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여행과산행길

한여름의 절정(絶頂)에 나선 도봉 종주 (2009/08/05)

이름없는풀뿌리 2015. 7. 16. 15:59
한여름의 절정(絶頂)에 나선 도봉 종주 (1) 계획 휴가인 듯, 아닌 듯 대한민국 경제도, 지금 나의 처지도 그렇고 그래서 휴가를 가려해도 갈 기분도 아니어서 휴일이 아닌 평일의 근교산행도 좋을 듯 하여 내가 젤루 좋아하는 도봉산, 그 허파 속으로의 종주에 나섬. [우이동 입구-우이암남능선-우이암-도봉주릉-신선대- Y계곡-포대능선-사패능선-사패산-안골]로 계획. (2) 處世 우이암으로 가는 편안한 오솔길이 있지만, 힘들어도 매력덩어리인 우이암남능선을 타지 않을 수 없다. 역시 다시 보아도 어지럽도록 현란한 암릉의 향연. 또한 오늘따라 무덥긴 하지만 휴일이면 인산인해이던 사람도 적고 날씨가 좋아 도봉의 자랑인 조망이 훌륭하다. 뒤로는 인수봉을 앞세운 삼각과 한북정맥이 흐르는 상장이 꿈틀대고, 右로는 수락, 불암 뒤로 운악, 운길, 예봉, 검단이 뚜렷하고, 左로는 오봉 뒤로 송악의 줄기도 가깝고, 앞으로는 선만자의 웅혼한 기상에 주위의 산줄기가 泣訴하고 있다. 그렇게 山河는 거짓말 모르고 말짱하게 거기 있고, 내일도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킬 터인데, 세상은 거짓말 잘하는 사람만이 健在하고, 배반을 잘 하는 사람만이 두 발로 그의 땅을 딛길 허락하고, 교묘히 둘러대길 잘하는 사람만이 사람으로 인정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3) 獨善 생각에 잠긴 우이암을 뒤로 하고 도봉 주릉에 오르니 그러한 처세술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세상이 보기에 나는 나만의 독선으로 여기 왔고 이 푹푹 찌는 더위에 거기 가려한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잘 정비된 등산로보다 험난한 옛길이 더 좋았던 도봉 주릉은 막 패어나는 털애기며느리밥풀꽃과 사초들의 향연으로 오늘도 기쁘게 맞이하여 주고 그들의 춤과 웃음은 지친 육신에 새로운 에너지를 준다. 그리고 나만의 독선을 독선이 아닌 일리있는 말이라고 인정하여 주는 듯 하다. 그러한 그들이 어찌 약 50여년 동안 그렇게 꾸준히 찾아헤맨 진정한 나의 친구가 아닐 수 있겠는가? 그 진정한 벗을 찾아 독선스럽게 오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4) 교만 도봉 주릉선상의 뜀바위와 주봉은 우회하였지만 신선대만큼은 그의 부드러운 허리를 조심스레 잡으며 오르니 처음 오를 때 너무 무서웠던 그의 허리가 오늘따라 너무나 포근하구나. 마침내 어깨를 부여잡고 올라 바라보는 도봉의 상봉 자운봉이 두 손 들어 맞이해 준다. 정상에 서면 모두들 자신의 눈앞에 별루 거칠 것이 없어서인지 자신도 모르게 교만이 올라앉게 마련이다. 그럴 때 마다 山은 머리에 앉은 교만에 철퇴를 내려준다. 그 교만은 곧 천길의 낭떠러지 아래 때굴때굴 굴러 떨어진다. (4) 겸손 그 상봉을 내려와 깊은 무간지옥으로 내려가는 Y계곡으로 몰입한다. 그제야 자신만만이란 놈이 겸손해져가는 것 같다. 겸손해지다 못해 대자연 앞에 두려워지기까지 한다. 그러므로 정상에서일수록 더더욱 겸손해야함을 山은 말한다. Y계곡을 올라 포대에서 바라보는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의 실루엣은 天上의 꽃송이처럼 예쁘게 피었는데 그의 잎사귀는 물감에 듬뿍 찍어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면서 하늘이란 파르란 도화지에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천상에선 거짓말을 안 하고, 독선적이지도 않고, 교만하지도 않으므로 굳이 겸손해지라고 강요할 필요도 없을 것이고 겸손한자가 구태여 돋보이지도 않으리라. 모두가 同等한 지위로 배려하고 존경하는 사이일 따름일 것을... (5) 선물 공주도, 하녀도 지어미지아비에게서 貴하게 나왔지만 누군 世上을 선물로 받고, 누군 두 발 디딜 땅도 없이 세금만 꼬박꼬박 내며 걷다 가는 인생도 있다. 저 山을 통채로 선물 받은 선조의 6녀 정휘옹주는 누굴까? 딸에게 저런 커다란 돌덩이 사패산을 선물로 준 선조는 누굴까? 어떠한 심정으로 선물을 주었고, 어떠한 마음으로 받았을까? 삼각과 도봉의 올망졸망한 봉우리들이 시원한 파노라마를 연출하는 사패산의 드넓은 정상에 世上과 自然을 알고 화답한 옹주와 선조께서 파란 하늘 아래 도포자락 휘날리며, 치마자락 휘날리며 나란히 서서 나를 바라보며 웃고 계셨다. (6) 終了 그런 저런 생각으로 쉬엄쉬엄 의정부 안골로 내려오니 부처님같이 온화한 얼굴을 가진 初老의 신사 한분이 차에 타라하여 情談을 나누며 의정부역까지 편안히 오다. 쉬엄쉬엄 가다, 놀며, 잠자며... 약12KM, 7시간(09:20-16:20)소요. 배달9206/개천5907/단기4342/서기2009/08/05 이름 없는 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1. 우이암 남능선에 뒤돌아 본 [백운-인수-영봉-상장능선] 2. 우이암 남능선상의 매력적인 바위들과 방학, 우이, 쌍문 일대 3. 깊은 상념에 잠긴 우이암 4. 산꿩의 다리 5. 우이암에서 본 백운대, 인수봉, 왕관봉 6. 우이암에서 본 한북정맥 상장능선 7. 우이암에서 본 오봉능선 8. 우이암에서 본 도봉주릉 9. 도봉주릉에서 본 상봉 풍광 10. 신선대에서 본 지나온 길 11. 신선대에서 본 만장봉 12. 신선대에서 본 자운봉 13. Y계곡에서 본 선인봉,만장봉, 자운봉 14. Y계곡에서 본 자운봉, 신선대 15. Y계곡 상단에서 본 나아가야할 포대능선 반향 16. 포대능선에 핀 털애기며느리밥풀꽃, 원추리 17. 포대 진지의 흔적 18. 포대능선의 아름다움 19. 포대능선에서 본 나아가야할 방향 20. 사패산에서 본 수락산 방향 21. 사패산에서 본 범골능선 방향 22. 사패산에서 본 도봉주릉 방향 23. 오봉능선, 상장능선, 백운대 들여다보기 24. 안골 입구의 등골나물 25. 사위질빵 26. 누리장, 봉선화, 조록싸리

 

 

 

선 - 브론즈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  좋은글 만나 잠시 머물다가 갑니다. 선-브론즈 2010/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