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정도전 三峯集

400)정도전 삼봉집 제12권/경제문감 별집 하/의논(議論/천하 사람을 모으는 도리는 마땅히 그 자리를 바르게 하고

이름없는풀뿌리 2018. 1. 26. 08:23

천하 사람을 모으는 도리는 마땅히 그 자리를 바르게 하고 그 덕을 닦아야 한다[萃天下之道 當正其位修其德]

 

췌괘(萃卦)의 구오(九五) 효사에, ‘대중을 모아 임금의 자리를 가진다. 허물이 미쁘지 않으니, 크고 길고 곧으면 후회가 없으리라.’ 하였다.

천하의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천하의 대중을 모아 군림하되, 마땅히 그 자리를 바르게 하고 그 덕을 닦아, 양강(陽剛)으로 존귀한 자리에 있어야 그 자리를 보존하게 되고, 중정(中正)한 도리에 맞게 해야 잘못이나 허물이 없게 된다.

이렇게 하여도 믿지 않아 돌아오지 않는 자가 있으면, 마땅히 스스로 반성하여 그 크고 길고 곧은 덕을 닦으면, 복종하지 않는 사람이 없게 되어 뉘우침이 없게 되는 것이다.

크고 길고 곧은 것이란 임금된 이의 덕으로써 사람들이 돌아오게 되는 바이다. 그러므로 천하를 친비(親比)하는 도리와 천하의 사람을 모으는 도리가 모두 이 세 가지 것에 있는 것이다.

왕자(王者)가 이미 그 자리를 가지고 있고 또한 그만한 덕이 있어, 중정(中正)하고 잘못이나 허물이 없는데도, 천하에 오히려 신임하여 복종하고 돌아와 따르지 않는 자가 있다면, 대개 그의 도가 빛나지 못하고 크지 못하며, 크고 길고 곧은 도리가 지극하지 못한 것이니, 덕을 닦아 오게 하기를 묘(苗)나라 백성들이 명령을 거역한 때와 같이 하여야 한다.

제(帝 요(堯)를 가리킴)가 크게 문덕(文德)을 폈으며, 순(舜)의 덕이 지극하지 않은 것이 아니로되, 대개 원근(遠近)과 혼명(昏明)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들의 돌아옴에 선후가 있는 것이나, 이미 돌아오지 않는 자가 있다면 마땅히 덕을 닦아야 한다.

이른바 덕이란 것은, 크고 길고 곧은 도리인데, 원(元)은 으뜸이며 어른으로서, 인군된 이의 덕이 만물에 뛰어나야 한다.

군장(君長)과 모든 민생은 존대(尊大)해야 하는 의리도 있고 통솔해야 하는 의리도 있으니, 또한 항구하게 길고 곧으면 신명(神明)과 상통되고 사해(四海)에 빛이 나, 복종하지 않는 사람이 없게 되는 것이니, 이야말로 잘못이 없고 신임하게 되어 그 후회가 없게 되는 것이다.

 

이 이하는 권질(卷帙)이 잔결(殘缺)되어 온전한 글을 볼 수 없으니 매우 한스럽다.

 

 

萃天下之道。當正其位修其德。

萃九五。萃有位。無咎。匪孚。元永貞。悔亡。居天下之尊。萃天下之衆而君臨之。當正其位。修其德。以陽剛居尊位。爲有其位矣。得中正之道。無過咎也。如是而有不信而未歸者。則當自反以修其元永貞之德。則無思不服而悔亡矣。元永貞者。君之德。人所歸也。故比天下之道與萃天下之道。皆在此三者。王者旣有其位。又有其德。中正無過咎。而天下尙有未信服歸附者。蓋其道未光大也。元永貞之道未至也。在修德以來之。始苗民逆命。帝乃誕敷文德。舜德非不至也。蓋有遠近昏明之異。故其歸有先後。旣有未歸則當修德也。所謂德元永貞之道。元。首也長也。爲君德首出庶物。君長群生。有尊大之義焉。有主統之義焉。而又恒永貞固。則通於神明。光於四海。無思不服矣。乃無咎匪孚。而其悔亡也。

 

自此以下。卷帙殘缺。未見全書。深可恨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