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아이들과 다시 가 본 제주의 풍광 5 –섭지코지에서-
(9) 섭지코지
섭지코지의 ‘섭지’는 재사(才士)가 많이 배출되는 지세라는 의미와
좁은 땅을 뜻하는 협지(狹地)에서 유래했다는 두 가지 견해가 있다함.
‘코지’는 바다 쪽으로 튀어나온 땅을 가리키는 곶(串) 또는 갑(岬)의 제주어.
섭지코지 남동쪽 해안의 선돌바위에 얽힌 전설에 따르면,
이곳에서 목욕을 하던 선녀를 본 용왕의 막내아들이
용왕에게 선녀와의 혼인을 간청하여 용왕은 백일 후 혼인을 약속하였다.
백일이 되던 날 갑자기 바람이 거세지고
파도가 높아져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오지 못했다.
용왕으로부터 “네 정성이 부족하여 하늘이 혼인을 허락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들은 막내아들은 슬픔에 잠겨 이곳에서 선 채로 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섭지코지는 조면현무암으로 이루어진 낮은 구릉지대.
본래는 성산 일출봉과 같이 육지에서 떨어져 있던 섬이었으나
사주가 발달하여 제주도에 연결된 육계도.
그러나 사주가 길게 뻗어 연륙된 성산 일출봉과 달리
섭지코지는 광치기해안과 신양해수욕장 양쪽으로부터
첨상사취(cuspate spit)가 만들어지면서 連陸.
입구에서 긴 해안을 따라 아이들과 걷다가
하얀 등대가 나타나 등대에 오르다가
다시 선인장 해안을 따라가니
말들을 방목하여 말똥이 어지러운 초원을 지나
무슨 라이터 기념관에 들어가 쉬다가
길을 잘못 들어 모래밭을 헤매이다
어느 리조트 단지에 무단으로 들어가 담장을 넘어
돌고 돌아 힘들게 기진맥진 주차장에 도착.
배달9213/개천5914/단기4349/서기2016/07/18 이름 없는 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섭지코지 초입에서 반갑게 맞이해 주는 문주란>
<토종 무궁화라는 황근(黃槿)이 전시관 앞마당에 피어있고...>
<모래질 평지에 군락을 이룬 참골무꽃>
황근(黃槿)
널리 알려진 서귀포 성산일출봉 옆에는 식산봉이라는 작은 규모의 오름(분화구)이 있다.
높이 66미터, 면적은 약 8만 제곱미터로 제주의 흔한 오름 중 하나이지만
동부 저지대의 천연식생이 잘 보존된 유일한 지역이다.
성산 부두 쪽, 오름의 바닷가 자락에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식물 Ⅱ급인 황근(黃槿) 20여 그루가 자란다.
가장 큰 것은 키 5.3미터, 줄기둘레가 60센티미터 정도 된다. 우리나라 유일의 황근 자생지이며,
제주기념물 47호로 지정된 문화재 구역으로 보호를 받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남 완도군 소안도에 자생지가 있었으나 파괴되어 버렸고 지금은 복원 중이다.
최근에는 고흥의 한 무인도에서 황근이 발견되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황근은 글자 그대로 노란 꽃이 피는 무궁화다.
우리의 국화인 무궁화는 국내에 자생지가 없는 수입나무인데 비해
황근은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토종 무궁화로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
소금물에 버티는 힘이 강하여 자라는 곳은 물 빠짐이 좋은 바닷가 모래땅이나 돌 틈이다.
해당화나 순비기나무처럼 무리를 이루어 자라기를 좋아한다.
자람의 모습은 줄기가 여러 갈래로 올라와 포기를 이루는 경우가 많다.
보통 크게 자라지는 않고 그대로 두면 키 5~6미터 정도에 이른다.
잎은 심장모양으로 둥글고, 뒷면은 흰빛이 강하며 가을에 노란 단풍이 든다.
황근은 연노랑으로 피는 깔끔한 꽃이 한창일 때가 가장 아름답다.
잎겨드랑이에 하나씩 꽃봉오리를 맺어 두었다가
초여름에서부터 한여름까지 아래부터 위로 이어피기를 한다.
작은 주먹 크기의 꽃은 다섯 장의 꽃잎으로 갈라져 거의 뒤로 넘어갈 정도로 활짝 피나,
밑부분이 붙어 있어서 얼핏 통꽃처럼 보인다. 꽃통의 가운데는 주황색의 반점이 있어서
자칫 밋밋해질 수도 있는 노랑 꽃에 강한 악센트를 주어 한층 더 돋보이게 한다.
꽃은 무궁화처럼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이면 저버리는 하루살이라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한낮의 태양이 이글거리는 동안
활짝 열린 꽃잎이 가장 싱싱할 때를 매일 다시 볼 수 있게 해준다.
꽃이 진 자리에는 동그란 마른 열매가 열리는데,
세로로 다섯 개로 갈라지는 씨방 속에 씨앗이 들어 있다.
씨앗은 소금물이 들어갈 수 없게 방수 처리되어 있으며,
바닷물에 떠다니다가 적당한 땅에 닿으면 뿌리를 내리고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만들어 간다.
노랑무궁화, 갯부용, 갯아욱 등으로도 부르며, 껍질에는 인피섬유가 많아 밧줄 등 끈으로 이용한다.
계절적으로 황근의 꽃이 피는 시기가 장마의 시작점과 일치하므로 꽃의 상태로 날씨를 점치기도 했다.
황근은 우리나라의 남해안이 자랄 수 있는 북쪽 한계선이고
일본 및 중국 남부에서도 분포하는 난대식물이다.
추위에 약한 단점이 있으나,
꽃이 귀한 여름에 눈에 잘 띄는 노란색의 커다란 꽃을 피우는 나무는 황근밖에 없다.
토종 무궁화라는 값어치까지 부여한다면
온 나라에 넘쳐나는 외래 꽃보다 더 의미 있고 아름다운 꽃나무로서 많은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까다로움을 피우지 않고 씨앗을 심거나
꺾꽂이로도 잘 번식하는 나무의 소박함도 우리 정서와 맞는 우리 땅의 우리 나무다.
골무꽃의 종류
골무꽃 : 잎이 원형에 가까운 심장형, 꽃이 촘촘히 난다. 잎 양면 및 줄기에 털이 많음. 꽃이 직립
떡잎골무꽃 : 잎이 삼각상 심장형, 골무꽃에 비하여 잎맥이 깊어 잎이 쭈글 쭈글해 보임. 꽃이 직립
광릉골무꽃 : 잎이 타원형 또는 난상타원형이고 잎자루가 아주 짧다. 뒷면에 털이 없음. 꽃이 직립
참골무꽃 : 잎의 폭이 좁은 타원형이며 가장자리의 결각이 거의없다.
꽃이 엽액(잎과 줄기 사이)에 달린다. 자생지는 바닷가.
산골무꽃 : 잎의 삼각상 넓은 난형, 잎 앞뒤와 줄기에 털이 빽뺵하게 있음, 꽃이 사선
왜골무꽃 : 잎은 난형 또는 좁은 난형, 입자루가 거의 없음,
줄기의 능선에만 위를 향한 털이 있음, 참골무꽃의 변종
애기골무꽃 : 잎은 좁은 달걀모양, 삼각형 또는 밑부분이 넓은 피침형. 꽃이 엽액에서 나옴. 꽃이 수평
좀골무꽃 : 잎이 심장형 또는 원형이며 길이와 나비가 1~2.5cm로 양면에 털이 있고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 줄기에 털이 많음, 꽃이 직립
가는골무꽃 : 잎이 선상 피침형, 자생지 북한
구슬골무꽃 : 홍자색 꽃이 잎겨드랑이에 하나씩 달림. 자생지 백두산 지역
다발골무꽃 : 꽃은 중앙부에서부터 1개씩 달리고 꽃받침조각은 자주색, 자생지 이북
연지골무꽃 : 줄기가 진한 분홍색이고 자생지는 제주도 산굼부리. 아랫입술에 분홍반점. 꽃 직립
비바리골무꽃 : 꽃이 흰색이고 아랫입술에 반점이 없다. 자생지 제주도. 꽃 직립
그늘골무꽃 : 잎은 끝이 뾰족한 심장형, 잎 뒷면에만 성근 털,
긴 입자루와 털이 간혹보임, 줄기는 자주빛이 돌고 털이 간혹 보임
호골무꽃 : 잎의 길이가 폭보다 큰 계란형,
잎자루가 잎의 길이보다 길다, 전체적으로 털이없고, 꽃은 사선
수골무꽃 : 잎은 길이가 폭과 비슷한 심장형. 잎의 크기가 현저히 작고 톱니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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