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도의 전횡(田橫)을 조문한다[嗚呼島吊田橫] 봉사잡록(奉使雜錄)
갑자년 가을에 공이 전교부령(典校副令)으로서 성절사(聖節使) 정몽주(鄭夢周)를 따라 명(明)나라에 들어갔다.
새벽 해 붉게 바다 위를 솟아 / 曉日出海赤
외로운 섬을 곧장 비치네 / 直照孤島中
우리 님 한 조각 붉은 마음은 / 夫子一片心
정히 이 해와 같아라 / 正與此日同
【안】 뒷사람의 평에 이 네 글구는 침웅(沈雄)하고 뇌락(磊落)하여 전횡의 정기(精氣)가 위로 하늘을 뚫은 것을 상상해 볼 수 있다 하였다.
몇 천 년이나 서로 떨어졌지만 / 相去曠千載
아아 나의 충정이 느껴지네 / 嗚呼感予衷
머리칼이 치솟아 대나무 같아 / 毛髮竪如竹
으시시 영풍 불어오네 / 凛凛吹英風
[주]전횡(田橫) : 전국 시대 제왕(齊王)의 후예로서 진(秦)나라 말기에 자립하여 왕이 된 뒤에 형세가 불리해지자 부하 500여 명과 함께 오호도(嗚呼島)로 피해 들어갔는데 왕후(王侯)에 봉해 주겠다는 한 고조(漢高祖)의 부름을 받고 낙양(洛陽)으로 가다가 머리를 굽혀 신하가 되는 일은 차마 하지 못하겠다면서 자결하였다. 그러자 그 무리 500여 명도 모두 따라서 자결하였다. 《史記 卷94 田儋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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