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흥정에 제하다[題秋興亭]
【안】 정자는 용산강(龍山江)에 있는데 이숭인(李崇仁)의 기(記)에 의하면 김봉익(金奉翊)이 이 정자를 창건하고, 김비감(金秘監)이 추흥(秋興)이라 편액(扁額)했다고 하였다.
김후는 본래부터 아상을 지녀 / 金侯有雅尙
산수 좋은 고을로 돌아왔네 / 歸來山水鄕
높은 데 올라 높은 정자를 짓고 / 登高構危亭
낮과 밤을 여기서 노닌다오 / 日夕此倘徉
기이한 봉우리를 우러러보고 / 仰視峯巒奇
기나긴 강 흐름을 내려다보면 / 俯看江流長
벼와 기장 벌판을 덮고 / 禾黍被原野
솔과 국화 길가에 가득하네 / 松菊滿道傍
서포에 지는 해는 붉고 엷은데 / 落日淡西浦
동산에 흰 달이 둥실 떠오고 / 素月生東岡
청려장 손에 들고 구경나가니 / 藜杖極孤賞
옷깃에 선들기운 스며들어 / 衫袖領新凉
가을바람에 이는 무한한 흥은 / 秋風無限興
넓고 커서 헤아릴 길이 없네 / 浩然不可量
삼봉 그 아래에 내 집이 있어 / 我家三峯下
두 곳은 멀리 서로 바라다보이니 / 兩地遙相望
어느 때 그곳으로 돌아가서 / 何當歸去來
한 번 웃고 술잔 함께 들어 볼거나 / 一笑共深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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