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 참모(孟參謀)를 본뜨다[效孟參謀]
골짜기에 누워 있는 천 년의 나무 / 臥壑千年木
마른 가지에 다시 봄이 올 리가 없지 / 枯枝不復春
푸른 이끼 껍질을 칭칭 감으니 / 苔蘚纏其皮
울툭불툭함이 용비늘과 흡사하네 / 嶙峋如龍鱗
대들보 기둥감이 어찌 없겠는가만 / 豈無樑棟用
만우는 부질없이 서성대기만 / 萬牛空逡巡
내 마침 여기 와서 이를 보자니 / 我來適見之
쓰린 눈물 수건을 적시는구려 / 苦淚爲霑巾
버려두었다 해서 거듭 한탄 마오 / 棄置勿重歎
재목이 크면 용납하기 어렵느니라 / 材大難容人
또[又]
나그네 거문고를 안고 앉아서 / 有客抱瑤琴
말없이 선뜻 타지를 않네 / 悄悄莫肯彈
한 가락 아끼는 건 아니지만 / 一彈非所惜
지음이 어려울까 두려워서네 / 眞恐知音難
내 뜻이 산수의 밖에 있으니 / 志在山水外
종자기도 마침내 아득하다오 / 子期終惘然
감회 깊어 소리가 나질 않으니 / 感深不成聲
급히 당기면 줄이 도로 끊어지는 걸 / 急撥還斷絃
[주]맹 참모(孟參謀) : 당나라의 시인 맹교(孟郊)를 가리킴. 자는 동야(東野). 늙어서 정여경(鄭餘慶)의 참모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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