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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신라 기마장군 1600년만의 귀환

이름없는풀뿌리 2015. 8. 21. 14:13
 
신라 기마장군 1600년만의 귀환


신라 고분 밀집지역인 경북 경주시 쪽샘지구에서 원형에 가깝게 출토된 1600년 전 신라 장군의 갑옷과 말 갑옷. 갑옷 옆에서는 피장자가 썼을 환두대도와 작은 칼도 나왔다. 경주=연합뉴스

 
경주서 장군-말의 갑옷 원형 그대로 출토
“중무장 상태 발굴, 동아시아서 유례 드물어”


《1600년 전 신라 장군의 중무장을 위한 갑옷과 말 갑옷이 원형 그대로 나왔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는 2일 “4∼6세기 신라 고분 150여 기가 모여 있는 경북 경주시 황오동고분군(사적 제41호) 쪽샘지구의 5세기 전반 주부곽식목곽묘(·하나의 봉분 안에 시신을 넣은 주곽과 부장품을 넣은 부곽을 함께 넣은 무덤)에서 신라 중장기병()을 이끈 장군으로 추정되는 피장자의 철제 비늘갑옷(찰갑·)과 말 갑옷(전투에서 말의 보호를 위한 갑옷), 마구(·말을 탈 때 쓰는 기구)가 거의 완벽한 형태로 출토됐다”고 밝혔다. 피장자의 시신이나 뼈는 남아 있지 않았다.》

철제 갑옷을 입고 말을 탄 무사의 무장 상태를 알 수 있는 고대 갑옷과 말 갑옷 일체가 온전한 형태로 함께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지금까지 고대 비늘갑옷의 원형은 쌍영총, 안악3호분, 개마총 등의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만 확인할 수 있었다. 1992년 경남 함안군에서 5세기 후반의 말 갑옷이 발견된 적이 있으나 몸통과 목 부분만 남아 있었다.




고대 비늘갑옷의 원형을 보여주는 고구려 쌍영총 벽화 속 무사. 사진 제공 문화재청
말 갑옷은 무덤의 주인공이 묻힌 주곽(·440×220cm)에서 나왔으며 목과 가슴, 몸통(130×100cm), 엉덩이 부분이 나무로 만든 곽(관을 넣기 위해 짜 맞춘 매장 시설) 위에 서쪽에서 동쪽으로 차례로 펼쳐져 있었다. 말 갑옷의 몸통 위에는 피장자의 비늘갑옷이 가슴가리개(흉갑)와 등가리개(배갑), 다리를 보호하는 대퇴갑으로 나눠 깔렸다. 주곽의 가장 서쪽에는 투구가 목가리개, 어깨를 보호하는 견갑, 팔을 보호하는 비갑()으로 추정되는 갑옷과 함께 발견됐다.


갑옷 곁에는 피장자가 썼을 환두대도(고리자루칼·84cm)와 손잡이를 사슴뿔로 만든 작은 칼이 있었으며 주곽 옆 부장품을 넣는 부곽(·210×160cm)에서는 말 투구, 안장 틀, 재갈, 등자(등·말을 타고 두 발로 디디게 되어 있는 물건) 등 마구와 토기들이 나왔다.

지병목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장은 “피장자는 갑옷 위에 안치됐을 것”이라며 “고대 장수의 중무장 상태를 보여주는 완벽한 세트는 동아시아에서 유례가 드물다”고 말했다. 이건무 문화재청장은 “신라가 고구려에서 받아들인 중장기병을 효율적으로 운영해 삼국통일의 기틀을 마련했음을 보여주는 유물”이라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