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낙서장(잡)

대규모 정전이 2시간 이상 지속되면 어떻게 될까.

이름없는풀뿌리 2015. 10. 2. 11:21

 

또다시 끔찍한 공포가 한국 덮치면… 충격

 
블랙아웃 현실화하면 대한민국 경제 OFF
2시간후엔 금융, 4시간후엔 이통 마비
은행·증권사 등 지점 전원장치 수명 2시간
이통사 예비 배터리도 4시간까지가 한계점
정유공장 재가동까지 최소 7일… 철강업체는 생산설비 뜯어내야
입력시간 : 2012.06.21 17:36:57
지난해 9월의 대규모 정전(블랙아웃)은 끔찍했다. 공급보다 수요가 넘치면서 정부는 지역별로 30분씩 전기를 끊는 사상 초유의 조치를 취했다. 그러자 전국 곳곳에서 사고가 잇따랐다. 753만가구의 전기가 끊겼고 554곳의 중소업체는 가동을 멈췄다. 은행 417개 지점의 현금인출기(ATM)가 작동되지 않았고 전국 교통신호등 2,800여개도 꺼지면서 혼란을 겪었다. 그뿐이 아니다. 1,900여건의 엘리베이터가 멈추는가 하면 양식장의 전기공급이 갑자기 중단되면서 광어나 산천어 등이 폐사했다. 프로야구 경기도 한 시간이 지나서야 개막됐다. 30분간의 정전에 따른 혼란은 예상보다 훨씬 컸다.

그럼 대규모 정전이 2시간 이상 지속되면 어떻게 될까.
 
먼저 금융은 사실상 마비된다. 물론 본사나 대규모 지점 등은 비상발전기를 가동해 최소한의 금융거래를 유지한다. 문제는 은행이나 증권 등의 지점이다. 금융회사들은 대부분 지점에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를 설치했다. 충전방식인데 수명은 2시간에 불과하다. 2시간 이상 정전이 지속되면 지점은 물론 ATM 거래도 마비된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정전이 지속될 경우 비상발전소를 둔 거점 지점을 중심으로 거래를 유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의 한 관계자는 "정전시간이 길어져 지점의 온라인 거래가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하면 발전 시스템을 갖춘 중앙IT센터를 이용해 시급한 매매거래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IT센터나 본사는 비상발전기가 있어 금융정보 등은 보호할 수 있다.

정전이 4시간을 넘어서면 휴대폰도 사용할 수 없다. 휴대폰 배터리가 남아 있어도 기지국이 불통되면 쓸모가 없다. 이동통신사 기지국에 전력이 차단되면 미리 갖춰둔 예비 배터리로 가동된다. 기지국이 담당하는 지역의 면적이나 해당 지역에서 발생하는 통화량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3~4시간 정도까지만 버틸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땅값이 비싼 수도권은 배터리 등의 장비를 둘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워 예비 배터리를 많이 준비하기 힘들다"며 "다만 만일의 경우 발전기를 실은 차량이 해당 기지국으로 접근하면 일부 해결될 수는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전 범위가 넓어 발전차로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장시간의 대규모 정전은 산업계에는 재앙 수준이다. 석유화학ㆍ전자ㆍ철강 제품 등을 생산하는 기업들에 특히 피해는 크다.

예컨대 정유공장은 업종의 특성상 단 1분이라도 정전이 되면 전력공급이 정상화되더라도 다시 가동을 하는 데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된다. 정전으로 공장 가동이 멈추면 우선 액체 상태로 공장 타워와
배관 안에 남아 있던 원료가 굳는 것을 막기 위해 서둘러 이를 빼내 소각해야 한다.

이 때문에 공장 설비가 피해를 입지 않았더라도 완전 정상 가동까지는 최소 일주일 이상이 걸린다. 실제로 지난해 초 여수산업단지와 12월 울산석유화학공단에서 발생한 정전으로 해당 입주기업들은 수백억원이 넘는 피해를 보기도 했다. 전기를 이용해 고철을 녹이는
전기로 철강업체의 경우 정전 후 5시간이 마지노선이다. 5시간이 지나면 전기로에서 흘러나온 쇳물이 기계 사이에서 굳어버려 전체 생산설비를 뜯어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전자업계도 정전이 되면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에 이르는 피해를 입는다. 전력 공급이 끊길 경우 무정전시스템(UPS)과 비상발전기가 작동하지만 이 발전설비로 컨베이어벨트 등 일반 설비에는 전력을 충분히 공급할 수 없고 미세한 전압과 전류 차이에도 패널ㆍ정밀유리기판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피해액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정전의 피해는 막대하다. 세계 최고의 부국이라는 미국에서는 지난 2003년 8월14일에 사고로 대규모 정전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따른 피해는 미국은 8개 주에 걸쳐 40억~100억달러, 캐나다는 북동부 2개
주가 23억달러에 달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9월의 대규모 정전으로 피해를 입은 가구(753만가구)가 1인당 100만~200만원씩 손해배상 청구를 했는데 14조원 규모에 달한다. 만약 비슷한 규모의 정전이 또 발생하면 12조원에 육박하는 피해가 발행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기도 한다.

블랙아웃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자 한국전력은 전국단위의 대규모 정전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원자력ㆍ수력ㆍ화력발전소가 분산돼 있는데다 생산된 전기는 흘러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한 두 곳의 발전소가 문제를 일으켜도 다른 곳에서 전력을 공급하기 때문에 전국단위 정전은 없다는 것. 전압이 떨어지거나 공급이 줄어들면 지역별로 일정시간의 순환정전을 하는 식으로 대처하면 된다는 얘기다. 다만 전력수요 급증으로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질 경우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전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도 생산 전력량보다는 수요가 많아 30분 단위로 지역별 순환정전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발전소의 문제보다는 변전소의 고장이 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발전소는 전기를 생산하는 곳이지만 변전소는 생산된 전력을 송전선로나 배전선로를 통해 수요자에게 보내는 과정에서 전압이나 전류의 성질을 바꾸기 위해 설치하는 시설이다. 변전소에 문제가 생기면 수리하는 데 시간이 걸려 특정지역의 전기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이 관리하는 변전소가 고장 날 경우 수리시간을 단축할 수 있지만 산업계 공장내부에 설치돼 있는 변전소가 고장 나면 수리시간도 길어져 막대한 피해로 이어지고는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