蘇小小墓(소소소묘) 소소소의 무덤가에서 이하(李賀)
幽蘭露(유란로) 그윽한 난초에 맺힌 이슬은,
如啼眼(여제안) 눈물 머금은 눈망울 같다.
無物結同心(무물결동심) 마음 맺어줄 마스코트는 없어도
煙花不堪剪(연화부감전) 아련한 봄꽃은 꺾을 수 없네.
草如茵(초여인) 잔디론 깔개 삼고,
松如蓋(송여개) 소나무 그늘론 파라솔 삼는다.
風爲裳(풍위상) 바람으로 치마 만들고,
水爲패(수위패) 물로는 옥패를 만든다.
油壁車(유벽거) 유벽거 타고서,
夕相待(석상대) 저녁때를 기다린다.
冷翠燭(냉취촉) 차가운 귀신불,
勞光彩(로광채) 공연히 빛을 발하고.
西陵下(서능하) 서능 아래에서는,
風吹雨(풍취우) 바람이 비를 몰아 분다.
*패:옥패 패(玉+佩)허리에 차는 옥장식.
이하(790~816):자는 장길(長吉),창곡인(하남성 의양)이다. 몰락한 당 종실의 후예로 17세 때 대문장가 한유(韓愈)를 만나 시재를 칭찬받았다.
시풍이 낭만적이고 염정적 색채를 짙게 풍기며 기괴하고 환상적 분위기를 띠고 있으며, 시어또한 파격적인 데가 있어,1200년전에 이미 현대자유시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27세 아까운 나이에 요절했다.
주)1.소소소: 중국 남북조시대 제나라 전당(錢塘:절강성 항주)의 명기다. 고악부(古樂府) 소소소가에 “첩은 유벽거를 탔고, 낭군께선 청총마를 탔어요. 어디에서 우리마음 맺을까나요, 서능의 송백아래에서죠.(妾乘油壁車.郞騎靑총馬.何處結同心.西陵松栢下)라는 노래가 전해져온다. *총:청총마 총(馬+悤)
2)결동심:화초나 다른 물건을 가지고 조그마한 장식물을 만들어 애정을 표시하는 것을 말한다. 즉 요즈음말로 마스코트 같은 것이다.
3)연화: 봄날에 아련히 연기처럼 피어나는 꽃을 말한다.
4)유벽거: 기름칠을 한 부인용 수레.
5)취촉: 귀신불을 말 한다.
6)서능: 항주의 서호 일대. 이곳에 소소소의 무덤이 있다.
7)풍취우: 전설에 의하면 소소소의 무덤가에서 비바람 부는 저녁이면 노랫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이하를 현대 시인으론 이상과 비교 된다면 조선에선 누구일까? 눈치 빠른 블로거께선 벌써 짐작 하셨겠지만, 제 생각으로 백호(白湖) 임제(林悌)가 바로 그 이다.
임백호! 그의 39생애가 전부 전설 같은 사람, 유쾌, 상쾌 통쾌한 짧은 생애를 살고 간 풍운아. 그는 이 좁은 조선에 태어나 제왕의 길을 걷지 못함을 한하여 죽음에 임해서도 식구들에게 곡을 하지 말라 했음은 물론이요, 제사 또한 지내지 말라고 유언했다한다.
이하가 소소소를 연모하여 시를 지었듯 임백호 역시 황진이를 위한 시를 한수 남겼다.
“춘초 우거진 골에 자는 가 누웠는가?
옥안은 어디 두고 백골만 누웠는고?
잔 들어 권하는 이 없으니 그를 설워하노라.”
자고로 영웅은 호색이라 했던가. 아니,영웅본색이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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