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정도전 三峯集

64)정도전 삼봉집 제1권 /육언절구(六言絶句) / 신도 팔경의 시를 올리다[進新都八景詩]

이름없는풀뿌리 2018. 1. 21. 07:11

신도 팔경의 시를 올리다[進新都八景詩]

 

기전산하(畿甸山河)

기름지고 걸도다 천 리의 기전 / 沃饒畿甸千里

안팎의 산과 물은 백이(百二)로구려 / 表裏山河百二

덕교에다 형세마저 아울렀으니 / 德敎得兼形勢

역년은 천 세기를 기약하도다 / 歷年可卜千紀

 

 

 

도성궁원(都城宮苑)

성은 높아 천 길의 철옹이고 / 城高鐵甕千尋

구름 둘렀어라 봉래 오색(蓬萊五色)이 / 雲繞蓬萊五色

연년이 상원에는 앵화 가득하고 / 年年上苑鶯花

세세로 도성 사람 놀며 즐기네 / 歲歲都人遊樂

 

 

열서성공(列署星拱)

열서는 우뚝하게 서로 마주서서 / 列署岧嶤相向

마치 별이 북두칠성을 끼고 있는 듯 / 有如星拱北辰

새벽달에 한길 거리 물과 같으니 / 月曉官街如水

명가(鳴珂)는 먼지 하나 일지 않누나 / 鳴珂不動纖塵

 

 

제방기포(諸坊碁布)

제택은 구름 위로 우뚝이 솟고 / 第宅凌雲屹立

여염은 땅에 가득 서로 연달았네 / 閭閻撲地相連

아침과 저녁에 연화 잇달아 / 朝朝暮暮煙火

한 시대는 번화롭고 태평하다오 / 一代繁華晏然

 

 

동문교장(東門敎場)

북소리 두둥둥 땅을 흔들고 / 鐘鼓轟轟動地

깃발은 나풀나풀 공중에 이었네 / 旌旗旆旆連空

만 마리 말 한결같이 굽을 맞추니 / 萬馬周旋如一

몰아서 전장에 나갈 만하다 / 驅之可以卽戎

 

 

서강조박(西江漕泊)

사방 물건 서강으로 폭주해 오니 / 四方輻湊西江

거센 파도를 끌어가네 / 拖以龍驤萬斛

여보게 썩어 가는 창고의 곡식 보소 / 淸看紅腐千倉

정치란 의식의 풍족에 있네 / 爲政在於足食

 

 

남도행인(南渡行人)

남도라 넘실넘실 물이 흐르나 / 南渡之水淊淊

사방의 나그네들 줄지어 오네 / 行人四至鑣鑣

늙은이 쉬고 젊은 자 짐지고 / 老者休少者負

앞뒤로 호응하며 노래 부르네 / 謳歌前後相酬

 

 

북교목마(北郊牧馬)

숫돌같이 평평한 북녘들 바라보니 / 瞻彼北郊如砥

봄이 와서 풀 성하고 물맛도 다네 / 春來草茂泉甘

만 마리 말 구름처럼 뭉쳐 있으니 / 萬馬雲屯鵲厲

목인은 서쪽 남쪽 가리질 않네 / 牧人隨意西南

 

 

 

[주1]백이(百二) : 산하(山河)의 험고(險固)함을 말한 것이다. 《사기(史記)》에 “진(秦)나라는 땅이 험고하여 2만 명만 있으면 족히 제후(諸侯)의 백만 군사를 당할 수 있다.” 하였다.

[주2]봉래 오색(蓬萊五色) : 봉래궁(蓬萊宮)은 당(唐)나라 대명궁(大明宮)인데, 여기서는 우리 궁궐에 비유하여 쓴 것. “천자(天子)의 정궁(正宮)이어서 그 뒤에는 항상 오색의 서운(瑞雲)이 떠 있다.” 하였다.

[주3]명가(鳴珂) : 말굴레의 장식품이라고도 하고 또는 악기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