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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국제회계기준이 뭐기에… 건설사들, 지급보증 거부 속출

이름없는풀뿌리 2015. 10. 2. 11:13

국제회계기준이 뭐기에… 건설사들, 지급보증 거부 속출

박성호 조선경제i 기자 junpark@chosun.com입력 : 2010.12.09 21:57

내년부터 부채 증가로 이어져 개발사업·아파트 건설 차질

"부동산 경기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데 대규모 지급보증까지 요구해서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최근 LIG건설인천 지역의 대형 테마파크인 마블시티 개발사업 시공권을 인수하기 직전에 계약을 포기했다. 사업시행자가 당초 계약조건에 없던 15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급보증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사업 전망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급보증을 섰다가 자칫 대규모 부채증가로 이어지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 냉각이 이어지는 가운데 건설업체들이 국제회계기준(IFRS)이라는 '복병(伏兵)'까지 만나 대형 개발사업들이 중단 위기를 맞고 있다. 내년부터 IFRS가 도입되면 그동안 건설업체들이 대규모 개발사업에 관행적으로 서왔던 PF 지급보증이 부채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 결과 건설사들이 지급보증을 거부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건설사 "지급보증 못하겠다"

경기
고양시에 추진하는 대형 복합단지인 '삼송브로멕스' 사업은 최근 건설투자자들이 PF대출에 대한 지급보증을 거부해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하다. 이 사업은 PF금액만 35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현재 토지중도금 일부가 연체되고 있다.

이 사업에 참여한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IFRS도입으로 건설사가 자금 조달의 모든 책임을 지라는 식의 보증 요구는 더 이상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경기 판교신도시의 주상복합 단지인 '알파돔' 프로젝트도 일부 건설사들이 지급보증을 거부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 마포구의 '상암DMC랜드마크빌딩' 프로젝트의 경우 시공사인 대림산업이 지급보증을 거부해 다른 건설사로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급보증 거부 왜?

건설사들의 잇따른 지급보증 거부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데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적은 금액이라도 일단 지급보증을 하게 되면 향후 2차·3차로 요구하는 지급보증을 거부하기가 어려워진다"며 "한마디로 블랙홀처럼 되기 쉽다"고 말했다.

더욱이 내년부터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PF대출 잔액의 상당 부분이 부채로 편입돼 건설업체의 재무상황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현재는 PF대출 등 우발채무의 부채 가능성이 70% 이상일 경우에만 건설사의 부채로 잡고 있다. 그러나 국제회계기준에 따르면 50% 이상일 경우 부채로 편입해야 한다. 건설업계에서는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면 건설업체들의 부채비율이 평균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주택 공급 크게 줄어들 듯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상태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이 계속 표류할 것으로 우려한다. 특히 내년에는 아파트 건설 사업 등 중·소규모의 일반적인 PF사업까지 국제회계기준의 불똥이 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건설업체들이 조금씩 민간 아파트 분양에 시동을 걸고 있지만 자금 동원이 어려워지면 건설업체들이 아파트 분양 사업도 기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현재 PF사업의 자금조달 방식대로라면 건설업체들이 개발사업이나 아파트 분양사업을 꺼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