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정도전 三峯集

60)정도전 삼봉집 제1권 /칠언고시(七言古詩) /서적포를 설치하는 시 서를 아울러 붙임. [置書籍鋪詩 幷序]

이름없는풀뿌리 2018. 1. 20. 00:28

서적포를 설치하는 시 서를 아울러 붙임. [置書籍鋪詩 幷序 ]

 

대범 선비된 자가 비록 학문의 길로 향할 마음은 있을지라도 진실로 서적을 얻지 못하면 또한 어찌하겠는가? 그런데 우리 동방은 서적이 드물고 또 많지 않아서 배우는 자가 모두 글을 널리 읽지 못하는 것을 한으로 삼으니, 나 역시 이 점을 유감으로 여긴 지 오래였다. 그래서 절실한 소원이 서적포(書籍鋪)를 설치하고 동활자를 만들어서, 무릇 경ㆍ사ㆍ자ㆍ서(經史子書)ㆍ제가(諸家)ㆍ시ㆍ문과 의방(醫方)ㆍ병(兵)ㆍ율(律)의 서적에 이르기까지 모조리 인출해서 학문에 뜻을 둔 자로 하여금 다 글을 널리 읽어 시기를 놓치는 한탄을 면하도록 하고자 하니, 오직 제공(諸公)은 사문(斯文)을 흥기하는 일로 자기 책임을 삼아서 다행히 공감해 주기를 바라는 바이다.

 

 

우선 묻노니 무엇이 사람 지혜 보태 줄까 / 且問何物益人智

미질이 아닐 바엔 문장을 말미암느니 / 若非美質由文章

한스럽긴 동방에 서적이 적어서 / 所恨東方典籍少

열 상자 넘는 책을 읽은 사람이 없네 / 讀書無人滿十箱

늘그막엔 아무리 못 본 글을 얻더라도 / 老來雖得未見書

다 읽고 책 덮으면 돌아서서 잊는 걸 / 讀了掩卷便遺忘

마음속의 염원은 서적포를 설치하여 / 誓心願置書籍鋪

후학에게 널리 읽혀 무궁토록 전하는 것 / 廣惠後學垂無疆

그대 윤리 해치는 오랑캐를 보게나 / 君看夷裔害倫理

그 글이 서가와 동량에 가득찼네 / 其書滿架充棟樑

그는 성하고 우리는 쇠했다 한탄 마오 / 彼盛此衰何足歎

우리들 스스로가 뜻이 강하질 못한 걸 / 自是吾曹志不强

여러분께 청하노니 서적 비용을 도와 / 諸公請助書籍費

사도를 부디 빛나게 하오 / 致令斯道更輝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