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의 명소(名所)
백령도에는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 곳이 4개소나 있다.
천연기념물로 제391호로 지정된 사곶해변(천연비행장)과,
제392호인 콩돌해안, 제393호인 감람암 포획현무암분포지가 있으며,
명승지로는 명승 제8호로 지정된 두무진의 기암괴석이 있다.
그리고 천연기념물 제331호로 지정된 물범이 서식하고 있다.
먼저 사곶해변은 용기포 선착장을 빠져나와 남쪽으로 발걸음을 향하면 바로 있다.
주로 석영으로 구성된 회백색의 모래사장이 폭 200m(썰물시), 길이 3㎞로 쭉 뻗어 있는 이곳은
해수욕장으로 유명하지만 천연활주로로 더 많이 알려졌다.
단단하게 다져진 이 천연 모래사장은 자동차나 오토바이가 달려도
바퀴가 모래에 빠지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한국전쟁 때에는 유엔군이 이곳을 임시활주로로 사용했으며,
이러한 천연비행장은 이탈리아 나폴리와 더불어 전세계에서 두 곳밖에 없다고 한다.
게다가 하얀 모래 위에 핀 붉은 해당화 꽃의 운치는
빼어난 바다경관을 지닌 사곶해변의 경치를
더욱 아름답게 보여주고 있다.
사곶해변에서 남서쪽으로 더 내려가면 콩돌해안이다.
이름 그대로 콩알만한 자갈들이 남쪽으로 1㎞나 되는 바닷가를 덥고 있다.
강낭콩 같기도 하고, 메주콩 같기도 한 오색빛깔의 자갈밭을 걷노라면
피로한 발바닥이 금세 시원해짐을 느낄 수 있다.
이글거리는 태양에 따끈따끈하게 달궈진 자갈찜질은 생각만하여도 발바닥이 간질거린다.
백령도 관광의 백미는 단연 ‘서해의 해금 강’이라 불리는 두무진이다.
두무진은 섬의 북서쪽으로 가야하는데, 백령도의 ‘명동’이라 할 수 있는
진촌리를 통과해 반대편으로 가는 길이 가장 수월한 하다.
고추와 고구마를 심은 밭 사이로 난 좁은 도로를 가다보면
어느 한적한 농촌 길을 따라 가는듯한 느낌이 든다.
이렇게 한참(20~30분) 시골길을 가다보면 새로운 바닷가
두무진포구가 눈앞에 펼쳐지고,
멀리 북한의 황해도 장산곶이 먼발치 희미하게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좌측으로 두무진 기암괴석의 언저리가 조금 보이는데
얼핏 보아도 뒤편으로 숨겨진 비경을 미루어 짐작 할 수 있을 것 같다.
뱃터에서 유럼선을 타고 포구를 빠져 나가 바로 왼편으로 돌자
하늘로 쭉 뻗은 촛대바위, 형제바위, 코끼리 바위, 선대바위 등
50여m 남짓한 높이의 기암괴석들이 사열하듯 줄지어 있다.
그래서 두무진은 1612년(광해군 5) 이대기(李大期)는 백령도지(白翎島誌)를 통해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극찬했던 곳이다.
두무진의 이름은 ‘뾰족한 바위들이 마치 머리털같이 생겼다’고 해서
두모 진(頭毛津)이라고 불리다가 세월이 지나면서
‘장군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연상된다고 하여 두무진(頭武津)으로 고쳐 불렀다.
지금도 보는 사람에 따라 두모진이 될 수도 있고,
두무진도 될 수 있을 만큼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장산곶 마루에 북소리 나더니 금일도 상봉에 님만나 보겠네
에헤야 에헤야 에헤야 에헤야 에헤-야 님 만나 보겠네
달빛은 밝구요 바람은 찬-데 순풍에 돛달고 돌아를 온-다
에헤야 에헤야 에헤야 에헤야 에헤-야 님 만나 보겠네…“
두무진과 몽금포타령의 무대인 장산곶과 몽금포해안과는 불과 17㎞,
북쪽에서 불어오는 갯바람을 타고 몽금포타령이 들리는 듯하다.
유람선은 두무진 바닷가를 따라 40여분을 돌다 다시 포구로 돌아온다.
가을 햇쌀에 빛나는 손에 잡힐 듯한 괴석들,
역시 두무진은 백령도 초고의 비경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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