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정도전 三峯集

37)정도전 삼봉집 제1권 /오언고시(五言古詩) /맹 참모(孟參謀)를 본뜨다[效孟參謀]

이름없는풀뿌리 2018. 1. 19. 06:39

맹 참모(孟參謀)를 본뜨다[效孟參謀]

 

골짜기에 누워 있는 천 년의 나무 / 臥壑千年木

마른 가지에 다시 봄이 올 리가 없지 / 枯枝不復春

푸른 이끼 껍질을 칭칭 감으니 / 苔蘚纏其皮

울툭불툭함이 용비늘과 흡사하네 / 嶙峋如龍鱗

대들보 기둥감이 어찌 없겠는가만 / 豈無樑棟用

만우는 부질없이 서성대기만 / 萬牛空逡巡

내 마침 여기 와서 이를 보자니 / 我來適見之

쓰린 눈물 수건을 적시는구려 / 苦淚爲霑巾

버려두었다 해서 거듭 한탄 마오 / 棄置勿重歎

재목이 크면 용납하기 어렵느니라 / 材大難容人

 

 

또[又]

 

나그네 거문고를 안고 앉아서 / 有客抱瑤琴

말없이 선뜻 타지를 않네 / 悄悄莫肯彈

한 가락 아끼는 건 아니지만 / 一彈非所惜

지음이 어려울까 두려워서네 / 眞恐知音難

내 뜻이 산수의 밖에 있으니 / 志在山水外

종자기도 마침내 아득하다오 / 子期終惘然

감회 깊어 소리가 나질 않으니 / 感深不成聲

급히 당기면 줄이 도로 끊어지는 걸 / 急撥還斷絃

 

 

[주]맹 참모(孟參謀) : 당나라의 시인 맹교(孟郊)를 가리킴. 자는 동야(東野). 늙어서 정여경(鄭餘慶)의 참모를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