는 살대를 짜서 만든 창.
개관
국어에서 ‘살’은 “창문이나 연鳶, 부채, 바퀴 따위의 뼈대가 되는 부분”으로 정의되고,
‘울거미’는 “얽어맨 물건의 겉에 댄 테나 끈”을 의미한다.
살창[箭窓]은 창호의 틀을 이루는 울거미 안에 뼈대가 되는 가는 살대를
필요에 따라 가로나 세로 또는 대각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엮어 만든 창이다.
한국건축의 살창에 쓰이는 울거미와 살대는 주로 가는 목재를 정교하게 가공하여 만들지만
민가의 소박한 창에는 싸리나무나 대쪽을 엮어 살대로 쓰는 경우도 있다.
창의 울거미 안을 전부 살대를 짜 넣어 채우기도 하지만 방에 출입하는 문 용도에
쓰일 경우 주로 울거미 아랫단 일부에 청판을 끼우기도 한다. 좌식생활 문화에 맞춰
만들어진 한국 주거건축에서는 방에 출입하는 호戶(방문房門)와 채광 및 조망을 위한
큰 창窓의 형태 구분이 하단의 머름 유무 정도로 모호한 경우가 많았으며,
이 때문에 살창에서 살대를 엮는 여러 유형의 방식들이 방의 창과 문에 두루 쓰인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고대 건축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고식古式 살창 형태는
벽에 고정된 인방이나 창틀에 직접 세로로 촘촘히 살을 끼워 안팎을 격리한 세로살창이다.
이 창은 붙박이여서 채광과 환기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휘장, 발, 덧문 등의
추가 요소가 필요하다. 세로살창은 중세 이후에도 문묘 등 의례용 건물이나
환기를 중시하는 창고의 창문, 부엌 등의 봉창에 쓰였다. 한편 민가 부엌 벽에 뚫은
봉창에 싸리나무, 나뭇가지나 대쪽 등으로 세로나 가로, 우물 정井 자 등
간단한 살대를 끼운 경우도 볼 수 있다. 이 유형의 현존 유물은 조선 후기 이후
만든 것이지만 이보다 앞서 고대 및 중세의 견실한 세로살창보다 좀 더
원시적인 형태의 살창은 아마 이러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세로살창이나 다양한 봉창에서
바람을 막고 빛은 들이고 싶을 때 살대 안쪽에 창호지를 바르기도 하였다.
이는 현존하는 대다수 살창에서 창호지를 붙잡아 주는 살대의 기원과 관계된
초기적 형태 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다.
참고로 위에서 세로살창이라 적은 창호는 학자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세로살창’이라는 이름은 김왕직(2007)의 사전에 쓰인 것이다.
반면 신영훈(1983)과 주남철(2001)의 저서에서는 이 유형의 창문만을 ‘살창’이라 불렀다.
장기인(2005)의 사전에서는 이 유형을 ‘사롱斜籠’, ‘사롱창斜籠窓’이라 지칭하면서
살창의 여러 정의 중 하나로도 다루었다. 『영건의궤』(2010)에서는 ‘사롱’은 창호가 아니라
대문이나 협문 상부에 홍살처럼 구성한 것을 뜻한다 하였다.
이는 장기인(2005)의 사전에 ‘사롱’의 두 번째 의미로 기재된 내용과 유사하다.
내용
대다수의 살창들은 건물의 창틀과 별개로 짠 울거미 안에 살대를 엮고 만든다.
개폐 방식과 살대에 종이를 바르는 정도, 살대가 엮이는 형태 등으로
채광·환기·조망·의장 효과 등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고대 건물의 판비板扉와 세로살창보다 정교한 세공이 필요한 진보된 형식이다.
채광이 가능한 살창에서는 창호지를 살대의 한 면에만 붙이며,
창호지 대신 얇은 비단을 댄 사창紗窓도 드물지만 쓰인다. 살대가 촘촘하면
창호지를 견실하게 잡아 주지만 빛을 가릴 수 있고, 살대가 성기면 빛이 좀 더 잘
들어오지만 견고함이 덜하다. 또한 살대를 엮어 만드는 무늬들의 의장 효과도
다양하기 때문에 한국건축에서는 기능과 위계에 따라 다양한 살창들이 통용되었다.
살창의 유형 중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것은 세살 또는 띠살이라 부르는 것이다.
띠살창(문에 쓰이면 띠살문)에서 세로살은 울거미 상하를 가로질러 촘촘하게 채워 넣으며,
가로살은 문 크기에 따라 3~5가닥에서 5~7가닥을 한 묶음으로 상단·중단·하단에
각각 가로지르는데 각 단 사이는 간격을 벌려 둔다. 이때 상단과 하단은 같은 수의
가로살을 쓰고 중단의 가로살은 그보다 한두 가닥 많은 것이 일반적이다.
창문이 작으면 각 단을 2~3가닥으로 처리하거나 중단을 아예 생략하기도 한다.
이들 못지않게 흔한 형태는 만살, 넉살, 정자살[井字箭] 또는 격자살이라 부른다.
울거미 안을 가로질러 가로살과 세로살을 같은 간격으로 촘촘하게 배치해서
정방형이 연속되는 격자를 만든 것이다. 세살, 만살은 분합에 많이 쓰인다.
촘촘한 만살과 달리 살대의 간격을 넓게 잡아서 획 사이가 넓은 쓸 용用 자나
우물 정井 자를 이루면 용자살, 범살이라 부른다. 살대 사이가 넓어 빛을 덜 가리므로
쌍창 안에 다는 미닫이 영창처럼 빛을 환하게 들이는 창에 쓰면 적합하다.
견고함과 의장적 효과를 위하여 범살의 살대를 좁은 간격으로 나란히
두 줄씩(쌍살, 곱살) 놓기도 한다. 이런 창문은 곱살창, 쌍줄범살창이라고 한다.
용자살은 영창 안쪽에 설치하여 빛과 외풍을 차단하는 흑창을 만들 때에도 잘 쓰인다.
이들은 창 양면에 종이를 두껍게 발라 살대가 노출되지 않으므로
단순한 짜임새를 취하는 것이다. 흑창이나 갑창을 만들고자 문 양면에 종이를 바를 때
울거미만 노출시키거나 종이로 전부 싸서 바른 창호의 가장자리 둘레에 따로 테를 대어
도드라지게 한 창호는 도듬문이라 한다. 울거미 속 면에는 서화를 붙여 치장하기도 한다.
사선 방향으로 살대를 놓을 경우 살대를 45도 방향으로 교차시키는 것은
교살 또는 빗살이라 부르고, 30도 또는 60도 방향이면 솟을살(소슬살)이라 한다.
이들은 가로살, 세로살과 섞어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격자살과 교살을 합친 것을
격자교살 또는 격자빗살이라 한다.
앞에 열거한 유형 외에도 가로 세로의 살대와 사선방향 살대를 간격과 길이에
변화를 주면서 조합하여 장식성과 상징성을 강화한 여러 유형이 있다.
가로살과 세로살이 丁자로 만나는 형태가 반복 조합되어 울거미 안을 채우면
과거에 계산에 쓰던 산가지 놓는 법에 빗대어 숫대살 또는 줏대살이라 한다.
팔각형 또는 육각형의 조합으로 장생하는 거북의 무늬를 연상시키면
귀갑살[龜甲箭]이라 한다. 완자살[卍字箭], 아자살[亞字箭], 귀자살[貴字箭]은
살대의 결속 모양과 특정 한자를 결부시킨 것이다. 각 유형에는 당연히
다양한 변형이 존재하며, 유형 사이의 조합도 무수해서 복잡한 무늬의 살창 중에는
어느 한 유형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것도 많다.
궁궐이나 사찰의 꽃살문은 살창의 살대를 꽃잎 모양으로 가공한 것이 많지만
아예 꽃을 통째로 직접 새기거나 판재를 투각해서 무늬를 만드는 등 화려함을 극대화한
예도 있다. 단순한 세로살창의 살대(장기인은 ‘사롱살’이라 지칭) 또한
소목장의 솜씨에 따라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
살대의 조합만이 아닌 살대 자체의 가공 형태도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대다수의 살창에서 살대의 창호지 붙이는 쪽 면은 평평하게 처리하지만 살대의 나머지
부분과 울거미는 시선에 노출되므로 적절한 쇠시리가 필요하다.
울거미의 면에는 요철을 두 줄 길게 넣는 쌍사를 치고 안쪽은 모접기를 하곤 한다.
살대는 웟면을 볼록, 오목, 쌍사로 가공할 수 있다. 장기인(2005)과 김왕직(2007)은
이 살대 윗면을 가공한 기법을 등밀이라 통칭한다. 반면 주남철(2001)은 윗면이
평평하면 등밀이, 오목하면 골밀이, 볼록이나 쌍사로 튀어나오면
배밀이로 구분해서 부른다. 한편 좀 더 고급스러운 형태로 위는 둥글고
양옆이 경사진 살대 단면에는 투밀이란 명칭이 일반적으로 쓰인다.
특징 및 의의
살창은 사용 목적과 미감에 따라 소박한 것부터 화려한 것까지 다양한 유형이 존재한다.
조선 말기 실학자 서유구徐有榘는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중 섬용지贍用志에서
중국의 창과 비교하여 우리나라 창은 문살이 빽빽하고 살대의 깊이가 깊으며
종이를 안쪽에 붙이기 때문에 햇빛을 들이는 데에 방해가 된다는 단점을 들어
우리의 살창 기법을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살창 겉으로 노출된 살대의 짜임은
단순히 창호지를 붙잡는 기능을 넘어 건물 의장의 중요한 일부이다.
밝은 실외로 드러낸 살대의 음영이 칸칸의 입면에 입체감 있는 문양을 전개하고,
등밀이한 살대의 잔잔한 굴곡이나 힘써 조각한 꽃살의 화려함이 다가가서 보는 이의
감흥을 더하는 것이 한국 살창의 아취라 생각된다.
참고문헌
알기쉬운 한국건축 용어사전(김왕직, 동녘, 2007),
영건의궤(영건의궤연구회, 동녘, 2010),
임원경제지-섬용지1(서유구, 임원경제연구소 역, 풍석문화재단, 2016),
한국건축대계1-창호(장기인, 보성각, 1993),
한국건축대계4-신편 한국건축사전(장기인, 보성각, 2005),
한국의 문과 창호(주남철, 대원사, 2001),
한국의 살림집(신영훈, 열화당, 1983),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korean.go.kr),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encykorea.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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