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 사영 후설의 발문[蘭坡四詠後說跋]
도전(道傳)이 일찍이 난파(蘭坡)를 위하여 송죽(松竹)을 읊었는데, ‘바야흐로 서리와 눈[雪]이 하늘을 가리고 한여름 불구름이 공중에서 이글거릴 때에, 울창한 저 송죽이 정연(挻然 빼어난 모양)히 홀로 빼어났다.’라고 쓰고 스스로 생각하기를 구어(句語)가 구본에는 어구(語句)라고 되었음. 꽤 교묘하다 하였다.
그 후 들으니 정(挺)자는 곧 난파의 집에서 기휘하는
【안】 난파의 아버지 문간공(文簡公)의 이름이 정(挺)이다.
글자라고 하여 이를 고치려고 하였으나 적합한 글자가 없어서 독곡(獨谷 성석린(成石磷))에게 물었다. 그러자 독곡은 나지막히 옛사람의 대나무 시를 읊었다.
흘연히 풍상 밖에서 / 屹然風霜表
비치는 그 빛은 건곤도 차다 / 色照乾坤寒
나는 그 말에서 그의 의사를 알고 정(挺)자를 흘(屹)자로 고쳤는데 고아하고 웅건 어떤 본에는 건(健)이 첩(捷)자로 되었음. 함이 읽을 만하였다. 그리하여 독곡에게서 얻은 것임을 밝혀, 세상에서 홀로 배우고서 스스로 옳다고 이르는 자로 하여금 그 고루함을 씻고 그 미혹됨을 버릴 줄 알게 하며, 인하여 나 자신도 스스로 면려하려는 것이다.
蘭坡四詠後說跋
道傳嘗爲蘭坡詠松竹曰。方其霜雪霾天。火雲爍空。鬱彼松竹。挺然獨秀。自以爲句語 句語。舊本作語句。 頗工。後聞挺字乃蘭坡家諱。按蘭坡大人文簡公名挺 思欲改之而難其字。問諸獨谷。獨谷微吟古人竹詩曰。屹然風霜表。色照乾坤寒。予卽於言下領其意。以屹易挺。雅健 一本作捷 可誦。於是表其得於獨谷者。俾世之獨學而自以爲是者有以洗其陋而袪其惑。因以自勉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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