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정도전 三峯集

396)정도전 삼봉집 제12권/경제문감 별집 하/의논(議論/천하의 곤란을 구제하되 성현의 신하가 보좌하지 않고서는 되지 않았다

이름없는풀뿌리 2018. 1. 26. 08:20

천하의 곤란을 구제하되 성현의 신하가 보좌하지 않고서는 되지 않았다[濟天下之蹇未有不由聖賢之臣爲之佐]

 

건괘(蹇卦)의 구오(九五) 효사에, ‘큰 곤란 때 벗이 옴이로다.’ 하였다.

강양(剛陽)하고 중정(中正)한 인군이지만 바야흐로 큰 곤란 속에 있게 되어, 강양하고 중정한 신하의 도움을 얻지 않으면 천하의 곤란을 구제할 수 없는 것이다.

예부터 성왕(聖王)들이 천하의 곤란을 구제할 적에, 성현의 신하가 협조하여 줌으로써 되지 않은 분이 있지 않았으니, 탕왕(湯王)이나 무왕(武王)이 이윤(伊尹)과 여상(呂尙)을 얻은 것이 이것이다.

중간쯤 범상한 임금으로 강명(剛明)한 신하를 얻어 큰 곤란을 구제한 분도 있으니, 유선(劉禪)이 제갈공명(諸葛孔明)을, 당숙종(唐肅宗)이 곽자의(郭子儀)를, 덕종(德宗)이 이성(李晟)을 얻은 것이 이것이다.

비록 현명한 인군이라도 만약 그런 신하가 없으면 곤란에서 구제될 수 없는 것이다.

대체로 신하가 인군보다도 어질면 인군을 보필하되 그 인군이 능하지 못한 바로써 하는 것이나, 신하가 임금에게 미치지 못하면 협조할 뿐이다. 그러므로 큰 공을 세우지 못하는 것이다.

 

 

 

濟天下之蹇。未有不由聖賢之臣爲之佐。

 

蹇九五。大蹇朋來。以剛陽中正之君。而方在大蹇之中。非得剛陽中正之臣相輔之。不能濟天下之蹇也。自古聖王濟天下之蹇。未有不由聖賢之臣爲之助者。湯武得伊呂是也。中常之君。得剛明之臣。而能濟大難者則有矣。劉禪之孔明。唐肅宗之郭子儀。德宗之李晟是也。雖賢明之君。苟無其臣則不能濟於難也。蓋臣賢於君則輔君以君所不能。臣不及君則贊助而已。故不能成大功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