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여행과산행길

계룡산 정도령 바위를 찾아서(05/12/03) 갑천(05/12/04) 정도령(06/03/01)

이름없는풀뿌리 2015. 7. 13. 15:57

 

 

계룡산 정도령 바위를 찾아서 

 

 

 

 

계룡산하면 무당이 생각나고,

 

도사가 생각나고,

 

영험스런 느낌이 앞서면서

 

왠지 샤머니즘적 애수가 느껴진다.

 

그런데 계룡산에 위와 같은 사람 얼굴의

 

바위가 있다고 들었다.

 

계룡산을 왠만큼 안다고 자부하는 필자도 아직 본 적이 없었다.

 

왜냐면 군사시설 보호구역과 인접해 있고

 

입산금지구역에 속해 있어서 쉽게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었는데

 

최근 산림보호요원으로 등록되어

 

그 핑계로 소위 "정도령 바위"를 찾아 나서보기로 하였다.

 

그런데 암용추를 찍자마자 디카의 건전지가 다 되어

 

할 수 없이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

 

해상도가 약함을 양지하여 주시기 바란다.

 

간밤에 아내가 분명히 충전을 하여 주었는데

 

암용추에 디카를 들이대자

 

산신령님이 노하여 그리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용서하소서! 계룡의 산신령이시여!

 

 

 

05/12/3 이원복 상무 동행

[구룡대/암용추/천왕봉/머리봉/정도령바위/문다래미/숫용추/계룡대대궐평]

 

 

 

1. 잠자는 암용추를 깨울까 두려워 살금살금 지나서

 

 

2. 물소리를 들으며 계곡을 건너 능선에 올라서니 천왕봉이 가물가물 보였다. 

 

 

3. 조금 더 가서 개활지의 능선에서 조망하니 멀리로는 국사봉이,

또한 계룡대가 발 아래에 있었다.

 

 

4. 숲 사이로 지난 가을 종주하였던 마안봉이 마중나와 있었다.

 

 

5. 얼마 안가 마안봉은 오늘의 산행의 안전을 빌어주며 배웅하여 주었다. 

 

 

6. 군인들이 만들어 놓은 골프장이 볼쌍사납기만 하다. 

저기에 만일 이성계가 도읍을 세웠다면 지금의 서울처럼 현대 도시가 들어섰을 것.

 

 

7. 암능을 몇 개 넘어서니 마루금이 보였는데

아무리 두리번거려도 정도령 바위는 보이지 않았다. 

 

 

8. 마지막 고개를 올라서니 철관을 쓴 상봉이 한층 가까이 다가왔는데

 

 

9. 굳이 상봉에 저런 철추를 박아야 인간의 통신 수단이 해결된다니 안타깝기만 하다.

 

 

10. 그래서 그런지 그의 날카로운 어깨는 그의 곁을 지나는 것을 쉽게 허용하지 않았다. 

 

 

11. 마른 풀을 붙잡고 칼날같은 능선에 엎드려 살금살금 기어서 겨우 통과할 수 있었다.

 

 

12. 그러한 상념에 잠겨 나아가니 머리 형상의 봉우리가 보였는데

정도령은 아닌 것 같고 혹시 매의 형상을 하고 있다는 머리봉? 

 

 

13. 칼날같은 바위들만 범상치 않음을 암시하고 있었는데

 

 

14. 뒤에도, 앞에도, 옆에도 어디에도 정도령은 보이지 않았다.

 

 

15. 마침내 나타난 비슷한 바위 - 그러나 자세히 보니 정도령은 아니었다. 

 

 

16. 이것인가? 사람 얼굴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범같기도 하고...

 

 

17. 그래 이것이다. 맞다. 이제야 나타난 미래의 지도자 정도령!

 

 

18. 이 타락한 세상을 구제 하소서! 정도령님! 

그렇게 오랜 세월 저렇게 꿋꿋이 이 강산을 지키셨습니까?

 

 

19. 안녕히 계십시오. 새봄에 또 뵙겠습니다.

 

 

20. 도령님의 의관은 정갈하기만 하고 

 

 

21. 이어서 도령이 드나들었다는 문다래미가 반겨주고

 

 

22. 그 문지방을 넘어서

 

 

23. 뒤돌아 보니 정도령은 보이지 않고

 

 

24. 좀 더 나아가자 문다래미 너머로 도령이 손을 흔들어 주었다.

 

 

25. 앞을 보니 쭉 뻗은 그의 다리같은 가야 할 능선은 아스라했다.

 

 

26. 멀리 향적산 국사봉이 오라고 손짓하고 

 

 

27. 멀리 대둔산이 하늘금을 그리며 가물거리고 있었는데 

 

 

28. 뒤돌아 본 도령의 식솔들은 아쉬워하며 손곧춤을 하고 고개숙여 배웅하여 주었다.

 

 

 29. 어여쁜 도령의 배필은 수줍어 도령의 도포자락 뒤로 숨었는데  

 

 

30. 우측으로는 계백이 싸운 신원사쪽의 황산벌의 풍경이 시공을 뛰어넘어 다가왔고 

 

 

31. 좌측의 인공적인 골프장은 왠지 그러한 대자연에 어울리지 않았다.

 

 

32. 뒤돌아 보자 도령의 친척들이 줄줄이 늘어서서 배웅하여주고 있었다.

 

 

33. 도령의 저택을 지키는 날개를 펼친 매의 형상을 한 머리봉!

 

 

34. 저 사나운 매가 지키는 한 사악한 잡귀들은 도령의 집에 범접못하리.

 

 

35. 그렇게 믿음을 주는 수호신!

 

 

36. 너럭바위에 앉아 잠시 눈을 감으니 

발 아래로 고래등같은 기와지붕이 신도내를 온통 덮고 있었다.

 

 

37. 그랬다면 지금 이 장려한 산허리도 북한산이나 관악산 처럼 몸살을 앓았을 터 

 

 

38. 그 너럭 바위에 바위솔이 가득 자라고 있었는데

 

 

39. 마치 도령이 덮고 자는 이불같이 푹신했다. 

 

 

 40. 마침내 나타난 숫용추의 적막

 

 

 41. 그의 곁을 지나는 것 조차 죄스럽고 바라보기조차 두려웠다.

 

 

42. 그도 암용추처럼 잠자고 있는지 조용했다.

 

 

43. 그의 신성한 형상

 

 

44. 살짝 들여다 보니 자고 있는 것은 아닌듯

 

 

45. 다만 휴식 중인듯

 

 

 46. 그렇게 조용히 그의 곁을 떠나며,  아쉬움에 다시 뒤돌아 보며

 

 

 47. 슷용추 저수지의 갈대숲에서

 

 

48. 한 편의 싯귀를 읊으며 추억을 뿌려주고

 

 

49. 계룡대로 내려오자 초병이 받들어 총을 하여 주었다.

 

 

 

 

05/12/04 갑천에서

 

 

 

50. 다음 날(12/04) 대설이 내려 아내와 월평공원에 올라 갑천으로 내려갔다.

 

 

51. 갑천 상류는 천연의 모습을 간직하여 아내와 자주 찾곤한다. 

 

 

52. 도심 근처에 이런 장소가 있다는 행복

 

 

53. 사색하기 좋은 오솔길

 

 

54. 그리고 강가의 풍경

 

 

 

 

 

 

 

 

그리고 05/12/3일의 기억이 새로와

 

06/3/1 눈이 내린 삼일절에

 

정효근 지점장님과

 

같은 길을

 

다시 찾아보았다.

 

암용추, 정도령 바위, 머리봉, 숫용추

 

모두모두 무사하였다.

 

그런데

 

지난 번 디카로 담지 못해

 

디카를 준비했는데

 

이번에도

 

암용추에 디카를 딜이밀자마자

 

전원이 스르르 꺼지는 것이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계룡산 산신령님의 조화인가?

 

이번에도 암용추 이외의 사진은 휴대폰 디카로

 

찍을 수 밖에 없었는데

 

해상도 약한 사진이 오히려 신비롭기까지 하다.

 

 

 

1. 암용추의 龍은 깊은 곳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고 있었지만 그 눈동자만큼은 빛나고

 

 

2. 상봉 능선의 이름모를 묘지에도 흰눈이 쌓여 포근하고

 

 

3. 그 날도 대궐평의 잔디밭에 점점이 체력단련하는 이 나라를 지키는 별들이 빛났다.

 

 

4. 동행한 지점장님들의 소탈한 웃음

 

 

5. 마안봉은 여전히 오늘도 안전산행을 빌어주며 마중나왔다.

 

 

6. 이제는 정도령님이 저 우묵한 곳에 계심을 알겠다.

 

 

7. 상고대 사이로 본 마안봉은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8. 이별에 앞서 그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산행의 안전을 빌어 주었다.

 

 

9. 여전히 금관처럼 철탑을 쓴 상봉은 안쓰럽기만하고

 

 

10. 노여워 마소서! 언젠가는 당신 모습으로 돌려드리리다.

 

 

11. 가야할 능선의 장쾌한 마루금은 서설에 더욱 빛나고

 

 

 12. 상고대가 아름다운 능선길

 

 

 13. 이 중에 하나가 된 저분들도 분명 도령의 일부이고져

 

 

14. 나 또한 도령의 도포자락 아래 댓님의 일부이고져

 

 

 15. 도령은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 미래를 通眼하고

 

 

 16. 그 "문다래미"의 문지방에서 도령의 足跡을 더듬으며

 

 

 17. 뒤돌아 본 도령과 문다래미

 

 

18. 머리봉은 여전히 날개를 펼쳐든 매의 형상으로 도령을 호위하고

 

 

 19. 때 아닌 서설에 잠룡은 아직도 깨어나지 못하고

 

 

 20. 그의 근처에서 이렇게 기록함을 용서하소서!

 

 

 21. 그리고 깊이 들여다 봄도 용서하소서!

 

 

 22. 상봉에서 내려오는 도령의 기를 받아들이는 용추

 

 

 23. 그리고 그 기운에서 품어져 나오는 검은 빛

 

 

24. 또한 그 빛으로 인하여 주변의 산야도 번쩍번쩍 빛이 났다. 

 

 

 

참고로 다른 분이 여름에 이 구간을

답사한 기록이 있어 올린다.

 

대전둘레산길잇기

(http://cafe.daum.net/djsarang)에서

 

이창남씨가 올림(04/10)

 

구룡관사~암용추~천황봉~범바위~문다래미~머리봉~숫용추~용천령~신원사 주차장

소요시간--약 6~7시간 정도소요

 

 

 

만대산

계룡산 정상에 철탑이 있어서 흉측스럽습니다... 민족의 영산...

지구의 중심이라고 일컬으지는 계룡산에 철탑을 설치한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님의 사이트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2006/07/04 18:32:59  

풀뿌리 계룡산은 표고는 높지 않아도, 또한 백두대간의 허리에 놓이지 않았어도 전주 이서의 모악산과 더불어 자타가 공인하는 민족의 영산이지요. 그렇지요? 일제가 박아놓은 쇠말뚝은 난리법석인데 저 거대한 철추를 스스로 서슴없이 박아놓고 상봉을 갉아 놓고는 시침이를 떼는 이 모순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감사합니다. 배달9203/개천5904/단기4339/서기2006/7/4 이름 없는 풀뿌리 라강하 2006/07/04 18:42:08  
중심 몇달전뿐이 안 지났는데 왜 이리 멀게만 느껴지나요. 한번 내려가야 할 때가 되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