贈醉客(증취객) 술 취한 손님에게 李梅窓(이매창)
醉客執羅衫(취객집나삼) 술취한 취객 내 저고리 옷고름 잡아채고서는,
羅衫隨手裂(나삼수수열) 끝내는 비단저고리 찢어 놓았네.
不惜一羅衫(불석일나삼) 찢어진 비단저고리 아까워서 아니라,
但恐恩情絶(단공은정절) 단지 은혜 했던 마음 끊어질까 염려 할 뿐이라네.
이매창(1573~1610) 전북 부안(扶安)이 자랑하는 조선의중기의 시인. 부안 현리였던 이탕종의 서녀로 태어나 아전 이였던 아버지에게서 어려서부터 한학을 수학했고 시와 거문고를 익혔다 하니 매창의 생모는 기녀로 추정된다.
계유생이라 기명이 계생, 계랑 또는 매창이라 하고 본명은 향금이다.
그녀 비록 기생이라는 천한신분의 노류장화였으나 매창의 시재는 조선500년을 통하여 황진이, 허난설헌을 오히려 능가하는 시재를 갖춘 탁월한 시인이 아닌가한다.
매창과 유희경 그리고 허균과의 로맨스는 시공을 넘어 오늘날에도 회자되는 유명한 연애담으로 통한다. 그녀가 죽고 60년 후 부안 고을 아전들이 그녀의 시 중 58편을 목판본으로 간행된 유고집 (매창집)이 있다.
근자에 서울 모 대학의 국문학 교수란 이가 “여자는 얼굴이 예뻐야 공부도 잘 할뿐 더러 모름지기 남자가 여자의 마음을 보고 반 한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라고 공공연히 방송에서 떠들어 되었기에 시중의 화제가 되고 있다 한다.
그 마모교수의 전공이 더구나 국어국문학인 즉은 하다면 그도 이매창의 시를 한번은 접해 봤을 터인데, 그러고도 여자마음을 그리도 헤아리지 못한 바라면 그 교수의 전공한 국문학이 진짜 우리한국문학을 말하는 국문학인지 한번 되묻고 싶기도 하다.
하기는 남자가 보는 여자와 여자가 보는 남자의 경우가 다를 수 있음이고 당시와 지금의 시대와 세대 차이에 따른 여러 가지 상황의 변화를 충분히 염두에 두고서도 도무지 마모교수의 변에 대해 이해를 할양도 없진 않다 해도 남녀간에 서로에게 호감이 일어나는 기본적인 본마음이 달라도 이리도 다를 수 있단 말인가?
이 시에서는 매창은 자신이 기녀임에도-기녀에게는 이런 행동쯤은 아무 것도 아닌 일상인 것을 감안해 볼 때- 막무가내로 함부로 접근하는 술 취한 취객-그도 꼴에는 한다하는 지식층인 양반층임에 틀림없다-의 무례한 행동을 짐짓 완곡한 말로 에 둘러 표현하기는 했으나 취객의 막무가내 식 무례한 행동을 따끔하게 질책하면서 그리 행동할 양이면 행여 품은 던 약간이라도 사랑했던 마음도 일시에 살라 질 바이니, 자중하기를 그 취객에게 완곡히 부탁하는 바이다.
비록 기녀지만 매창의 막무가내 잘생겼는지는 모를 무례한 취객에 대한 완곡한 충고도 충고려니와 매창같이 똑똑하고 매력있는 여자들은 진심으로 대하는 매너좋은 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오늘의 마모 교수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보면서 필히 한번 매창의 이 시를 일독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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