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 산성길40(들꽃 길3) –
꽉 갇힌 도시에선 못 맡을 들꽃 내음
길 건너 교회당만큼 가까이 즐비한데
지금껏 콘크리트 속 헤매면서 보냈다.
배달9219/개천5920/단기4355/서기2022/05/20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산성길40(들꽃 길3)(1)
자동차!
붙어서 떨어질 수 없는 애증의 껌딱지!
수리를 맡기며 이른 아침 출발.
몇 번 가본 구간이지만 주변 도시개발로 들머리 찾기가 쉽지 않다.
등로에 올라서니 쥐똥나무꽃, 국수나무꽃이 이어지고
은방울의 예쁜 잎사귀가 뒤덮은 소로를 따라
영장산을 지나, 마을 사람들이 아침 운동하는 소공원을 지나
구름다리를 건너 불망비를 거쳐 남문 도달.
(2)
산성 숲엔 청초한 쪽동백꽃의 진동하는 香.
허연 머리칼마저 벗겨진 할미꽃이 있는 비밀의 공원을 지나
편안한 조망처 제2남옹성에서 물 한 모금을 마신 후
성안에 터를 잡은 구슬붕이, 붓꽃, 고삼, 찔레, 봄맞이, 딱지꽃을 보며
제3남옹성을 지나니 아까시와 으아리가 香을 뽐내고
성밖길을 따라 내려간 시구문 밖의
천남성도 레코드 바늘 같은 꽃을 내리고
참꽃마리는 아직 맑은 이마를 빛내고 있다.
(3)
人工의 콘크리트로 만들어낸
자연을 밀쳐버린 도시에 점령당하여
그 속에 갇혀 살아가는 삶.
그래야 살아갈 수 있다 해도 한 발짝만 나서 봐도
도시에 갇혀있기 보다는 도시를 둘러싼 산야가 보이고
산야에 갇힌 도시는 다만 손바닥만한 땅을 점유하고 있을 뿐임을 깨닫는다.
죽은 살점의 세포에 불과한 콘크리트 도시를 버리면
넓은 산야의 곳 곳
이 꽃 가는가 하면 곧 이어 저 꽃 다가오고
보았던 꽃이지만,
작아서 잘 보이지도 않는 꽃이지만
큰 기쁨과 웃음을 주는 의미를 깨닫게 해 주는
성서요 불경이요 꾸란이다.
산야에 간다는 것은 교회, 사찰, 모스크에 가는 길이다.
배달9219/개천5920/단기4355/서기2022/05/20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1) 123층 빌딩이 보이는 탄천을 지나서...(07:15)
2) 복이 내리는 우물이 있는 복정동 주민센터 모퉁이를 돌아서...(07:30)
3) 찾기 어려운 성남시계 누비길 1구간 들머리(07:40)
4) 영장산 자락의 족제비싸리꽃(08:10)
5) 헌릉로를 건너는 구름다리(08:50)
6) 남문(복정역에서 7.5km, 10:20)
7) 남문 숲의 쪽동백나무꽃(10:25)
8) 찔레꽃 향 아찔한 비밀의 화원 가는 길(10:44)
9) 제2남옹성의 구슬붕이(11:05)
10) 붓꽃 잔치인 제2남옹성
11) 고삼, 멍석딸기꽃, 찔레꽃등 들꽃들의 세상인 제2남옹성
12) 아까시와 으아리가 지키는 제3남옹성(11:25)
12) 시구문의 천남성, 참꽃마리(11:45)
13) 오늘의 여정
[강자매단지-탄천-복정역-영장산-불망비-남문-남옹성-시구문, 10km, 3시간30분]
꿈길 / 양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