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들을 읊다[詠柳]
연기 엉기며 유달리 한들거리고 / 含煙偏裊裊
비를 띠면 더 늘어지네 / 帶雨更依依
강남은 나무도 하고 하건만 / 無限江南樹
봄바람은 여기만 불어오누나 / 東風特地吹
또[又]
마을을 곁에 둘 땐 암담하다가 / 傍村初暗淡
물가에 다다르니 분명하구려 / 臨水轉分明
새벽이 가까워 비 개니 / 向曉雨初霽
꾀꼬리 문득 한 목청 뽑아대누나 / 鶯兒忽一聲
또
적막한 높은 다락 언덕이라면 / 牢落高樓畔
황량한 옛역사 가이구려 / 荒凉古驛邊
저무는 사양을 견디다 못해 / 不堪斜日暮
늦매미 소리를 띠고 있다오 / 更乃帶殘蟬
또
동문 길손을 보내는 곳에 / 東門送客處
때마저 봄바람을 만났네 / 正値春風時
이 한은 어느 때나 끝이 날 건가 / 此恨何時盡
이 해 저 해 이별만 잇달았네. 어떤 본에는 다별리(多別離)가 장신지(長新枝)로 되었다. / 年年多別離
또
돌아가지 못하네 오랜 나그네 / 久客未歸去
석양에 홀로 누에 멈추었네 / 斜陽獨倚樓
한 가락 젓대 소리 어느 곳이냐 / 一聲何處篴
강머리 버들을 불어 꺾누나 / 吹折碧江頭
또
가뿐가뿐 가깝게 가깝게 어울리려나 / 飄飄如欲近
짐짓 따라오는 듯하니 / 故故似相隨
경박하여 도리어 정착 없으니 / 輕薄還無定
믿고서 정을 주긴 어렵겠는걸 / 難憑贈所思
또
춤추는 허리마냥 가늘다 하더니 / 皆言舞腰細
푸른 눈썹이 길다 또 일러 주네 / 復道翠眉長
만약 한번 씽긋 웃어 준다면 / 若敎能一笑
남의 애를 끊는다 이해도 하지 / 應解斷人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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