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삼봉 금릉기행 시문 발 을축 (鄭三峯金陵紀行詩文跋 乙丑 )
삼봉 정종지가 금릉(金陵 중국 남경(南京))에 조회 갔을 때 쓴 기행 시문 1질(帙)에 석명사(錫命使) 장보(張溥)와 주탁(周倬) 두 사람의 시가 첫 장과 끝장에 붙어 있었다. 그것을 가지고 와서 이 늙은이에게 보여 주므로 소리를 내서 읽어 보니 성천자(聖天子)의 인문(仁文)하고 의무(義武)한 것과, 소방(小邦)에서 정성껏 조공(朝貢)하고 예절대로 조회하는 것을 그대로 그려 내서 마치 손바닥을 보는 것같이 환하고, 그 수창(酬唱)과 제영(題詠)이 모두 고고(高古)하고 간결(簡潔)하여, 들어앉아서 감상이나 하는 이 늙은이의 좁은 안목을 위로해 주고도 남음이 있다. 삼봉은 이윤(伊尹)의 뜻을 품어 뜻이 천하를 다스리는 데 있으니, 문장은 곧 그의 작은 재주여서 이것으로는 삼봉을 논할 수 없다.
아침 해가 바다에 붉게 솟아 / 曉日出海赤
곧바로 외로운 섬에 비췄네 / 直照孤島中
당신의 일편단심은 / 夫子一片心
바로 이해와 같구료 / 正與此日同
이 시는 비록전횡(田橫)을 논한 것이나, 결국 자신의 말을 자신이 한 것이다. 늙은 이 사람은 이렇게 보았으니, 종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색(李穡)은 발함.
題鄭三峯金陵紀行詩文跋 乙丑 [李穡]
三峯鄭宗之朝金陵紀行詩文一帙。錫命使張,周二詩爲首尾。携以示老夫。讀之琅然。鋪張聖天子仁文義武。小邦志享禮朝如視掌。其酬唱題詠。又皆高古簡潔。足以慰老夫閉門臥遊之孤陋。三峯志尹志。志在天下。文章直其小才耳。非所以論三峯也。曉日出海赤。直照孤島中。夫子一片心。正與此日同。此雖論橫。乃所以自道也。老夫之見如此。宗之以爲如何。李穡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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