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낙제하고 남으로 돌아가는 김선생을 보내면서 완사종(阮嗣宗)의 감회를 차운하다[送金先生落第南歸次阮嗣宗感懷韻]
이때 공은 개경(開京)에 있었다.
녹명(鹿鳴)을 노래하는 손님이 있어 / 有客歌鹿鳴
가락은 마쳤지만 음을 남겼네 / 曲盡尙遺音
온 세상이 담박을 싫다 하기에 / 擧世厭淡泊
대아의 소리 끝내 묻히고 말아 / 雅聲竟淪沈
아아 나는 미천하고 곤한 몸이라 / 嗟予微且辱
막힌 문을 열어 줄 길이 없구려 / 無以慰滯淫
애오라지 단편의 가행을 지어 / 聊將短歌行
고향으로 가는 임을 전송하노니 / 送子歸故林
갈수록 어진 이름 더욱 높이어 / 去去崇令名
세한(歲寒)의 마음 부디 저버리지 마오 / 莫負歲寒心
의 마음 부디 저버리지 마오 / 莫負歲寒心
[주]완사종(阮嗣宗) : 사종은 진(晋)나라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한 사람인 완적(阮籍)의 자(字)임.
[주1]녹명(鹿鳴) : 《시경(詩經)》 소아(小雅)의 편명인 녹명(鹿鳴)을 말한다.
[주]세한(歲寒) : 어려운 지경에 처해도 변하지 않는다는 뜻. 《논어(論語)》 자한(子罕)의 “날씨가 추운 연후에야 송백이 늦게 조락함을 안다[歲寒然後 知松栢之後彫].”에서 나온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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