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원에 봉사하려 가는 날
그제도 어제도 혼자만 계시게 해서 오늘 또 나갈려니, 머뭇거려진다.
집에만 있으니 갑갑하다며, 가까운 곳이라도 가고 싶어하시는 눈치가 보인다.
"어디 가시고 싶은데 있으세요?"
"오늘 또 나가봐야 하잖아"
"안 가도 돼요. 가시고 싶은데 있으면 말해 봐요."
"그럼 가까운 경주라도 다녀올까? 김유신 장군묘에도 들려서 사진 몇장 찍고
오는길에 동곡(운강고택)도 들렸으면...."
"그렇게 해요. 그럼"
이렇게 해서 혈액원 봉사는 빼먹고, 옆지기에게 봉사(?)하기로 했다.^^
몇번씩이나 간 경주 두어번 들린 김유신 장군묘를 찾아 달렸다.
평일이라 그런지...한가롭다.
대형차 두대가 주차해 있고 승용차는 두어대 주차해 있는 옆에 주차해놓고
주차비 1000원을 냈다.
그리곤 입장료를 500원주고 한장 끊었다.
옆지긴 국가가 인정해주는 노인(?) 그리고 문화유산 해설사..라 무료란다.
입구쪽 문을 지나 올라가니 멀리서 사람들이 내려온다.
아마도 밑에 주차해둔 대형버스에서 단채로 관광온 분들같다.
경주 시티 버스를 타고 가족끼리 관람하고 돌아가시는 모습들을 보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김유신 장군 묘]
묘가 보이는 입구에서 가져간 디카로 사진을 찍었다.
풍수지리상 몇 안되는 최상의 명당자리라고 옆지기가 알려준다.
백일홍꽃이 만발한 정원을 배경으로 묘가 한폭의 그림같다.
[묘 뒤에서 안산을 바라보며]
한낮의 무료함과 적막함이 흐르는 속에서 옆지긴 사진 찍어준다며 자꾸만 포즈를 취하란다.
백일홍 꽃이 너무 아름답다면서...살짝 들어가서 나무아래에 서라고 한다.
사방을 둘려보아도 우리 둘 밖에는 아무도 없지만,
옆지기의 재촉하는 소리에 슬쩍 들어갔다.
그리곤 몇장 찍었다. ㅎㅎㅎ
돌아오는 길에 한팀이 또 다시 올라오고....
주차장에 도착해서 가져간 냉커피 한잔씩 나누어 마시고...동곡을 향하여~
100여년 된 고택들이 들어서 있다는 청도군 금천면 신지리 운강고택과
만화정을 향하여 달렸다.
청도를 흐르는 동창천과 청도천은 밀양 유천에서 만나 낙동강으로 흘려든다고 한다.
이 동천강 상류 운문댐 아래 남쪽으로 조금 더 내려와서,
금천면 신지리에 100년이 넘는 조선시대 고택들이 마을을 이루고 있었다.
건축계에서는 하회마을이나 전국 어느 민속마을 못지 않게 좋은 건축자료라고 한다지만,
제대로 관리가 되어 있지 않아 찾는 이들을 안타깝게 한다고 한다.
[만화정]
들어가는 길도 어디가 어딘지...구별이 잘 안되어, 옆지기 혼자서 디카를 메고
사진만 찍어오겠다며 나보곤 차에 그냥 있으라고 한다.
수풀이 우거져 길에선 만화정이 제대로 보이지가 않았다.
[동창천을 옆에끼고 수풀속에 숨은 만화정]
만화정은 숲이 울창한 낮은 언덕에 서남형으로 배치되어 있는 정자이다.
마루를 중심으로 서측에 한칸의 방과 동측에 2칸의 통방을 배치하고 누마루에는
3면에 헌함을 돌려 바닥을 확장하였다.
주변경관이 아름답고 건물 또한 섬세하고 말끔하게 유지 관리되고 있다.
이 곳은 6.25전쟁 때 이승만 대통령이 숙식했던 곳이기도 하다. <안내판 참조>
동창천이 고택옆을 유유히 흐르고 수풀에 우거진 만화정은 잠기어져 있어서
안을 들여다 볼 수 없었지만, 두장의 사진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운강고택] 중요 민속자료 제 106호
소재지 : 경상북도 청도군 금천면 신지리 269
이 건물은 소요당 박하담(1479~1560)이 벼슬을 사양하고 은거하며 서당을 지어
후학을 양성했던 옛터에 조선 순조 9년(1809)에 현재 소유자의
6대손인 박정주(1789~1850)가 분가하면서 살림집으로 건릭한 가옥이다.
이후 동왕24년(1824)에 운강 박시묵, 1905년에 박순병이 크게 다시 지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집은 안채와 사랑채가 별도로 'ㅁ' 자형으로 되어 있는 대 주택이다.
짜임새 있는 구조와 필요에 따라 세분된 각 건물의 평면배치와 합리적인 공간구성 등이
한층 더 조화를 이루고 있는 상류주택이다. <안내판 참조>
[수리중인 운강고택 안채모습]
아직도 수리중인 안채의 모습을 담고, 우리 다시 오늘의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잘 가꾸어 놓아 묘라기보다는 아름다운 정원 같은 김유신장군 묘와
오랜 세월동안 묵묵하게 숱한 사연들을 품고 버티어온 고택과의 만남은
대구에서 하루 만에 다녀올 수 있는 가족여행지로는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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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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