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漫遊의漢詩紀行

詩를 말 하다.

이름없는풀뿌리 2015. 8. 13. 09:39

 

詩를 말 하다.


논어 위정편 제 2장에서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시(시경) 삼백 편의 뜻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생각에 간사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子曰 詩三百 一言以蔽之 曰, 思無邪)라 하였다.


우리는 詩를 말할 때 받듯이 이 말 사무사(思無邪)라는 말을 빼 놓지 않고 인용하곤 한다.

사무사(思無邪)! 생각에 간사함이 없다는 뜻의 이 말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말이 관대 시를 논함에 있어 일언이 폐지하고 사무사(思無邪)라 했을까?

어떤 이는 이 사무사(思無邪)를 해석하기를 “생각에 사(邪)가 없다는 것은 곧 지극한 정성(精誠)이 있음을 의미함이니 이를 두고 그 정밀하고 참되고 순수한 사고를 지극하게 밝히는 소이 이다”라고 하기도하고

또 어떤 이는 사무사(思無邪)란

“결국은 올바른 배움을 의미한다. 배워 안다는 것이란, 그 어떤 것의 요점을 아는 것이고, 요점이란 것을 능히 지키고 간략하게 함이며, 지키고 간략히 함을 넓혀 다함이 있는 것이다” 하였다. 하여 예기(禮記)에서 이르기를

“경례(經禮)삼백과 곡례(曲禮)삼천이 한마디로 말해 공경 아닌 것이 없다”(毋不敬)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고 하였는데 과연 그런 의미인지?

과연 공자께서는 어찌 생각하시고 사무사(思無邪)라 말씀하신건지 나름대로 한번 생각해보았다.


공자께선 시를 말씀하시면서 논어 몇 군데에서 언급하신 것이 있는데 그것을 참고해보면 대략 공자께서 생각하신 뜻을 유추해 볼 수도 있겠다 싶다.

그 언급한 예를 보면 논어 학이편 제 15장에 이르기를


자공이 말하였다 “가난하나 아첨함이 없고, 넉넉한 데에도 교만함이 없다면 어떠합니까?

(子貢 曰, 貧而無諂 富而無驕 何如)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괜찮으나 가난하면서도 즐거워하며 넉넉하면서 예를 좋아하는 사람만 못할 것이다”(子曰 可也 未若貧而樂 富而好禮者也)

자공이 말하기를 시경에서 “자르는 듯 가는 듯하며 쪼는 듯 가는 듯한다 하였으니 그것을 말함이군요!(子貢 曰 詩云 ‘如切如磋 如琢如磨’ 其斯之謂與)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賜와는 비로소 시를 논 할만 하구나! 지난 일을 말하면 오는 것을 아는구나.”(子曰 賜也 始可與言詩已矣 告諸往而知來者)하였다.


또 논어 계씨편 제13장 중 에서는

“시를 배우지 않으면 말을 할 수가 없다”(不學詩 無以言)이라 하였고


논어 팔일편 제20장에서는

“시경(詩經)의 관저편(關雎篇)은 즐거웁지만 음란하지 않고, 슬프지만 마음 다치지않는다.”(子曰 關雎 樂而不淫 哀而不傷)라 하였다.


이로 미루어 보아 공자께서는 시를 모르는 이와는 정치는 물론이요 사회, 경제, 문화 모든 면에서 일반론은 그렇다 하드라도 형이상학적 높은 학문의 경지에 이르는 대화자체를 논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 시를 제대로 알게 되면 장차 오게 될 앞날을 예지할 능력이 생길 뿐 아니라, 시를 깊은 마음으로 음미함이면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해줄 뿐만 아니라 혹여 그 마음의 상처가 있었다하여도 그 상처의 치유 능력을 가지고 있는 한마디로 말해 대단히 고품격의 명의(名醫)와 같은 것이라 극찬하고 있다.

하여 공자께서는 이렇게 시를 높이 평가하셨으니 스스로도 당대에 산일되어 있던 각국의 시(詩)들을 취합, 정선하여 새롭게 시를 정리하여 제자들에게 학습케 하였던 것이다.


하니 결국은 공자께서 생각하신 사무사(思無邪)의 사(邪)는 이 세상 모든 부정함, 사악함, 간사함,요사스러움,간악함,망령됨,교활한 사적 욕심이 없는 지고지순한 그 마음, 바로 하늘로부터 타고난 천심(天心)을 밖으로 드러난 것이 시(詩)3백편이라 이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다 인간이 인간으로 태어나 이 땅에서 인간답게 살아가는 과정에서의 그 모든 원초적  기쁨과 노여움, 사랑스러움과 미움, 즐거움과 괴로움, 아름다움과 추함을 그 어떤 것 하나에도 숨김이 없이 깨끗하게 순백으로 드러내고 노래하는 그런 것, 결론으로 인간 본연 본래의 밝고 맑은 천성인 四德과 七情을 그대로 표출한것이 詩이고 바로 그詩가 사무사(思無邪)이고, 그 사무사(思無邪)가 바로 시(詩)삼백편이다 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시 한편을 깊이 있게 음미해봄은 또 어떠한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