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 산성길43(장마의 틈7) –
가지고 있는 것은 열심히 알려야지
가만히 숨죽이고 앉아서 기다리다간
세월은 앞만 보면서 줄달음쳐 가니까
배달9219/개천5920/단기4355/서기2022/07/19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산성길43(장마의 틈7)(1)
무더위에 헉헉거리며
장마의 틈에 오른 산성의 끝.
봄 가뭄이 심했던 탓인지
노루발, 처녀치마, 타래난, 청닭의난등
작년에 보았던 그 자리에 그들은 보이지 않는다.
예초된 남옹성과 성밖길등의 실망.
그렇게 그들을 만났던 지난 세월은 가버리고 오지 않는다.
다시 기회가 온다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그럼에도 시구문 밖
노루오줌의 씩씩한 군락과
풀솜대의 영롱한 열매가 조금은 기쁨.
비 오듯 한 땀에 풀린 다리에 힘이 생기며 귀가.
(2)
땀으로 쓴 글.
일찍이 그저 골방에서 머리로 짜내는
글을 위한 글이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발로 뛰며 땀을 흘리며
주제를 생각하며 거기서 얻어진 글,
이름하여 땀으로 쓴 글이야말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먼 거리를 뛰어야 하는 마라톤을 할 때도 주제를 생각하고 달렸다.
뛰면서 알게 되었는데 한 主題를 가지고 달리는
많은 마라톤 마니아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그 것을 젠(ZEN, 禪)마라톤이라 하였다.
건강을 위하여 시작한 마라톤이었고
지금은 산행으로 옮겨갔지만
주제를 가지고 한다는 데엔 변함없다.
그 주제는 詩도 좋고
역사, 우주, 종교, 삶, 정치 어느 것이든 좋다고 생각한다.
아무 생각 없는 2-3시간의 산행이라면 얼마나 무미건조할까?
그랬다면 진즉이 그만두었을지도 모른다.
산행 후 한 편의 時調로 결실이 되는
주제를 생각하고, 좋아하는 야생화와 이야기하며
詩와 後記를 남기는 산행 - 그런 산행을 이어가련다.
배달9219/개천5920/단기4355/서기2022/07/19 이름없는풀뿌리 라강하
1) 집에서 1시간 45분만에 도달한 남문 앞, 쥐손이풀이 반기다(09:00-10:45)
2) 남성 곳곳 피어난 원추리(11:00)
3) 큰슬붕이는 사라지고 딱지꽃이 절정인 남옹성(11:20)
4) 시구문(11암문)을 거쳐 살펴본 성안 우물 80개, 연못 45개의 유일한 배출구인 水門 안과 밖(12:00)
5) 수문 아래 계곡의 노루오줌 군락
6) 큰잎갈퀴덩굴
7) 지난 봄의 공주 노루귀가 여름을 견디는 모습
8) 온갖 풍상을 견딘 풀솜대 열매
(단대공원-불망비-남문-남장대-시구문-종로, 약8km, 3시간, 더위에 천천히)
Emad Yaghoubi / Temp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