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 한 수정봉(水晶峰)(06/9/23토)
(1)
계룡산 - 언제 보아도 정겨운 산,
그리 높지 않아도 높은 산이 가진 모든 것을 갖춘 산,
그리 넓지 않아도 넓은 산이 가진 모든 것을 갖춘 산,
그리하여 가볼 만큼 가 보았어도 또 가보고 싶은 산!
(2)
06/9/23(토)
아내의 오랜 고통이었던
하지정맥 수술 후
그 다리의 성능 테스트 겸 지난번 보았던
수정봉을 찾아 나섰더라.
(3)
몇 년전 아내와 올랐던 길이지만
아내는 이렇게 완만하고 좋은 길이 있었느냐고
처음 이 길을 온 듯 놀라더라.
그러나 수정봉에 이르러서는
그 절경 앞에 우리는 숨을 죽이고야 말았지.
(4)
신흥암에 이르기 전
천진보탑의 아름다움에
다시 한번 넋을 놓고
우리 아들들의 성공과 건강을 빌었지.
(5)
다시 금잔디 고개에 이르러서는
그대로 상신리로 하산하자니 좀 심심하여
남매봉으로 올라
거기서 점심을 하였지라.
아내와 남매탑을 내려다 보며
절경 속에서 먹는 점심은 어떤 맛이라고 표현해야 할지...
(6)
큰배재에 이르러서도
아내의 다리는 끄덕 없더라.
수술은 대성공인듯...
이제 성능테스트도 끝났으니
아내여! 이제 우리 본격적인 산행에 나서 볼까나?
[상신리-금잔디-수정봉-신흥암-금장디-남매봉-큰배재-상신리]
09:00-15:00 총 6시간 소요.
배달9203/개천5904/단기4339/서기2006/9/23 이름 없는 풀뿌리 라강하
설희 계곡의 구절초/산초나무 열매
오른쪽부터 연천봉/문필봉/관음봉(수정봉에서)
수정봉의 암릉
수정봉 암릉 내려오기
신신흥암 천진보탑
단풍과 천남성 열매
상신리 날머리의 "여뀌"군락
세 사나이 숨은 보석을 찾다.
(1)
계룡산 - 언제 보아도 정겨운 산,
그리 높지 않아도 높은 산이 가진 모든 것을 갖춘 산,
그리 넓지 않아도 넓은 산이 가진 모든 것을 갖춘 산,
그리하여 가볼 만큼 가 보았어도 또 가보고 싶은 산!
(2)
06/10/29(일)
아무리 벙개라 하지만 오래전 豫告 했었음으로
그래도 10명은 올 줄 알았는데
너무 겁나는 소릴 해선지 “조영호, 성은모, 라강하”3인만 모였더라.
오래 전 豫告한 뜻은 다들 公私多忙하실 듯하여
오실 분들이 차질 없게 하기 위함이었는데
셋 밖에 오질 않아 단출 山行으로 출발하였지만
수원에서 조영호 선생이 枉臨하신다고 어부인께 告했더니
어부인이 바리바리 챙겨주는 것도 부족하여
상신리 初入까지 따라와서는 배웅까지 하여 주었으니 그래도 조금 덜 서운터라.
(3)
그래! 오늘은 우리 셋이 한번
계룡이 숨겨놓았다는 보석을 찾으러 가자꾸나.
우리는 예정대로 [상신리-귀재-수정봉-암릉-천진보탑-
신흥암-금잔디고개-상신리]로 定하였더라.
상신리 초입(09:50)에서부터 낙엽이 발목까지 차는
人跡未踏의 귀재 능선에 오르기까지는(10:50) 꽤 힘들었지만
동무들과 이 일 저 일을 이야기 하며 가니 어느덧 산마루에 올랐더라.
성은모는 物理 전공인데도 야생화 방면에 일가견이 있어
끊임없이 디카에 가을꽃을 담더라.
특히 貴한 “용담”이란 꽃을 디카에 담았다고 소년처럼 좋아하더라.
(4)
그렇게 이름 모를 봉우리 몇 개를 넘어서니
모양이 좋다고 “모양이산”이라고 부른다는
단풍으로 치장한 S라인을 뽐내며 수정봉이 문득 앞에서 부르더라.
그 수정봉에 도달하기까지(11:50) 너럭 바위에서 조망도 하고, 사진도 남기고
우리는 당당히 정상을 지나 보석을 찾아 암릉으로 내려 갔지라.
생각보다 부드러운 자태를 뽐내는 수정 암릉의 허리를 껴안은
조영호의 입에서는 저절로 탄성의 신음이 터져 나왔지라.
(5)
그런데 영호야! 은모야!
지금은 수려한 저 암릉들은 어떻게 태어났을까?
우리나라 산들은 대부분 화강암으로 되어 있는데
그 화강암이란 돌은 일반적으로 말하는 돌이 아님을 알아야지.
다이아몬드와 같은 반열로 생각해야 된다고 생각해!
그저 그런 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만 지천으로 널린 金같은 돌들이지!
에 또, 그러니까 저렇게 기암괴석을 이루는 화강암이란
지금부터 1억 년 전 중생대 백악기,
공룡들이 뛰놀던 시절이지,
그 때 상상을 초월하는 고온의 마그마가
연약한 지하 4km의 땅 속에 流入되어
서서히 식으면서 탄생되어 잠자다가
지금부터 2천만 년 전에야 대지각변동으로 지상에 고개를 내밀어
그로부터 이때까지 갖은 풍상에 씻겨 緣生되었다누만.
그러니까 이놈들 위로 4km두께의 흙이 덮고 있었고
엄청난 지각 변동의 요동으로 그 두께의 흙들이 걷혀졌다고 생각하니
저 大自然의 장엄함 앞에 고개 숙이지 않을 수 있겠어?
어쩐지 일본에 가보니 산 위의 돌이란 게 그저 부석부석하더만.
그놈들은 용암이 지상으로 노출되어 공기 중에서 식으면서
형성되어 그렇게 볼품없고 돌 같지도 않다고 하더만.
그런 생각을 하면 이 산하에 널린 저 흔해빠진 돌덩이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는 없을 거야.
발길로 마냥 걷어 찰 수 없는 거룩한 역사를 가진 금쪽같은 돌님들이지.
(6)
그런 생각과 더불어 絶景에 취하여
쉼 없이 연천봉, 문필봉, 관음봉등 주변의 산세를 眺望하다가
우리는 배낭을 풀고 점심을 하기로 했지라.
점심을 하며(12:20-13:00) 과거 이야기를 하여 보니
그동안 나에게도 수많은 吉凶禍福이 있었지만 동무들도 마찬가지더라.
조영호는 유수한 기업에 다니다 나와서는
사업도 하여 돈도 많이 벌어도 보았고,
성은모는 안정적인 師道의 길을 걸어 왔는데
허리 디스크로 온갖 고생도 하였음을 알았더라.
추간판을 절개해 내는 메스의 통증을 견디며
지금까지 투병생활을 해 온 성은모의 말을 들을 때 눈시울이 뜨겁더라.
그런데 등산으로 지금은 많은 호전이 있었고
등산이라면 어디든 달려가는 습관이 몸에 배었단다.
조영호도 좋아하던 골프도 끊고, 담배도 끊고, 등산에 몰입한지 3년차란다.
(7)
그런 이야기를 한 후 다시 한 번 암릉을 둘러보고
가파른 절벽을 천천히 내려오니
대웅전 너머로 삼불봉의 氣를 받아 瑞氣放光한다는
신흥암 천진보탑이 보이더라.
저번에 혼자 왔을 때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단풍의 한복판인 오늘은 人波로 넘쳐나더라.
(8)
천진보탑 안내판에는
“이 탑은 인공으로 만든 탑이 아니고, 탑 모양을 한 자연 바위이다.
전설에 의하면 석가모니 부처가 열반한 후 인도의 아육왕(阿育王, Asoka)이
구시나가라국에 있는 사리탑에서 부처의 사리 8곡(斛) 4두(斗)를 발견하였다고 한다.
이를 십방세계에 나누어 줄 때 사천왕 가운데 북방을 담당한
비사문천왕(毘沙門天王, 多聞王)을 계룡산에 보내어
이 천연 석탑 안에 사리를 두었는데
아도화상(阿道和尙)이 이 사리를 발견하고서
천진보탑이라 불렀다고 한다.”라고 설명하고 있더라.
우리나라 유명한 웬만한 절간에는 세존의 진신사리가 있는데,
우리나라뿐이 아니고 인도, 티베트, 중국, 일본 등 십방세계에 나누었을 텐데
과연 세존의 사리가 그렇게 나누어 줄 만큼 많이 나왔을까?
(9)
그런데 宗敎란 따지고 들기 시작하면 한량없는 관계로
무조건적으로 믿어야 한다는데
이렇게 따지길 좋아하는 나는 宗敎에 歸依하기는 애당초 틀린 것은 아닌지?
그런 생각을 하며 신흥암을 돌아(13:30)
가파른 갑사에서 동학사로 오르는 돌계단을 돌파하고
수많은 인파를 헤집고 금잔디 고개에 올라서서(14:00)
법수 비구니가 기다리는 심우정사로 향하려 했는데
조영호의 후속 일정이 허락지 않아 그대로 상신리로 향하였더라.
(10)
상신리 까지는 3.1km지만 내리막인지라 속보로 가기로 하였지라.
설희계곡이라 부르는 계곡길에는 새소리와 바람소리로 가득했지라.
그리고 올 가을은 가뭄이라 단풍이 시원찮다는데
화려한 단풍이 계곡을 온통 피바다로 물들이고 있었지라.
그것 하나만으로 친구들은 후회 없다고 하더라.
그렇게 한 시간여를 빨강단풍, 노란단풍에 취하여
비틀비틀 내려오니 어느덧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상신리더라.(15:00)
하산 후 싸나이 셋이 모였으니
어찌 한 盞의 술을 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막걸리와 집주인이 손수 빚은 손두부의 까칠한 맛은 기가 막히었더라.
우리의 단출한 세 사나이의 벙개 산행은 그렇게 마감하였더라.
09:50-15:00, 총 5시간 10분 所要.
배달9203/개천5904/단기4339/서기2006/10/29 이름 없는 풀뿌리 라강하
1. 들머리에 서서
2. 들머리부터 단풍이
3. 귀재의 전망바위에 서서
4. 저 암릉을 어찌 넘었을까?
5. 어느덧 수정봉이 멀리서 다가오고
6. 고운 단풍들도 반겨주고
7. 저 암릉이 숨은 보석이라나?
8. 뱀처럼 암릉에 달라붙은 동무들
9. 천진보탑이 저기에
10. 가까이 본 천진보탑 - 여기에 세존의 진신사리가 안치되어 있다고 함.
11. 신흥암 대웅전 위로 솟은 수정암릉
12. 금잔디 고개에서
13. 계룡산은 무속인들의 본향으로 곳곳에 이런 집터가 있슴.
14. 이런 단풍들이 하산길을 수놓아 주었다.
박원
천남성 열매가 완전히 익었습니다. 천남성은 암수가 별도인데 올해 암꽃으로 꽃을 피운 개체는 내년에는 열매를 맺지 않는 수나무가 되어 기력을 보충한답니다. 성을 바꾸는 식물이지요. 여성분들은 이 식물 이름을 들으면 첫 남성으로 듣는 경우가 많다더군요. 2006/10/10 17:47:16
풀뿌리
박 화백님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천남성"에 그러한 비밀이 있었군요. 그나저나 어쩌지요? 저는 화백님께 비밀을 꽁짜로 항상 얻기만 하니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배달 9203/개천5904/단기4339/서기2006/10/11 이름 없는 풀뿌리 라강하 2006/10/11 09:13:33
풀뿌리
천남성(天南星) 이름 유래
『神農本草經』에서는 천남성을 호장(虎掌)이라 하였다. 그 모양이 크고 둥근 덩이줄기 주변에 구형의 곁눈이 있어서 범의 발바닥처럼 생겼다 해서 호장이라 이름 붙였으나 후대에 와서 천남성이라 부르게 되었다. 곁눈이 없는 경우도 많거니와 천남성의 약성이 極陽에 가까워 하늘에서 가장 陽氣가 강한 남쪽별을 빗대어 이름을 정했다고 한다. 200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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