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절정인 북한산 백운대 가는 길
(1) 새벽
2007/10/28(일)
아내와 북한산 백운대 行.
아침부터 날씨가 찌뿌둥하니
맑은 하늘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더구나 20mm정도의 강우 예보.
새벽 06:20 집을 나서다.
(2) 날씨
날씨가 을씨년스러워서 그런지
구파발(07:20)에서 내려서 보니
북한산 쪽으로 향하는 등산객이 별로 눈에 띄지 않다.
원효봉과 의상봉이 당간지주처럼 서 있는
북한산 입구(07:50)에도
등산객들은 의외로 적다.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가?
(3)대서문-원효봉(07:50-08:50, +60분=60, +2.4km=2.4)
대서문 왼쪽 계곡을 건너니
몇 몇 등산객이 원효봉 능선으로 向하고 있다.
허물어진 성벽길을 따라가니
시체를 내다 버렸다는 시구문이다.
시구문에서 된 비알을 오르니
비구니 한 분이 강아지 한 마리와 사이 좋게 가신다.
강아지는 뒤돌아보며, 오르내리며 즐겁게 가고 있다.
하나도 힘들지 않다는듯 혀를 낼름거리며
경쾌하게 가는 모습을 보고 나도 엎드려 네 발로
오르니 의외로 힘들지 않다.
비구니와 아내가 우스워 죽겠다고 한다.
원효암에서 진한 山菊香을 맡아보고
산 아래를 조망하며 오르니
세찬 바람이 몰아치는 원효봉인데
건너편 [의상-용출-문수-나월]능선이며
우람한 골격의 [염초-백운-만경-노적]의 능선이
거만하게 버티고 있다.
쇠줄을 부여잡고 있는 동안
거센 바람이 몰아쳐 잠시도 있을 수 없다.
커다란 바위덩이들이 겹겹으로 포개진 원효봉을 내려와
다시 이어진 성벽길을 걸으니
거친 벼랑은 간데 없고
거짓말 같이 걷기 좋은 오솔길이다.
소봉에 다다르니 염초봉과 백운대가
한결 가까이 마주쳐 오는데
거기에 전망표지판이 친절하게
봉우리 하나하나를 설명하고 있다.
(4)원효봉-백운대(08:50-11:30, +160분=220, +2.5km=4.9)
전망대를 지나니
북한산성 12대문 중의 하나인 북문이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북문에서 염초봉 허리로 가는 길은
입산금지구역이다.
하지만 지난 해 이시관 사장님과 가 본 경험이 있어서
가지않으려는 아내를 설득하여 가는데
미끄러운 벼랑 앞에서 아내가 자즈러진다.
할 수 없이 중턱에서 돌아 내려와 상운사로 내려가기로 한다.
계곡길을 따라 백운대로 거슬러 오르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많은 시간을 소모하였다.
지리한 계곡길은
바위 계단으로 되어 있어서
훨씬 피로하다.
수 많은 인파들과 뒤섞여 단풍터널을 지나니
어느덧 위문이 저 꼭대기에서
그 네모진 문에서 허연 빛을 발하며 반겨준다.
그런데 옛 선인들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이런 험산의 산정에까지 성벽을 굳이 조성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
과연 이런 험산을 뚫고 외적이 침입할 수 있었을까?
그 어려움은 수비하는 측도 마찬가지였으리라.
지금 우리가 오르는 이 길을 따라
순찰을 돌고
수리하고 정비하고 하였던
그들의 심경은 어떠했을까?
그렇게 민초들의 고통과 재정을 투입하여 쌓은 산성을
몇 번이나 활용하였을까?
이런 산성을 쌓기로 결정한 것은
무언가 커다란 판단 착오 아니었을까?
(5)백운대에서(11:30-12:00, +20분=240)
그런 생각을 하며 인파를 따라 위문을 지나니
오르는 사람들이 많아 줄을 서서 기다린다.
머리를 들어보니 정상은 아직도 까마득한데
수직의 벼랑 위로 빼꼼히 보이는
정수리에 태극기가 펄럭이며 어서 오라고 손짓하고 있다.
북측을 바라보니 인수봉에
클라이머들이 개미처럼 붙어있다.
아내도 잘 따라와 준다.
정상근처는 의외로 쉽게 접근을 허용한다.
마침내 정상.
남측으로 하늘 위의 누다락같은 만경대와
병풍같은 노적봉이 날카로움을 자랑하고
북측으로는 손을 뻗으면 쉽게 닿을 것 같은 인수봉이
천년세월의 풍상에 잘 조각하여 놓은 것 같은
이마를 반짝이며 한층 고고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서측으로도 이름모를 암봉들이 휘달려가고
발 아래엔 언젠가 꿈속에서 본듯한
기암들이 꿈틀거리고 있는데
서역을 가던 혜초가 본 오늘날의 히말라야 풍경이 이랬을까?
(6)도선사 입구까지(12:00-13:00, +60=300분, +2.1=7.0km)
그림같은 백운대를 뒤로 하고
위문을 지나
백운산장으로 내려오니 인산인해.
거기서 오늘의 점심을 열다.
꿀맛.
다시 끊임없는 내리막.
암산인만큼 피로가 훨씬 더하다.
이곳 계곡도 단풍은 절정.
하산하며 이 쪽에서 본 인수봉이 제일 아름답다.
거기에 파리처럼 붙어있는 클라이머들이
백운대에 오를 때보다 훨씬 많은 것 같다.
이로써 예로부터
인수봉(仁壽峰 810m),
만경대(萬景臺:일명 국망봉 800m),
백운대(白雲臺 836.5m)로
이루어졌다해서 삼각산(三角山)이라했다는
북한산의 최고봉 백운대를
아내와 함께 밟아보고,
거기서 인수봉과 만경대를 지척에 두고
거기서 동맥처럼 퍼져나간
염초능선, 숨은벽능선, 진달래능선, 의상능선의
역동적인 꿈틀거림을 조망한
감격적인 산행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영봉 아래 하루재를 지나 도선사 입구에 다다르니
절차가 수유리까지 태워다 준다.
[대서문-시구문-원효봉-북문-염초봉 중턱 포기-북문-
대동사-위문-백운대-위문-백운산장-하루재-도선사]
총 7km추측, 5시간 소요.
수유리에서 꾸벅꾸벅 졸며 귀가.
배달9204/개천5905/단기4340/서기2007/10/28 이름 없는 풀뿌리 라강하
1) 시구문으로 가는 길
2) 원효암 산문에서
3) 원효봉을 오르며
4) 멀리 도봉산의 봉우리들
5) 의상봉, 용출봉, 문수봉, 나월봉이 즐비한 건너편의 의상능선
6) 원효봉
7) 조망 안내판
8) 지나온 능선
9)염초봉, 백운대, 만경대를 배경으로
10) 위문에 오르기까지 본 단풍의 향연
11) 위문 스타바위에서
12) 백운대를 오르며 본 정상과 인수봉
13) 정상에서 본 노적봉 만월대
14) 백운대
15) 만경대와 노적봉
16) 하산하며 본 인수봉 - 잘 보면 클라이머들이 개미처럼 붙어있다.
17) 도선사 근처의 단풍
가을의 속삭임
다른 분이 본 북한산 백운대, 만경대, 인수봉
1) 백운대를 오르며
2)백운대와 인수봉
3) 숨은벽 능선
4) 만경대에서 본 백운대
5) 백운대에서 본 만경대
6) 노적봉에서 본 백운대
7) 노적봉에서 본 만경대
8) 백운대에서 본 염초능선
9) 북한산 운해의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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