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길산과 두물머리가 한눈에 보이는 수종사
(1) 計劃
2009/8/16(일)
오랜만에 아내의 산행 提議.
어제도 남한산성에 다녀와 몸이 고단하여
오늘은 가벼운 산행을 할까 했는데
아내가 운길산, 수종사가 보고 싶다하여
옥수에서 국수행 열차로 운길산역 下車.
(2) 同行
험난한 인생길에
동반자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幸福인가?
또한 그 반려자가 때론 잔소리도 하고
의견이 맞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그가 있기에 내가 있고
이 땅을 밟고 서 있는 理由이다.
전철에서 내려 운길산을 쳐다보니 아담하다.
수종사까지만 갈지,
정상까지 갈지,
절상봉도 들러볼지는
아내의 상태를 보아 결정하면 될 일이었다.
들머리에 고마리, 사위질빵, 연분홍 조팝이 흐드러져 있다.
乾川이던 계곡엔 맑은 물이 흘러간다.
강한 햇볕에 숲은 컴컴하다.
(3) 원수
불교의 夫婦緣起에 의하면
前生에 원수가 이승에서 화해하라고
부부로 서로 因緣을 맺어준다 했다.
과연 그렇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평생 화해하지 못하고 중간에 갈라지거나
인연을 유지하되 남보다도 더 소원한 부부가 얼마나 많은가?
희생, 배려, 고마움을 느끼며
아내의 손을 꼬옥 쥐고 쉬엄쉬엄 오르니
수종사로 내려가는 삼거리 도착.
그대로 정상으로 直進.
(3) 기쁨
우리 둘이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기쁨이 있었던가?
멀리 삼각산과 도봉의 장대한 산줄기가 병풍처럼 보이고
예봉에서 흘러나온 산줄기를 거느린
운길산 정상(610m)의 일망무제를 바라보니
애벌레 같은 큰 애, 작은 애 데리고 다니던 추억이 어른거린다.
그 기쁨의 조각들이 퍼즐처럼 맞추어지더니
하얀 뭉게구름이 되어 두둥실 떠간다.
(3) 슬픔
날씨가 무더워서 인지 상봉엔 사람이 많지 않다.
오랜만에 산행에 나선 아내의 상태도 가벼워
절상봉(522m)에도 가 보기로 한다.
절상봉에 오르며 뒤 돌아본 운길 상봉이 아름답다.
장인어른의 뇌졸중,
그리고 척추충만증이 있으신 장모님의
10여 년간의 정성어린 간호.
아버지, 어머니, 형의 고단한 삶.
굴곡진 내 생애.
일제와 625와 궁핍을 겪은 할아버지 할머님.
내 주변을 돌아보면
인생은 슬픈 일이 70%이상이라 생각해 본다.
지상의 모든 슬픔을
이 절상봉에서 만큼은 잊을 수 있을 것 같다.
푸른 숲은 말하고 있었다.
슬픔도 기쁨도 인생의 이유가 아니라 한다.
그저 공기를 마시고 더불어 여기 존재한다는 것,
그게 생명체의 이유이고 목적이라 한다.
(4) 現狀
기쁨은 애당초 기쁨이 아니었다.
그저 현상인데 사람들이 기쁨이라 命名하였다.
슬픔도 애당초 슬픔이 아니었다.
그저 현상인데 사람들이 슬픔이라 명명하였다.
그러므로 여기 오신 여러분은 기쁨과 슬픔을 말하지 마라.
그저 이 수종사의 마당 茶室에서 두물머리를 내려다보며
저 고즈넉한 풍광을 보며 自然 그 자체를 바라만 보아라.
그렇게 수종사는 말하고 있었다.
수종사 해탈문 밖, 500년 전 세조가 심었다는
은행나무는 온갖 風雪과 歲月이 할퀴고 갔건만
기쁨도 슬픔도 그저 現狀으로 받아들이며
거기에 喜怒哀樂愛惡慾을 나타내지 않고
묵묵히 현상으로 받아들이며
두물머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6) 終了
약6km, 4시간여
[운길산역-운길산-절상봉-수종사-운길산역]
부부의 緣과
인생의 극명한 가림마인 기쁨과 슬픔을 생각하며
모처럼 아내와 함께한 산행이었다.
배달9206/개천5907/단기4342/서기2009/08/16 이름 없는 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1. 중간지점 이정목(운길산역->정상=2.9km)
2. 과꽃
3. 사위질빵
4. 돌콩
5. 으아리
6. 운길산 정상
7. 사상자
8. 절상봉에서 본 운길산
9. 수종사 옥잠화
10. 수종사 다실에서 내려다 본 두물머리
11. 수종사
12. 세조가 심었다는 은행나무
13. 그 은행나무 아래서 땀을 식히며 남한강을 내려다보는 맛
14. 다시 오라시는 보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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