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도에서 배달9210/개천5911/단기4346/서기2013년을 보내며...
(1) 記憶
얼마 전 초등학교 동창회.
실로 30여년 넘어 만나기도 한
그들과 나의 머언 시간이
둥글어진 얼굴 윤곽선에 묻혀진
주름살에서 꺼내기는 어려웠지만
세월을 넘어도 변치 않는 그 심성들이
살아나 깨 쏟아지듯 떨어지는 기억들이
우리가 46억년이란 나이를 가진 지구에서
얼마나 조그맣고 보잘 것 없는 존재인지,
그 찰나의 그림 하나 꺼내기가 어려워
입가에 맴돌기만 하는 자신이 얼마나 초라한 존재인지,
그러기에 잊고 산 이승의 고귀한 삶에 얼마나 무책임하게
살아가는지를 자각하며
지금 지나가는 세월 자락을 잠시 붙들고
정지하다 못해 거슬러 가게 하여본다.
(2) 뚝도
이 미세한 땅덩이의
다만 몇 발자국을 떠돌다
뚝도란 사냥터에서
오늘 난
무엇을 사냥하려고
인공숲과 박물관과 그래도 좀 더 오래
이 터에 뿌리 내린 느티 아래를 맴도는가?
그렇게 나이테 한 꺼풀의 경계를
아내와 맴돌다
비록 그들 스스로 바람과 비와 새에 의지하진 않았지만
호모사피엔스가 정교하게 만든
온실에서 잠시 머무는 그들을 보며
아픔 허리를 움켜쥐며 돌아오다.
배달9210/개천5911/단기4346/서기2013/12/28(토) 이름 없는 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1. 뚝도 수도 박물관에서
2-1) 금황환
2-2) 금호
2-3) 말바비스커스
2-4) 브리시아
2-5) 극락조
2-6) 아나나스/클로톤
2-7) 팔손이
3. 지켜온 세월, 지켜갈 세월, 지나는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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