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 5수 (自詠 五首 )
갑자년(1384)에 공이 함주막(咸州幕)으로부터 금포(金浦)로 돌아왔음.
내 임금 올리자고 경서를 궁구하여 / 窮經直欲致吾君
어린 시절 익히어라 머리가 하얗도록 / 童習寧知歎白紛
성대의 미친 이 말 마침내 쓰임 없어 / 盛代狂言竟無用
남방으로 쫓겨나 친구들과 헤어졌네 / 南荒一斥離羣群
또[又]
왕을 선도할 꾀 없으니 백성에게 은택 베풀기 어려워 / 致君無術澤民難
분음(汾陰)을 찾아가 책이나 읽잤더니 / 擬向汾陰講典墳
십 년이라 풍진에 전쟁이 하 많아 / 十載風塵多戰伐
유생들은 뒤떨어져 구름 어떤 본에는 연(煙)으로 되어 있음. 같이 흩어졌네 / 靑衿零落散如雲
【안】 후인의 평에, “세도(世道)를 만회할 뜻이 있다.” 하였음.
또[又]
유술이란 알고 보면 자기 일에 졸한 거라 / 自知儒術拙身謀
병법에 뜻을 두어 손ㆍ오를 배웠었네 / 兵畧方師孫與吳
세월은 흘러가고 공은 끝내 못 세우니 / 歲月如流功未立
먼지 낀 책상에 병법 책을 폐했다오 / 素塵牀上廢陰符
또[又]
글공부 칼쓰기 하나도 못 이루고 / 書劒區區兩未成
농사터로 돌아가 몸소 밭을 갈았지요 / 問歸田舍事躬耕
한재 수해 연래에 너무도 혹심하니 / 不堪旱溢年來甚
문앞에 찾아드는 땅세 독촉 어찌하리 / 爭奈門前責地征
또[又]
고금을 통론해도 백 살 넘긴 사람 없네 / 今古都無百歲身
득실을 가지고서 정신을 허비 마소 / 休將得失費精神
다만 썩지 않는 사문이 있다면 / 只消不朽斯文在
후일에 당연히 정씨 사람 나올 걸세 / 後日當生姓鄭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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