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판서를 곡함[哭崔判書]
중년에는 벼슬길 트이더니만 / 中年方宦達
하루 저녁 갑자기 세상 버렸네 / 一夕忽長辭
부질없이 거경(巨卿)이 벗을 곡해라 / 謾哭巨卿友
일찍이 백도(伯道)가 아들 없었오 / 曾無伯道兒
명정은 바람에 절로 끌리고 / 銘旌風自引
혜장엔 달만이 드리웠구려 / 蕙帳月空垂
도문으로 새벽에 보내고 나니 / 送罷都門曉
당당한 그 모습 어디로 갈고 / 堂堂何所之
[주]거경(巨卿) : 우정을 말함. 범식(范式)은 동한(東漢)금향(金鄕) 사람으로 자는 거경(巨卿)인데, 장소(張邵)와 막역한 친구였다. 그래서 세인(世人)이 교분을 말할 때는 반드시 범ㆍ장(范張)을 칭한다. 여기서는 최판서의 우정을 들어 비유한 것이다.
[주]백도(伯道) : 아들 없음을 말함. 등유(鄧攸)는 진(晋)나라 양릉(襄陵) 사람인데, 자는 백도(伯道)이다. 그는 석늑(石勒)이 군사를 일으키자 가족을 이끌고 피란갈 적에 그 아우가 자식이 없이 일찍 죽은 것을 슬퍼하여 그 조카를 보전하고 자기 아들을 버리고 갔다. 그 후 백도는 끝내 자식을 못 두고 죽으니, 당시 사람들이 슬퍼하여 “하늘도 무심하여 등백도로 하여금 아들을 못 두게 하였다.’ 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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