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정도전 三峯集

434)정도전 삼봉집 제13권 조선경국전 상(朝鮮經國典 上) /예전(禮典) /조회(朝會)

이름없는풀뿌리 2018. 1. 27. 08:17

조회(朝會)

 

우리 나라에서는 동지(冬至)ㆍ정조(正朝)ㆍ성절(聖節 황제의 탄일) 때에는 인군이 여러 신하들을 거느리고 황제의 궁궐을 향해서 하례를 행한다. 천자의 조칙이나 하사품을 받을 때에 행하는 의식은 모두 조정에서 반포한 의주(儀注)에 따른다.

예식이 끝나면 정전에 앉아서 여러 신하들의 조알(朝謁)을 받는다. 탄절(誕節)에는 경수례(慶壽禮 수를 경축하는 예식)를 행하는데, 동지ㆍ정조 때의 의식과 함께 삼대조회(三大朝會)라고 일컫는다. 입춘(立春)과 인일(人日 음력 정월 초이레)에는 당직을 맡은 재신(宰臣)이 백관을 정렬시켜 놓고 조회를 행하니, 이를 소조회(小朝會)라고 부른다. 국내에 교서(敎書)나 유지(宥旨)를 내릴 적에는 교서를 개독하는 의식이 있고, 봉작(封爵)과 추숭(追崇)의 일을 행할 때에는 책문을 발하고 사자(使者)를 보내는 의식이 있다.

무릇 인군이 행행(行幸)하는 것을 배봉(陪奉)이라 하고, 5일마다 한 번씩 정사를 청단하는 것을 아일(衙日)이라 하며, 재상을 임명하는 것을 선마(宣麻)라고 한다. 제사를 대행하는 것을 축판 친전(祝版親傳)이라고 한다. 이러한 일에는 각각 의식이 있다.

우리 주상이 정전에 단정히 앉아 있으면, 그 모습은 바라보기에 황황스럽다. 그리고 의장대가 삼엄하게 벌여 있는 것이며 의관의 정숙한 것이며 분부하고 명령하는 모습의 의젓한 것이며 진언(進言)ㆍ진계(陳誡)하는 절실한 태도이며, 또는 승강(升降)ㆍ주선(周旋)하고 부복(俯伏)ㆍ배흥(拜興)하는 모습이 엄숙하면서 태연하고, 온화하면서 장중한 것들이 울연하고 찬연하여 칭송하고 숭상할 만하니, 일대의 전법으로 만들어서 무궁한 후세에 밝게 보여 주는 것이 마땅하겠다.

사신(使臣)에 대한 모든 절차와 주군의 수령들이 왕명을 맞이하는 예절 및 관리들 상호간의 상견례(相見禮)에 관하여는, 각각 종류에 따라서 부기한다.

 

朝會

國家朝會。冬至正朝聖節。則率群臣向闕行禮及接詔受賜之儀。一依朝廷頒降儀注爲之。禮訖。坐正殿受群臣朝。誕節則行慶壽之禮。如冬至正朝之儀。謂之三大朝會。立春人日。則當直宰臣押班。謂之小朝會。及敎宥境內。則有敎書開讀之儀。行封爵追崇之事。則有發冊遣使之儀。凡所行幸則謂之陪奉。五日一聽政則謂之衙日。命相則謂之宣麻。攝行祭祀則謂之祝版親傳。各有其儀焉。恭惟主上端拱正殿。望之皇皇。仗儀森列。衣冠肅穆。告敎詞命之懿。進言陳誡之切。升降周旋。俯伏拜興。嚴而泰。和而莊。蔚然粲然。可尙可嘉。宜其勒成一代之典。昭示罔極焉。其使臣諸節。州郡守令迎命之禮及自相見禮。各以類附焉。